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아하는 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저는 어김없이 ‘장미’라고 대답합니다. 기분이 울적할 때, 장미 한 송이를 사와 집안을 장식하면 우울한 마음은 금세 날아가곤 했습니다. 아마 저처럼 장미를 가장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한 조사 기관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꽃 중 부동의 1위가 바로 이 ‘장미’라고 합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장미는 남녀노소에게 가장 사랑받는 꽃입니다.

장미는 고양시의 시화이자 특산품이며 주력 화훼산업 중 하나입니다. 고양시의 장미 재배 면적은 국내 최대 규모라고 알려져 있죠. 까치, 백송과 함께 고양 시청 누리집에서 소개하는 시 상징물 중 하나인 장미는 관내에서 많이 가꾸어지는 것으로 고양시를 상징하고, 꽃의 다양함은 무궁한 지혜를 가진 시민상을 표현합니다. 또한 사계절이 아름다운 전원도시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장미의 개화 시기는 5월~6월입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에 걸맞게 꽃의 여왕 장미는 5월에 가장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반면 몇몇 품종을 제외하고 겨울에는 월동 준비에 들어가는데요. 문득 11월에 장미를 보고 싶어졌습니다. 과연 11월에도 장미를 볼 수 있을까요? 어디에 가면 장미를 만날 수가 있을까요?

2023년 10월 덕양구에 경기 북부 화훼 융복합 산업의 거점 클러스터 역할에 대한 기대를 품은 수도권화훼종합유통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4만㎡가 넘는 넓은 대지에 공판장, 공동구판장, 집하장, 저온저장고 등을 갖춘 수도권화훼종합유통센터를 가장 먼저 찾아가 보았습니다. 입구에는 자유롭게 꽃구경하러 오라는 현수막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센터 내부는 도매사업자를 소지한 중도매인 대상 직판장과 개인이 구매 가능한 일반 매장으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일반 매장에는 2개의 장미 나무 화분을 볼 수 있었는데요. 11월이라 그런지 도매 시장에서 장미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요.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고양시 농업기술센터입니다. 혹시 ‘고양 1호’라는 장미 품종을 알고 계시나요? ‘고양 1호’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최초로 고양시에서 개발한 장미 품종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 같은 장미처럼 보이지만 사실 장미 품종은 아주 다양합니다. 고양국제꽃박람회 장미원에서 외래어로 된 장미 품종을 설명한 팻말을 본 기억이 있는데요. 이런 외래 품종을 재배할 때마다 품종 사용료로 해외에 비싼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양시에서 장미 품종을 개발한 것이죠. 그 중심 역할을 한 곳이 고양시 농업기술센터입니다. ‘고양 1호’를 시작으로 ‘그리니아’, ‘홀란디아’ 등 30여 종의 장미 품종이 개발되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소비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아쉽지만 고양시 농업기술센터에서도 장미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기대를 품고 방문한 다음 행선지는 대화동 고양시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플라워마켓입니다. 전국의 식집사를 설레게 하는 이곳은 식물에 관한 한 없는 것이 없는 대규모 화훼 매장입니다. 여기에 지난 9월, 화훼농가가 재배한 화훼류를 직거래할 수 있는 고양시 로컬플라워 직매장이 개장했습니다.

로컬플라워 직매장에는 이렇게 생산자의 이름과 생산지, 연락처 및 사진이 안내되어 있습니다. 직접 재배한 식물에 대한 생산자의 자부심과 상품에 대한 가치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그만큼 제품의 품질을 믿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비가 와서 우중충해진 바깥 날씨와는 상관없다는 듯 눈부시게 핀 색색의 장미들을 보고 있으니 저의 마음도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11월의 장미를 찾아 떠난 여정….

3번째 경로에서 장미를 찾았으니 임무를 완성했지만 아직 찜찜한 기분이 남았습니다. 앙꼬 없는 찐빵 같은 느낌이랄까요. 저는 마지막 목적지를 호수공원으로 정했습니다. 고양국제꽃박람회가 개최되고 고양의 장미를 대표하는 장미원이 있는 상징적 장소이기 때문이죠. 박람회 때처럼 화려하게 핀 장미들은 다 졌겠지만 고양시를 넘어 전국적 장미 명소인 장미원을 가는 것으로 장미를 찾아 떠난 여정을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출처 : 고양시청

고양국제꽃박람회는 국내 최초로 1997년 고양시에서 개최된 국제 꽃박람회입니다. 3년 주기로 열리던 박람회는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하여 올해까지 이어졌습니다. 2024년에는 참가 규모 30개국 50개 도시, 200여 개의 기관과 기업이 참가하는 명실상부한 한국 대표 국제 꽃박람회가 되었습니다. 고양국제꽃박람회 장미원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일찍 피는 장미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물론 꽃박람회가 끝나도 늦가을까지 장미를 만날 수 있죠.

11월 중순의 장미원은 공사 중이었습니다. 안타깝지만 내년에 또 활짝 필 아름다운 장미원의 모습을 기대하며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쉬움도 잠시, 일산 호수공원에는 사시사철 지지 않는 장미가 있다는 사실! 바로바로... 2021년 건립한 거대 장미 조형물입니다. 고양국제꽃박람회의 밑거름이 된 한국고양꽃전시회(1991년 첫 개최)를 시작으로 30년 역사를 기념하고 미래에 대한 소망을 담아 고양시 상징인 장미꽃 형태의 장미 조형물을 만들었습니다.

얼마 전 읽은 <어린 왕자>의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장미꽃을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장미를 위해 바친 시간 때문이라고…. 비록 5월의 장미원과 같이 흐드러지게 핀 장미는 볼 수 없었지만 누군가 소중하게 재배한 플라워마켓의 장미 꽃다발, 사시사철 빛나는 장미 조형물, 그리고 11월의 길가에 철모르고 핀 장미 한 송이가 이렇게 아름다운 이유는 장미를 찾아다니기 위해 바친 시간과 노력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늘 곁에 있어 소중한 사람에게 사랑을 담아 오늘 고양 장미 한 송이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요? 옆에 있어 소중한 것에 대한 가치를 되새기며, 장미를 찾아 떠난 여정을 마무리해 봅니다.

제7기 고양시 소셜기자단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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