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브로 물드는 가을 들판 펼쳐진 신리성지
시나브로 물드는 가을 들판 펼쳐진 신리성지
시나브로 가을이 깊어갑니다. 조금 늦어졌던 단풍도 제법 물드는 등 자연의 변화가 아름답습니다.
녹음이 짙었던 풍경은 어느새 연둣빛을 지나 갈색을 향하네요. 신리성지에서 그러한 가을을 즐겨봅니다.
당진시 합덕 평야에 위치한 신리성지는 사계절 농촌 풍경이 펼쳐지곤 합니다. 솔뫼성지에서 신리성지로 향하는 버그내순례길은 당진의 풍요의 들판을 관통하게 됩니다.
한여름에는 푸른 들판이 넘실대고 가을이면 황금벌판이 물결을 이루네요. 10월 중순 성지 주변으로는 가을걷이가 한창입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황금들판이 넘실댔는데 어느새 들판은 많이 바뀌었네요. 기계화가 되면서 모든 것이 너무도 빠르게 변화합니다.
제5대 조선교구장 다블뤼 주교가 거차하던 성지는 내륙의 제주도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경관입니다. 넓은 평야 한가운데로 다블뤼 주교의 은거처, 순교자 기념관과 순교미술관, 성당 등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옛 양곡창고를 리모델링 쉼터 카페 치타누오바가 평야와 맞닿았으며 잔디마당과 연못 주변으로 소기도처가 아름답게 자리 잡았습니다.
신리성지가 있는 당진시 합덕읍은 삽교천 상류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지금은 당진해나루쌀이 생산되는 평야가 넓게 이어지지만 조선시대에는 밀물 때 배가 드나들었습니다.
삽교천 수계를 통해 중국에 있는 파리외방전교회와 긴밀히 연결될 수 있어서는 일찌감치 천주교가 전해졌습니다. 1784년 즈음으로 밀양 손씨 지반을 중심으로 교우촌이 형성되었고 1866년 무렵에는 마을 사람 400여 명 전체가 신자로 이루어진 교우촌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신리성지에는 우리나라 유일의 성화미술관인 순교미술관이 있습니다. 이종상 화백이 신리 교우촌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다섯 성인의 영정화와 순교 기록 13점의 작품이 전시됩니다.
신리성지의 역사를 들려주는 예술작품이네요. 순교미술관은 전망대가 있어 아름다운 전경도 즐기게 됩니다.
가을걷이가 한창인 합덕 평야와 신리성지 주변의 탁 트인 절경에 마음도 시원해집니다. 먼 건너편 삽교천의 물길까지 건너다보이는 느낌이네요.
과거 수확철이면 동네 사람들 모두 벼 베기에 참여하며 북적였을 텐데 현재는 점점이 보이는 기계만이 왔다 갔다 합니다. 편안해지고 시간이 단축되는 만큼 수확의 기쁨은 줄어들었습니다.
황금들판과 맞닿은 카페는 그림 같은 풍경입니다.
조선 후기 중앙의 권력 다툼은 천주교의 박해로 이어졌습니다. 다블뤼 주교가 거처하던 신리의 박해도 극심하였네요.
오메트르 신부, 위앵 신부가 다블뤼 주교와 함께 순교하였고 다블뤼 주교가 거처하던 집 주인 손자선 토마스와 황석두 루카도 체포되면서 순교하였습니다. 그리고 150여 년이 지난 현재는 평화의 땅이 되었습니다.
선교사가 들어왔던 물길은 풍요의 들판이 되었고 순교자의 희생을 딛고 믿음을 실천합니다.
10월의 끝을 향하며 신리성지도 계절이 바뀝니다. 너른 초지는 갈색으로 물들고 주변의 평야는 수확이 끝나갑니다.
1년 중 마지막 계절을 향해가는 고즈넉한 풍경입니다. 신리성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농촌의 가을을 즐겨보세요.
신리성지 : 당진시 합덕읍 평야6로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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