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기자단] 송파 백중놀이, 조오~타!
글·사진: 블로그 기자단 장소영
매해 신명나게 연희를 펼치는 송파 백중놀이가 올해 32회를 맞았습니다. 1984년에 설립되어 40여 년간 중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각종 민속예술 공연을 펼쳐오는 공간이자, ‘송파산대놀이’ 전수관이 있는 서울놀이마당에서 그 명맥을 이어오는 문을 활짝 열었는데요, 사회해설 진행은 ‘송파 민속보존회’ 이병옥 고문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서울놀이마당에서 전통 공연이 있을 때면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해설로 전통 공연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시는데요, 오늘도 변함없이 무대 뒤편에서 들려오는 풍악 소리를 배경으로 등장하셔서 백중놀이 설명을 시작해주셨습니다.
“반갑습니다~! 백중놀이에 ‘길놀이’라는 마을을 도는 행사가 있는데, 풍물패가 마을을 돌고 들어와 이렇게 더운 날씨에도 참석해주신 여러분들의 건강과 안녕을 비는 마음으로 ‘비나리’ 판을 열겠습니다. 백중놀이라는 것은 우리 농경사회에서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김매기(논과 밭에 자라는 잡초 제거)를 끝내고 음력 7월 15일인 백중에 김매기에 사용했던 호미를 씻어 내년을 위해 녹슬지 않게 기름칠해 걸어놓고, 집집이 돌아다니며 내어주는 술과 음식으로 잔치를 즐기고, 그간 품앗이한 돈을 내어주고, 그 돈으로 장날, 장터에 가서 필요한 물품을 사 오는 농경시대 때 행해진 중요한 우리 풍속 중 하나입니다! 시골에서는 이런 풍속을 행하지만, 도시인 우리 송파지역에는 명인이 많아 줄타기, 씨름판, 풍물, 탈춤, 민요 등 다양한 민속을 즐겼습니다.”
서울놀이마당의 40여 년 역사와 함께해온 낡은 의자, 조명, 방음시설, 바닥, 기와를 올해 새로 바꾸고 초대형 LED 모니터도 설치하며 곳곳을 새로이 단장해 좀 더 편안한 공간에서 관객과 함도 아울러 소개해 주셨는데요,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서 우리 것을 자랑스레 여기시며 그를 보존해가시는 긍지가 전해옵니다.
풍물패가 관객석을 통해 입장합니다~! 얼쑤~!
서울놀이마당에 와주신 오늘 여기 계신 분들, 만사가 대길하고,
송파구민 여러분들, 백사가 여일하고,
대한 국민 여러분들, 마음과 뜻과 잡순대로 소원성취 발원이라~!
복 많이 받으세요~!
길놀이와 비나리로 모두에게 복을 빌어주며 시작된 송파 백중놀이는 내빈소개, 씨름마당, 민요마당, 송파산대놀이마당, 줄타기(어름)마당, 풍물 놀이마당으로 이어집니다.
오늘날의 민속씨름과 다르게 송파씨름은 반대 방향으로 왼쪽 어깨를 맞닿고 상대 오른쪽 다리에 샅바를 둘러 잡는다는데요, 바람 돌이, 돌쇠, 장돌뱅이, 꺽쇠가 선수로 나와 씨름대회를 벌였습니다. 천하장사 씨름선수들의 경기가 아니다 보니 아슬아슬하기도 하고 어리버리 승리하는 모습에 웃음이 나기도 했습니다.
씨름판을 마치고선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줄 큼지막한 손부채를 선물 받았는데요, 농부는 아니지만, 마치 더위 속 힘들었을 김매기를 마치고 수확기에 앞서 곡식들이 잘 자라기를 바라며 백중에 잠시 휴식을 즐겼던 농부들의 마음이 이런 소박한 즐거움 아니었을까요~^^
각기 다른 단색의 한복을 단아하게 차려입으신 다섯 분의 경기민요 명창들이 악사를 맡은 명인들의 연주에 맞춰 시원한 물줄기처럼 민요를 뽑아주는 메들리 민요마당이 이어졌는데요, 전통민요에 익숙하지 않은 저도 덩실덩실 어깨춤이 나며 절로 흥이 납니다, ‘얼씨구, 조오타~!’
이어 국가무형문화재로 약 250년간 계승되어 오고 있는 송파의 자랑, ‘송파산대놀이’의 12마당 중 ‘북놀이’와 ‘곤장놀이’ 마당이 펼쳐졌습니다.
얼마 만에 보는 줄타기인지, 어릴 적 한국민속촌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요, 서울놀이마당에서 다시 보는 감회가 새로웠어요. 재밌는 입담으로 신나게 줄타기마당을 연 박회승님은 공중외줄에서 떨어질 듯 말 듯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하며 등장해선 뛰어다니기도 하고 한발로 깡충깡충 뛰며, 앉았다, 일어났다, 공중발차기도 자유자재로 선보였는데요, 외줄이 편안한 바닥인 양 한참을 눕기도 하고, 양반다리도 만들어보고, 무릎으로 걸어 다니다 V 손 모양으로 사진 포즈를 취하는 팬서비스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뒤이어 개인기 자랑을 하듯 신나는 풍물놀이와 함께 어우러진 마지막 마당이 진행되었는데요, 풍물놀이로 시작해 풍물놀이로 마무리하는 우리의 풍속 놀이마당은 지역별, 집안별 풍습이 가미되어 다양한 공연 마당으로 구성되는데, 오늘 송파만의 특색으로 꾸며진 ‘송파 백중놀이’ 잘 보셨나요? 더위로 인해 많은 관객이 함께하지 못한 모습에 힘차게 공연하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일기도 했는데요, 간간이 공연장으로 들어오는 선선한 바람에 시원함을 느끼긴 했지만, 자리에 앉으면서부터 공연이 끝날 때까지 연신 등을 타고 흐르는 땀줄기에 공연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한층 더 값지고 감사히 느껴지는 공연이었습니다.
우리 전통의 명맥을 이어가는 멋진 공연에 같이 즐기는 관객이 더 많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으로 공연을 마쳤는데요, 날씨가 선선할 10월 12일(토) 오후 3시에 송파의 대표 전통 놀이인 ‘송파산대놀이’의 12마당을 장작 3시간 동안 선보이는 정기 공연이 열린다고 하니 꼭 오셔서 우리 민족만의 흥겨움을 선물 받아 가시기 바랍니다~
김매기를 끝낸 후 여름철 휴한기에 앞서 농부들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배가시켰을 잔칫날과도 같은 백중날, ‘백중’이란 단어가 생소했던 저는 ‘송파 백중놀이’를 통해 배움과 흥을 가져본 시간이었습니다. 내년 백중에는 여러분도 꼭 함께하시길 바라며, 도심 속 전통문화를 접해볼 수 있는 공연과 장소가 있어 행복한 송파입니다~^^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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