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동물 사전-백제의 용'

9월 10일부터 오는 2월 9일까지 특별전시

충남 공주시 웅진동 360


한 번 가 본 곳인데 재차 여러 번 방문하는 기관 중 한 곳이 박물관입니다. 상설전시 외에 기획전시나 특별강연이 열리기도 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국립공주박물관의 경우 지난 9월 10일부터 오는 2월 9일까지 특별전시 '상상의 동물 사전-백제의 용'을 개최합니다.

▲ 국립공주박물관 전경

며칠 전 11월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낮 기온이 높아서 야외 활동을 나갔다가 국립공주박물관에 들르게 됐습니다. 국립공주박물관에 도착해 상설전시실이 있는 본관으로 향하는데, 왠지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무덤을 지키는 상상의 동물 '진묘수'를 본뜬 모형은 전에 왔을 때와 달라지지 않은 모습 그대로였으나, 주변 옥외전시장에 달라진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대통사지(大通寺址)에서 발굴된 석조

▲ 수호의 정원 안내판

충청권역 수장고로 가는 길에 왼편으로 보이는 석조가 전보다 가까운 거리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석조 옆에는 전에 못 보던 '수호의 정원'이라는 타이틀을 단 안내판이 서 있었습니다. 안내문을 읽어 보니, 내용이 이러했습니다.

"수호의 정원은 지킴의 뜻을 품고 평온함을 주는 공간입니다. 故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17점을 포함한 석조문화유산 32점이 이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수호의 정원에 모인 석조문화유산은 웅진백제의 찬란한 문화와 충청권역 수장고에 보관된 수십만 점의 문화유산을 지켜줄 것입니다. 수호의 정원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 수호의 정원 내 '깨달음의 쉼터' 중앙에는 공주 서혈사터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의 석가모니불이 모셔져 있다.

▲ 비로자나불(통일신라, 공주서혈사터)

수호의 정원은 크게 네 개의 구역으로 나눠져 있었습니다. 네 개 구역인 깨달음의 쉼터, 석수의 숲, 장명원, 별서정원을 순서대로 돌아봤습니다. 그중 본래부터 옥외 전시장에 자리 잡고 있던 곳에는 '깨달음의 쉼터'가 조성돼 있었습니다. 깨달음의 쉼터에는 공주 서혈사터 석가모니 불상을 중심으로 다양한 석불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 약사불(고려, 대전 석교동)

▲ 보살(고려, 공주 금학리)

그 외에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의 부처, 보살, 약사불, 비로자나불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전보다 전시 작품 수는 줄었으나, 테마가 있는 전시장이어서 이전보다 관심도가 높아져 불상 한 점 한 점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 수호의 정원 내 '석수의 숲' 전경

▲ 해태; 가운데 작품은 시대 미상이고, 뒤편의 2점은 조선시대 것으로 故 이건희 회장이 기증했다.

▲ 기증자 이름이 작품 하단부에 기록돼 있다.

붉은 물이 곱게 든 단풍 아래에는 '석수의 숲'이 조성돼 있었습니다. 석수(石獸)는 옛 무덤 앞에 놓아 나쁜 기운을 쫓는 동물상을 말합니다. 석수의 숲에는 원숭이와 개, 호랑이, 용, 양, 해태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중 5점은 故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 호랑이(조선, 이건희 기증)

▲ 양(시대미상, 이건희 기증)

▲ 용(조선)

옥외 작품을 둘러보다 보니, 방문자의 박물관 에티켓을 구하는 문구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어린 자녀를 동반한 방문객 중 일부가 석수에 걸터앉아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한 일들이 지켜지지 않아서 놀랐습니다. 모르는 이들과 낯 붉힐 수 없어서 눈치만 주고 말았는데, 옥외 전시장에서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었습니다.

▲ 수호의 정원 내 '장명원(長明園)'

▲ 장명원의 다양한 장명등

수호의 정원 내 장명원에는 죽은 이의 영혼을 저승으로 밝게 인도했던 장명등 9점이 전시돼 있습니다. 전시 작품은 모두 故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것입니다. 장명등은 언뜻 보면 같은 형태를 한 것으로 보이나, 제각각의 모습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 수호의 정원 내 '별서정원(別墅庭園)'

마지막으로 둘러본 별서정원은 충청권역 수장고 바로 옆에 조성돼 있었습니다. 안내문에 의하면, 별서정원은 전통적인 정원 양식 중 하나라고 합니다. 옛 사대부들은 세속의 벼슬이나 당파싸움에 야합(野合)하지 않고, 자연에 귀의해 전원이나 산속 깊은 곳에 따로 집을 지어 풍류를 즐기고 휴식을 취했다고 합니다. 장수와 절개를 상징하는 소나무 그늘, 붉게 물든 단풍나무 아래에 누워 잠시 편안한 시간을 보내보시길 바랍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옥외 전시장을 둘러보기란 쉽지 않겠지요? 하지만 아직 국립공주박물관에 새로 조성된 '수호의 정원'을 관람하지 못한 분은 관람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전시장이니 꼭 둘러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박물관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도 잊지 말아 주세요~

국립공주박물관

○ 위치: 충남 공주시 관광단지길 34

○ 운영시간: 09:00~18:00 (무료 관람)

○ 문의: 0507-1401-6300

○관련 정보: http://gongju.museum.go.kr/

* 촬영 일자:2024년 11월 24일(일)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희망굴뚝 ‘友樂’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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