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산과 바다가 있어서, 거제도로 이주한지 벌써 3 년이 되었습니다. 거제 어촌 민속 전시관과 조선 해양 문화관은 거제에 왔던 첫번째 주에 처음 방문했던 박물관으로 지금까지 지내면서 50 번은 방문한 듯한 저의 일상과 맞닿은 장소입니다.

두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이 전시 문화시설은 조금 예스러운 느낌이 감돌지만, 거제 경제의 양대 주축인 어업과 조선업에 대해 배울 수 있고, 바닷가에 있어 인근 산책로까지 즐기기에 너무 완벽한 공간입니다.

특히 2 자녀 이상이 다자녀 가정이 되면서 무료입장이라는 혜택이 올해 신설되면서, 두 아이 이상을 양육하는 가정이라면 혜택을 보기 아주 좋아졌습니다. 아주 어린 영유아부터 청소년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있으며, 성인이 방문하여도 배울 것이 많은 곳이라 오늘 소개합니다.

거제 어촌 민속 박물관

거제 어촌 민속 박물관

[주소]

경남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해안로 41

[전화번호]

055-639-8270

[영업시간]

화요일-일요일 9:00-18:00 (17:00 매표 마감)

월요일 휴관,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정상 운영 후 화요일 휴관

[요금]

일반 : 3000 원

청소년 및 군인 : 2000 원 초등학생 : 1000 원.

미취학 및 장애인, 국가유공자, 기초수급자, 거제시 다자녀가정 무료.

거제시민, 65 세 이상, 30 인이상 단체 20% 할인 적용

(4D 영상 체험 통합권 비통합권 2 종 있으며 별도 구매도 가능)

넓은 주차 공간에 주차를 하고, 매표소를 향하면 거제 어촌 민속 전시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곳에서 매표한 티켓으로 조선 해양 문화관까지 모두 이용 가능하니 발행한 티켓은 반드시 마지막까지 소지하셔야 합니다.

전시실에 들어가면 1 층에 큰 아쿠아리움과 입장하기 아주 좋아보이는 전시실이 있어 아이와 오면 보통 1 층만 둘러보고 가는 경우도 많지만, 오늘은 혼자 느긋하게 전시실을 즐기러 와서 전시관의 안내대로 2 층에서부터 관람을 시작하였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면, 2 층 홀에 시민이 기증한 멋진 화석들을 만날 수 있는데, 암모나이트와 갑오징어, 공룡알 화석등이 있어 자세히 보면 정말 재미있고 신기합니다. 전시 공간이 배치가 조금 아쉽지만 전시 소장품 자체가 훌륭하니 꼭 놓치지 말고 관람하시길 추천합니다.

첫번째 전시의 시작은 전통의 바다로 시작하며, 거제에서 발견된 출토 유물 몇점과 함께, 거제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줍니다. 굴까로가세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시설물과 거제 특유의 전통 문화와 행사들을 만날 수 있어 잠시 그 시대를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불과 70여년전만 해도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한복을 입고 생활했던 것 같은데, 정말 한국의 변화는 놀랍습니다. 공동체가 살아있는 그 시대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현재는 그 자취를 많이 감춘 목선의 역사에 대해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나룻터에서 겨우 젖지 않고 건널 수 있을 것 같은 간단한 땟목부터, 돛이 두개나 달린 가거도 한선까지의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바람과 노를 이용하는 자연과 물리의 힘으로만 일본과 중국까지 건너가 무역을 하고 물고기를 잡았을 그 시대의 모습을 상상하면, 바다는 정말 경이와 두려움의 상징이었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자취를 거의 감추어 만나기 어려운 목선 장인의 기증 자료실도 있습니다. 50 여년전만 해도 목선 조선업도 국가 중소 산업 중 일부였는데 이젠 많이 사라져, 장인들의 대가 끊기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수천년간 배를 만드는데 사용된 나무는 이제 유리섬유 강화플라스틱으로 대체되어 경제적으로도 내구성으로도 더 우수하겠지만, 심해부터 엄마의 태반까지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의 문제점을 비롯한 환경 문제로 인해 서구에선 다시 나무 소재의 배를 만들기 시작하였다는 뉴스를 보면 이 아름다운 기술과 문화가 소멸되지 않도록 한국도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전통 어구도 만날 수 있는데, 마찬가지로 모든 소재는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그 중 눈에 띈 것은 유리 부표였습니다. 유리는 중세시대에는 보석의 지위에 오를 정도로 귀한 제품이었지만 현대에 들어선 굉장히 흔한 소재임에도 왜 이런 부표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잘게 부스러져 바다로 흩어지고 작은 새우로부터 물고기, 근본적으로 소금에까지 모두 들어갈 저가의 스티로폼 부표가 대세가 된 것일까요.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이런 부표 구매도 어촌계에 국가지원금이 동원되어 사용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이런 제품을 되돌리면 어떨까 싶습니다.

사실 플라스틱 자체는 기후위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생물 다양성과 인간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죠. 생산 이후 사라지는데 500 년 이상 걸리는 플라스틱은, 1950 년 이후 개발된 이후 현재까지 단 한점도 소각이나 화학적 처리 없이는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인지하고 살아갈 수 있어야할 것 같습니다.

전시실은 1 층을 향합니다, 건너편에 조선해양전시관이 보입니다. 이런 돌고래들이 바다에서 자유롭게 놀고 있는 보습을 흔히 볼 수 있는 거제가 되길 희망하며 관람을 이어갔습니다.

거제의 주요 산업 중 하나인 굴, 멍게등의 양식하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투명하게 만들어진 심해의 모습에서 바닷속의 모습을 상상하고 저렇게 줄을 내려서 양식을 하는 것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우리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해수 어항이 있습니다.

처음 이 곳에 왔을때는 거제 근해에서 많이 잡히는 어종이 있어서, 흡사 횟집에서 만날 수 있는 어종이 많이 있었는데, 최근 어종이 변했습니다. 저희 딸이 가장 좋아해서 그림으로도 참 많이 그렸던 쥐치가 있던 수족관은 어느날 니모를 찾아서로 유명한 니모와 도리로 변했습니다.

아이가 쥐치는 어떻게 되었는지 너무 걱정해서 직원분들께 여쭤보니, 쥐치가 너무 자라서 어항에서 지내기에 불편함이 많아 바다로 방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쉽게도 그 공간은 외래종인 블루탱과 광대물고기가 들어왔습니다. 아직 줄돔은 있지만, 감성돔이 있던 자리에 복어가 들어왔습니다. 해양 박물관 앞 산책로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어종인 복어가 이 곳에 새로 들어왔습니다. 왠지 어종이 바뀌고 개체수가 이전에 비해 더 쉽게 변화하고, 그만큼 폐사율이 높은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면서도, 어종이 바뀌면서는 근해종은 바다에 방사 해주셨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봅니다.

박물관에 전시된 다양한 어종은, 요즘 보기 드문 박제의 형태로 이루어져있어서, 조금 건어물 같은 면모가 있습니다만 이 나름의 역사와 복고적인 감성이 개인적으로 아주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제작되었으니 최대한 오래 이 자리를 지키며 아이들에게 다양한 어종을 알려주는 자료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입구에서 우릴 강렬하게 유혹하는 대형 해수어항이 전시실 끝에 있습니다. 이곳에 타블렛을 이용하여 해양 생물과 환경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컨텐츠가 있고 그 옆에 수유실이 있습니다. 아직 첫 아이가 돌이 되기 전에 이 곳에 왔었는데 수유도 하고 이유식도 먹이기 아주 유용하고 좋았습니다.

1 층 공간에 정수기와 화장실도 있고, 오픈되어있지만 사물함이 비치되어있으며 유모차와 휠체어를 대여할 수 있습니다.

거제 조선 해양문화관

수국이 만개한 산책로를 따라가면, 두번째 전시실인 조선 해양 문화관으로 이어집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거제의 6 월은 어딜 가도 다채로운 색의 수국을 만날 수 있는데 이 앞에 정말 많아서 매번 산책할때마다 행복합니다.

아이와 50 여번을 왔다고 한 이 전시관 세트는 전체를 보기도 하지만,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어촌 민속 전시관에서 해수어항을 보고 바로 이곳으로 넘어와서 놀이시간을 갖곤 했습니다.

특히 미취학 아동에게 천국같은 곳인 유아조선소가 있어서 지세포와 그 인근에 사는 영유아 부모님이라면 저 처럼 이 곳에 출근도장 참 많이 찍으셨을 것 같습니다. 어지간한 키즈까페 놀이 공간보다 더 잘 만들어진 이 곳은, 조선을 테마로 만들어져서 학습의 효과까지 있는데, 컨베이너 벨트를 형상화해서 만든 미끄럼틀은 정말 그 어느곳에서도 만날 수 없는 신선한 곳이라 아이가 오면 진짜 최소 열번은 타는 것 같습니다.

아직 걸음마를 떼지 못했던 8 개월의 제 딸이 이 곳에 처음 왔었고, 지금 곧 4 돌을 앞두는 동안 이 곳에서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할인을 받고 무료 입장을 하여도 이 호랑이와 기차에서 입장료를 납부하는 경우도 참 많았던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인데, 이 조선 해양 문화관의 1 층은 유료 놀잇감이 정말 많아서, 아이들과 함께 오신다면 미리 몇번을 이용할지, 혹은 이용하지 않을지 미리 합의를 하고 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집은 아이가 아직 어려서 미디어를 이용한 컨텐츠는 이용하지 않고, 호랑이나 기차를 1 회 이용할 수 있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놀이 공간 안에도, 회전하는 힘을 이용해 자가 발전을 만들어 모터가 스크류를 회전시키는 원리를 배울 수 있고, 크레인을 움직일 수 있는 놀잇감도 있어서, 아이와 함께 조선의 원리를 아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내부에 배의 조정간을 만든 공간도 있고, 노젓기 비디오 게임도 있는데 노젓는 게임은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현재까지 목적지에 닿은 적이 없고 성공하신 분도 보지 못했습니다. 혹시 성공하신 분이 계시다면 노하우를 공유해주세요.

이어서 본격적인 전시물은 여기도 2 층부터 시작됩니다. 멋진 스크류들이 걸려있는데 아무래도 저건 실제로 배에 사용되었던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좋을 것 같아요 ㅎㅎ

이 곳은 한국과 거제의 배를 넘어서 세계의 조선업의 역사도 다룹니다. 작은 배에서 시작하여 대항해시대이자 식민지의 시대를 연상시키는 범선과 타이타닉을 닮은 큰 증기선까지 유럽 조선의 역사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국 배의 역사를 놓치지 않습니다 조선시대까지의 한국 배 조형물도 여러개 있는데 그 중에서 거북선을 담아왔습니다. 예전에 이 박물관 앞에 큰 거북선이 있었는데 본디 바다에 띄울수 있게 만들 계획이었으나 잘 안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과학적 원리로 이런 디자인을 만들었는지, 현대에는 왜 복원이 그렇게 어려웠는지 참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거제의 역사가 긴 생업이자 산업이 어업이라면, 현대엔 역시 조선업이죠.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선업은 거제를 경제적으로 부강한 도시로 만들어주었습니다. 거제를 다니다보면 커다란 골리앗 크레인이 심심찮게 보이고, 압도적으로 큰 배를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저런것을 만드는 기술력에 경이로움까지 느껴지는데, 이 곳에서 배의 원리와 큰 구조물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부터 초등 이상의 청소년들이 이렇게 크고 무거운 배가 왜 물 위에 뜨고, 파도가 쳐도 안정적으로 순항할 수 있는지 과학적인 원리를 알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물리적으로 작동하는 조형물을 만들어두셔서 버튼을 누르면 이해가 더 쉽습니다.

삼성 중공업과 한화 오션 외 거제를 이끄는 조선업계가 제조하는 다양한 배의 종류도 만날 수 있습니다. 최근 동해에서 심해 원유시추가 가능할수도 있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저런 배를 이용해서 시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석 연료 사용을 줄여야하는 기후 위기 시대에 근심이 되면서도 평생 수입과 수출의 고리 없이는 자급하기 어려운 국가에서 산유국으로 변화한다면 한국은 어떤 모습이 될지 조금 설레기도 한 마음입니다. 과연 동해 유전 탐사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이어서 신설된 시설인 미래 스마트 선박 체험관이 나옵니다. 작년 겨울 큰 아이가 심심해 할때마다 이 곳에서 시간을 참 많이 보냈는데, 전면에 있는 저 스크린에 바닥까지 스크린으로 만들어져서 파도치는 모습이 굉장히 생생하고, 스피커 시스템이 무척 좋아서 저도 이 공간에 앉아서 소리를 듣는 것을 참 좋아했습니다.

이 곳의 영상은 초기 조선업에서부터 미래의 조선업까지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다양한 날씨와 음악이 어우러져서 특히 평일 낮 시간에 방문하면 명상하듯이 즐길 수 있습니다. 빗소리와 천둥소리는 정말 크고 실감나서 압도되는 기분인데 이어서 보여지는 노을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몇번을 보아도 질리지 않습니다.

이 곳에선 색연필을 이용하여, 다양한 선박과 로봇을 채색해볼 수 있는데, 바코드가 있는 종이를 스캐너로 읽어주면 반대편에 있는 스크린에 그림이 애니메이션으로 나타납니다.

주말엔 붐벼서 한 장 이상 작업하기가 어렵고, 아이들에게 양보하고 어른이 참여하기는 조심스럽지만 평일에는 한산해서, 저도 몇번 그려보았는데 재밌고 신기해서 지금도 저 곳에서 그린 다양한 그림들이 저희집 벽에 붙어있습니다. 다양한 개체는 두개까지 화면에 나와서 여러명이 같은 개체를 그리면 내 그림이 빨리 사라지니, 스크린에 뜨면 빠르게 사진을 찍어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시 1 층으로 내려가 거제에서 생산되는 선박의 모형들을 봅니다. 실제로 보면 정말 압도적으로 큰 배들이 오밀조밀하게 놓여져 있습니다. 삼성과 한화 오션의 배들이 함께 있는 모습이 참 멋집니다. 양대산맥의 건재함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바로 뒤 해양 공작소에서 다양한 체험 교실을 운영하는데, 얼마전 저희 딸도 이 곳에서 현장학습을 하고 소품을 제작해서 돌아왔습니다. 공예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은 이곳에서도 즐거운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얼마전 이곳에서 병뚜껑을 모으는 작업도 하였는데 사라져서 아쉽습니다.

이 곳에 정수기와 화장실이 있는데, 여기는 아이 변기가 있어서 영유아의 부모님은 이 곳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손 씻는 곳에 발판이 예전에는 있었는데 사라져서 조금 아쉽습니다. 출구쪽으로 나오시면 이 곳에도 수유실이 있습니다. 유모차를 끌면서 천천히 관람하고 아이의 이유식과 수유를 챙기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항상 아이와 함께 오다가 오늘 처음 혼자 느긋하게 관람하니 또 새로운 모습이었던 거제 조선 해양문화관과 거제 어촌 민속 전시관. 맑은 날도 궂은 날도 항상 추천합니다. 이 곳에서부터 시작되는 해양 데크 산책로는 소노캄을 거쳐서 대나무 숲길과 거제 옥화 문어마을까지 이어지는데, 그 구간 모두 정말 아름다우니, 거제 시민도 타지에서 오신 분들께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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