봄이 주는 선물

순창 경천 벚꽃길

봄기운이 완연한 4월, 순창으로 짧은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순창의 경천 벚꽃길은 매년 봄이면 꼭 한 번쯤 찾고 싶은 장소 중 하나인데요. 올해는 ‘제22회 옥천골 벚꽃축제’가 산불 여파로 축소되었지만, 벚꽃은 어김없이 피어나 경천 산책로를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경천 벚꽃길은 옥천교에서 경천교까지 약 2km에 걸쳐 이어집니다. 지금 이곳을 찾으면 벚꽃이 머리 위로 터널을 이루고, 바람이 불면 꽃잎이 눈처럼 흩날리는 장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닥에 수놓은 꽃잎이 발끝을 간질이며, 그 위를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듭니다. 제가 방문 한 날은 봄비가 간간이 내려, 떨어진 꽃잎이 바닥을 덮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4월의 경천 일대는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을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곳입니다. 벚꽃길을 따라 이어지는 천변 산책로는 조용히 걸으며 봄의 기운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흩날리는 꽃잎을 따라 여유로운 산책을 즐겨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사진도 많이 찍었지만, 오히려 카메라를 내려놓고 천천히 걸었던 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갑작스러운 비 소식에 벚꽃이 빨리 져 아쉬움이 남았지만, 조용한 벚꽃길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도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순창 경천 벚꽃길, 지금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벚꽃은 이달 중순이 지나면 대부분 떨어질 것으로 보이니, 아직 꽃구경을 못 하신 분들이라면 서둘러 방문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고개를 들면 수천 송이의 벚꽃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꽃잎이 바닥에 흩어져 마치 분홍빛 융단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경천 벚꽃길, 정말 예쁘지 않나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경천 벚꽃길에서의 산책은 일상에서 벗어나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었던 고요하고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화려한 조명도, 붐비는 인파도 없었기에 오히려 봄의 감성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바닥 가득 떨어진 벚꽃잎이 발등을 간질이고, 천천히 걷는 사이 마음속 분주함도 하나둘 정리되어 갑니다. 걷다 보면 생각이 많아질 때가 있는데, 이 길 위에서는 오히려 생각이 멈추고 마음이 조용해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걷는 내내 예쁜 풍경을 눈에 담고 경천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되었는데요, 지금은 벚꽃들 사이로 연분홍 철쭉이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벚꽃이 지고 나면, 철쭉이 그 자리를 대신해 아름답게 빛내겠죠.

경천 벚꽃길은 잠시 벤치에 앉아 쉬어 가거나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맑아지는 듯합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향교 방향으로 걷다 보면 벚꽃 사이로 피어난 노란 개나리꽃이 눈부십니다. 경천 벚꽃길은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연인과 함께해도 좋고, 가족과 와도 좋지만, 혼자서 사색하며 걷기에도 정말 좋은 길이에요.

지금은 벚꽃이 절정이지만, 며칠 내로 봄비가 한두 차례 더 내리면 꽃잎은 모두 지고 푸른 잎으로 바뀔 겁니다. 그래서인지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복잡한 도심을 잠시 벗어나 조용한 경천 일대를 천천히 거닐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이 맑아지고 마음도 한결 가벼워집니다. 일상 속에서 쉼이 필요할 때, 꼭 한 번 걸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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