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민기자단|진재필 기자

예술의 향기가 그리워지는 가을, 고대 잉카문명의 세계로 떠나자!

예술창고 숲 기획전 ‘잉카 도자기 전’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지난 21일, 고대 잉카문명의 예술적 유산을 한눈에 만나볼 수 있는 ‘잉카 도자기 전’이 여주시 오학동에 있는 ‘예술창고 숲’에서 열렸다.

전시회 개관식에는 유해창 작가가 참여해 소장품전을 열게 된 배경에 관해 이야기하였다.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연구소 우석균 교수의 ‘잉카문명과 마추픽추, 쿠스코 기행’을 주제로 특별초청 강연회도 진행되었다. 잉카문명이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와의 만남을 찾은 80여 명의 시민과 예술인들이 예술창고를 가득 채웠다.

예술창고 숲의 시민과 함께하는 예술 활동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작가들의 창작활동 공간 ‘창작스튜디오’, 시민들과 함께하는 ‘시민 미술학교’, 작가와 시민의 만남 공간인 ‘시민갤러리’를 지향하는 예술창고 숲은 주황의 강렬한 색감으로 관객들을 맞았다. 창작공간에는 대형 화폭을 통해 구현하는 작가들의 작품세계가 무대로 세워져 있었다. 작가의 고뇌와 치열함이 스민 화구들은 예술공간을 더욱 진지하고 아름답게 채워냈다. 예술창고 숲은 지난 6월 21일 개관하였다. 벽면을 장식한 삼 개월간의 활동 포스터에서 꿈을 현실로 바꾸고 있는 작가들의 열정을 볼 수 있었다. 감동이었다.

예술창고 숲 기획전 ‘잉카 도자기 전’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시민갤러리로 운영되는 전시장에는 잉카 특유의 상징과 문양이 새겨진 도자기가 전시되어 있었다. 일상에서 접하는 우리의 도자기와는 다른 질감과 색감의 잉카 도자기들이었다. 이국적인 문양과 조형을 보고 있자니 어느덧 고대 잉카문명의 중심으로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순화한 형태와 실용성을 중심에 둔 한국 도자기와는 차이가 있었다. 생활용품을 넘어 신화와 종교 그리고 자연과의 조화를 시도한 잉카의 도자 세계를 경험하는 신비로운 시간이었다.

예술창고 숲 기획전 ‘잉카 도자기 전’의 우석균 교수 초청특강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이날 개관식에는 라틴아메리카와 잉카문명 연구의 권위자 우석균 교수의 초청 강연회도 진행되었다. 소장품전을 준비한 유해창 작가와의 인연으로 초청 강연회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했다. 강연회는 잉카제국의 형성 과정과 높은 예술적 성과, 스페인의 잉카 정복 과정 등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통해 잉카문명에 접근하고 있었다. 제국의 흥망성쇠와 정복자에 의한 식민 지배의 아픈 역사를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잃어버린 도시 ‘마추픽추’의 고고학적 의미에 더해 정복자들에 의한 근대 최초의 제노사이드 현장과 가혹한 식민 지배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것도 의미가 컸다.

* 제노사이드는 민족, 종족, 인종, 종교 집단의 전체 혹은 일부를 파괴할 의도로 진행된 모든 행위를 말하며 여기서는 스페인 정복자에 의해 파괴된 잉카문명과 잉카인의 학살을 의미한다.

예술창고 숲 기획전 ‘잉카 도자기 전’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이날 ‘잉카 도자기 전’과 초청 강연회는 문화와 역사를 통해 잉카인들의 삶과 철학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예술세계는 굳이 정형화된 언어가 아니어도 이해가 가능한 영역이다. 비록 콘도르가 날아다니는 안데스산맥은 아니지만 고대 잉카인의 눈이 바라보는 곳을 함께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 깨어진 도자기에서 지난했던 그들의 삶과 역사적 아픔을 느꼈고, 정복자들에 의해 죽어간 잉카인들의 삶은 역사적 동질감으로 다가왔다.

예술창고 숲의 창작스튜디오 풍경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예술창고 숲은 ‘잉카 도자기 전’을 통해 지구 정반대에서 살아갔던 사람들의 예술적 감각과 문명의 정수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지역과 시대를 뛰어넘어 다양한 예술세계와의 교감을 친절히 안내하고 있었다. 예술의 생산 거점이자 시민과의 예술적 교감을 이끌어 가고 있는 예술창고 숲의 활약에 진심을 담아 응원을 보낸다. 지역과 예술의 결합을 시도하는 이들의 성공적 정착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지역문화 성장이기 때문이다.

예술창고 숲 기획전 ‘잉카 도자기 전’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길었던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이 왔다. 예술의 향기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이 계절과 잘 어울리는 전시회가 10월 4일까지 열린다. 잉카인의 삶과 예술, 종교와 문화가 스며있는 ‘잉카 도자기 전’이다. 여주라는 지역을 기반으로는 만나기 힘들었던 전시회다. 남미와 잉카문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새로운 문화의 향기에 취하고 싶은 여주 시민이라면 꼭 들러서 고대 잉카문명의 정수를 느껴보길 권한다.

예술창고 숲 기획전 ‘잉카 도자기 전’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벌써 40년이 흘렀다.

30대 초반이었던 젊은 시절, 페루에서 3년을 머물렀다.

그때 페루의 전통의상과 나스카 일대 땅 위에 그려져 있는 거대한 지상 그림인 ‘나스카 라인’에서도 볼 수 있는

기하학적인 무늬에 흠뻑 반했다.

그리고 기하학적인 무늬와 문양, 사람과 동물 등 다양한 소재를 가진 잉카 도자기에 매료되어 시간이 나면 전통시장이나

골동품가게를 헤매면서 한 점 두 점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모아둔 도자기가 약 50점에 이르고 지금도 애장품으로 고이 간직하고 있다. 가끔 이 도자기들을 볼 때면 나는

어느 날 마추픽추에서 쿠스코로 돌아오던 길이 생각난다....

(유해창 작가의 회상 중)

예술창고 숲 기획전 ‘잉카 도자기 전’ Ⓒ 예술창고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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