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블로그 기자단 유명숙


12월은 한 해의 마지막 달이다.

한 장 남은 달력이 추운 겨울이 시작됨을 알린다. 남은 한 장의 달력은 묘하게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함께 누구에게라도 온정 어린 손길을 담아 무엇이든 선물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겨울은 다른 계절과 달리 유달리 어려운 분들이 견디기 힘든 시기다.

송파는 추운 겨울을 맞아 발 빠르게 가는 해 마무리로 따스한 온기를 담아 크리스마스트리를 구청 앞에 세웠다. 구청을 오가는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사랑의 온기를 느끼게 하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바라본다. 멋지게 세워진 크리스마스트리로 ‘송파구가 따스함을 전하나구나’ 했는데 따스한 온기를 느끼게 하며 전하는 것이 오로지 구청 앞에 놓인 크리스마스트리만이 아니었다.

구청사로 들어가니 1층 로비에 송파구 캐릭터 ‘하하호호’와 나란히 안내대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이 시선을 잡는다. ‘사랑의 온도탑’은 ‘2025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로 송파구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력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모금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다. 지역 내 저소득 가정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에게 따뜻한 나눔의 손길을 전하자는 뜻을 담았다.

‘사랑의 온도탑’은 누군가의 기부로, 올해 모금 목표액인 21억 5천만 원을 향해 1℃씩 올라가는 송파의 나눔 온도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기부를 희망하는 개인, 단체, 기업은 송파구청 복지정책과나 거주지 동주민센터에 마련된 모금 창구를 통해 할 수 있다. 송파는 지금 누군가의 마음이 온기를 담아내는 손길로 삶의 희망을 실어 기적을 향해 나간다.

‘사랑의 온도탑’을 보며 순간 오 헨리(O. Henry), 본명 윌리엄 시드니 포터(William Sydney Porter)의 <크리스마스 선물>(The Gift of the Magi)이 생각났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가난한 부부가 서로 자신의 소중한 것을 희생해 보여주며, 사랑과 희생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하는 따뜻한 메시지가 담긴 이야기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곳곳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목격할 수 있다. 기독교에 적을 두고 있는 사람이든 아니든, 모두 구청 앞 루돌프와 함께 서 있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며 어릴 적 선물을 기대하던 마음이 되살아날 것이다. 그러하기에 2024년 송파가 누구보다 빠르고 깊고 커다란 마음을 담아 구청 앞에 자리한 크리스마스트리가 빛남과 온화함을 더해준다. 송파의 마음,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는 크리스마스트리와 따스한 온기를 전하는 송파구청 로비의 ‘사랑의 온도탑’을 뒤로하고 다른 따스함을 찾아 발걸음을 옮긴다.


구청을 아우르는 거리를 따라 잠시 걷자, 잠실역 사거리 8번 출구 앞 미세먼지 프리존에 다다른다.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해 문을 열었다. ‘미세먼지 프리존’, 이곳은 추운 겨울에 잠시 추위를 피해 쉬어 갈 수 있는 한파 쉼터이기도 하다. 의자에 한 사람이 미세먼지도 피하고 추위도 피해 앉아 있다. 그의 시선은 부스 안에 마련된 버스 노선표에 머물러 있다. 부스 밖으로 오가는 인도의 행인과 차도를 가르는 차들이 보인다. 그런 모습을 가감 없이 볼 수 있는 투명 유리로 만들어진 부스 안이 따스하고 아늑하고 훈훈하다.


송파가 세심히 살피고 있는 겨울나기 위한 온기를 위례호수공원에서 더욱더 새롭게 느낀다. 위례호수공원을 따라 나무 뜨개옷을 입은 나무의 풍경과 여린 묘목을 짚으로 싸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다양하고 멋진 예쁜 뜨개옷을 입고 ‘나 옷 입었어요. 예쁘고 따스한 겨울옷을 입었어요. 나 좀 보러 와요!’ 속삭이며 뜨개옷 입은 나무들이 눈길, 발길을 잡는다. 나무 뜨개옷은 하나하나 각각 의미를 담고 있었다.

여러 의미를 담은 옷 가운데서도 유독 도드라지게 멋진 자태로 찬란히 보이는 뜨개옷이 있다. 송파구 캐릭터 ‘하하호호’와 로고가 새겨진 뜨개옷을 입은 나무가 제일 먼저 반긴다. 꿈을 이루라는 별, 온갖 생물이 살아 숨 쉬는 바다, 붉은 찬란함을 알려주는 단풍, 육각형으로 하얗게 빛나는 겨울 눈 결정체, 노란 꽃으로 희망과 생동감을 주는 해바라기, 나라의 상징 국기 등 수많은 뜨개옷이 자신의 정체성으로 자태를 드러냈다. 나무 울타리에 나무가 추위에 떨지 않도록 뜨개옷을 입힌 봉사자들의 이름이 자랑스레 돋보이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각각의 이름을 음미하며 그들의 수고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밤에 보이는 송파구청 크리스마스트리는 낮과는 다른 모습으로 더욱 찬란하고 고혹적으로 빛을 발한다. 이는 밤에 더 온기를 보내자는 느낌으로 여겨졌다.

크리스마스트리를 볼 때마다 드는 마음이 있다.

누가 이토록 아름답게 나무를 장식하기 시작했을까?

누가 크리스마스에 선물과 온기를 전하는 상징으로 만들었을까?

어떠한 유래로 이토록 아름답게 누구나 설레게 하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생겨났는지 궁금했다. 사실 크리스마스트리는 고대 자연 숭배와 기독교적 전통이 융합된 문화적 상징이다. 특정한 창시자는 없으나 독일에서 시작된 가정 내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전통이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졌다고 한다. 크리스마스트리는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고대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트리로 알려진 상록수를 영원한 생명과 재생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래 고대 로마의 '사투르날리아'(Saturnalia) 축제는 상록수 가지를 장식하며 풍요를 기원하기도 했다고 전한다.

무엇보다 가장 널리 알려진 크리스마스트리의 유래로 종교 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밤하늘의 별을 보고 영감을 받아 상록수에 초를 달아 집안을 장식한 것’ 이라고 했는데 이것이 크리스마스트리의 초기 형태로 전해진다. 이 유래로 루터가 크리스마스트리 전통을 대중화로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알게 된다.

"크리스마스는 주는 기쁨을 배우고, 용서를 발견하며, 시간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날이다. 사랑을 나누지 않는다면, 크리스마스는 단지 날짜일 뿐이다.”라고 언급한 헨리 반 다이크(Henry Van Dyke)가 전하는 마음을 안다는 듯 세워진 송파구청 앞 크리스마스트리는 한 번 더 깊이 우리 마음을 헤아리게 한다.

현대 크리스마스트리는 종교적 의미만이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를 느끼게 하며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구와 화려한 장식품이 더해지면서 더욱 다채롭게 발전했다.

구청 앞 빛나는 크리스마스트리로 사랑 나눔과 추위를 막아주며 온기를 더해주는 나무 뜨개옷 또 잠시라도 추위를 피해 가라고 마련된 미세먼지 프리존은 아마도 송파가 24년 12월 겨울을 시작으로 깊은 겨울이 이어지는 25년 초 늦겨울까지 따스한 온돌로 추운 겨울을 따스하게 서로 온기를 전하자는 마음이 깊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그런 마음을 담아 송파가 심혈을 기울여 전하는 따스한 겨울나기에 작으나마 ‘사랑의 온도탑’에 마음 한 자락 보낸다.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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