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연극 예술 『낮은 칼바람』
12월의 찬 바람이 지역을 에워싸는 가운데, 계절적 배경이 동일한 연극 한편이 상연되었습니다.
연극 『낮은 칼바람』은 1930년 겨울을 배경으로 당시 시대적 배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인데요.
한겨울만큼이나 차디찬 인간관계를 내포하는, 냉소적이면서도 치열한 정서를 담아냈습니다.
『낮은 칼바람』의 공연장에 방문해 연극을 감상해 봤는데요. 어떤 스토리텔링이 있었을까요?
『낮은 칼바람』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1년도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의 선정작인 시나리오입니다. 울산문화관광재단 ‘2024 예술창작활동 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지난 12월 10일(화)부터 13일(금)까지 아트홀 마당에서 공연을 진행했는데요.
잊히기 쉬운, 그러나 꼭 기억해야 할 우리의 이야기에 숨결을 불어넣어 연극 다운 연극을 만들고자 창단된 공연예술 플랫폼 ‘극단 답다’에서 연극으로 제작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만주로 이주한 조선인들의 굴곡진 삶을 생생하게 표현하며, 개인의 살아가는 이야기 자체를 담았습니다.
「칼날 같은 바람을 이겨내고 살아가는 가장 낮은 사람들의 이야기」
1931년 겨울 북만주의 외딴 객점.
거센 눈발과 매서운 바람으로 사람의 발길은 끊기고 객점 주인 용덕과 손님들은 며칠째 투전과 아편에 빠져 있다.
객점에서 일하는 금석은 용덕의 눈을 피해 글공부를 하지만 어떤 꿈을 가지기에는 너무나도 척박한 환경이다.
한편 칼바람과 늑대들의 위협을 견디며 객점으로 지친 몸을 이끄는 두 명의 측량기사 그리고 역시 차가운 눈길을 버텨내며 늙은 포수와 어린 소녀가 객점으로 다가온다. 날이 저물기 전 모두가 객점에 도착하고, 각자 지친 몸을 추스른다.
그때 울리는 몇 발의 총성. 객점에 있는 모든 이의 눈빛에 불안감이 드리워진다.
그리고 각자의 생존을 위한 투쟁을 시작한다.
'낮은 칼바람' 시놉시스 中
1930년대 만주로 이주한 조선인들의 엄혹한 삶과 ‘만보산 사건’, ‘나까무라 신따로 사건’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작가 신안진의 외조부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극적 사실이 미스터리하게 전개되는 연극입니다.
1930년대 격동의 역사를 살아가던 영웅의 이야기가 아닌 세상 가장 낮은 사람의 치열한 생존의 이야기를 그리고자 했는데요.
등장인물 모두가 객점에 도착하고 지친 몸을 추스를 때 즈음 한 발의 총성이 울리고, 객점의 모든 사람들의 눈빛은 불안감이 엄습하며 '과연 누가? 왜? 무엇 때문에?' 의심에 의심이 꼬리를 물고 생존을 위한 투쟁이 시작됩니다.
연극 『낮은 칼바람』은 길게는 30여 년간 무대에 오른 관록의 배우들과, 이 작품으로 데뷔 무대를 갖게 되는 신인 배우들이 함께 하는 무대로 구성됐는데요.
황인준·장민석·이현철·정재화·김민주·김호성·김다원·라아라·심주형 배우가 출연했으며, 울산 연극의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 연출가 김정민이 각색·연출로 참여했습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배우들의 출연과 그들의 깊이 있는 연기가 인상적이었는데요.
관객들은 때때로 배우의 연기에 몰입하며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극을 관람하면서 그 안에 담긴 사람 간의 관계와 숨겨진 감정·정서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에 그치지 않고 극으로 치닫는 서로에 대한 생각이 서글픈 감정을 자아내기도 했는데요.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겨울 칼바람을 맞으며 꺼내는 이야기는 그에 대한 비극과 함께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관계는 어떠한지 물음을 던지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는 와중에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 단순히 한 편의 극이 아닌 우리 삶을 돌아보고 질문하는 이정표의 역할을 하는 예술, 『낮은 칼바람』이었습니다.
극단 답다 공식 인스타그램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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