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 펼쳐진 환상의 낙원

고양시립 아람미술관 상설전시장 2에서 지난 2024년 11월 8일부터 '나누리 : 투명한 낙원 – 고양 아티스트 365'展이 열리고 있습니다. 작가의 의식세계에 존재하는 '환상의 낙원'을 우리 눈앞에 가져다 놓은 전시로,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다른 세계로 순간이동한 기분이 듭니다.

‘고양 아티스트 365’는 고양시의 시각예술작가 발굴·지원 및 고양시민의 문화 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2011년부터 진행해온 고양문화재단의 지역 작가 공모사업입니다. 올해는 지난 4월 2일부터 릴레이로 고양시립 아람미술관에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넷째 날의 낙원’

나누리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표현한 '투명한 낙원'은 성경의 창세기에 나오는 '넷째 날의 낙원'으로, 시간과 공간, 땅과 식물만으로 만들어진 '미완의 낙원'입니다. 창세기 의하면, 신은 시간과 공간, 땅과 식물을 먼저 만들고, 5일째부터 물고기와 새, 인간을 비롯한 동물을 만들었습니다.

작가가 이차원의 세계로 데리고 온 '투명한 낙원'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불완전한 낙원이어서 몽환적이고 환상적입니다. 시간과 계절이 아직 생성되지 않은 '투명한 낙원'은 물이 흐르고 온갖 식물이 자라고 있지만, 동물과 인간이 태어나기 전의 낙원입니다.

작품 속 사물들은 흘러내리거나 형태가 불분명해서 금방 사라져버릴 것만 같지만, 작가의 붓끝에서 생명력을 얻어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들도 있습니다. 각기 다른 이미지가 한 화면에서 서로 어울려 하나의 풍경으로 어우러져 만들어낸 하모니는 전시장에 작은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네요!

탄생을 기다리는 많은 생명

작품은 길게 늘어진 버드나무, 옥빛을 띈 강물, 울창하게 우거진 숲, 저 멀리 보이는 산, 붉게 노을 진 하늘, 흩어지는 작은 빛 등이 섬세하게 표현된 곳도 있지만, 형태가 뭉개져 비처럼 흘러내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뚜렷한 형태가 보이지 않아도 그 안에 많은 생명이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전시장에서 천천히 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언제나처럼 작품들이 조용히 말을 걸어옵니다. 아직은 미완의 낙원이고 불완전해 보이는 낙원이지만, 이곳에는 무수히 많은 생명이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며 곧 완성될 세상을 상상해 보라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나누리 : 투명한 낙원 – 고양 아티스트 365'展은 오는 12월 8일까지입니다.

삶에서 여유를 찾고 싶은 날,

고양시 청년작가가 만들어낸

'흐르는 숲, 상상의 낙원'을 한 번 만나보면 어떨까요?

제7기 고양시 소셜기자단 박종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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