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전
울산의 시간을 간직하고 있는 울산향교
울산 중구에는 400년 가까운 역사를 간직한 소중한 문화유산이 있습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지방 교육기관인 향교인데요. 봄을 맞아 오랜 시간 울산의 시간을 간직하고 있는 울산향교를 다녀왔습니다.
중구에는 ‘교동’이라는 이름을 가진 법정동이 있습니다. 이는 향교가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에서 비롯되었는데요.
조선시대 교동 일대는 4개의 지역으로 나뉘었는데 각각 북문, 서문외리, 서문내리, 신교리로 구분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상, 하 서문내리, 상서동, 하서동 등으로 개편되기도 했죠.
지금은 비록 주변에 주거 단지를 비롯해 상업시설들이 들어서 탁 트인 풍경을 보기는 어렵지만, 문루에 올라 과거 태화강을 비롯한 남구 일대가 한눈에 들어왔을 모습을 상상해 보면 세월의 흐름과 채움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향교의 시작은 멀리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중앙에서 학자들을 파견하여 지역의 인재들을 교육하기 시작한 것이 그 시초였는데요.
이는 조선시대까지 이어졌는데 성리학을 중시했던 조선시대에는 기본 경전인 소학, 사서오경, 가례 등을 활용하여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이렇듯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유학의 성인들을 기리는 제례의 공간으로서도 역할을 했습니다.
향교에는 교육공간인 명륜당과 제향공간인 대성전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평상시 명륜당은 대부분 개방하지만 대성전의 출입문은 굳게 닫혀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향교에서는 1년에 두 번 대성전에 모셔져 있는 성현들의 위패에 ‘석전대제’라고 하는 제례를 지내고 있습니다. 유학이 중국에서 비롯되었기에 대표적인 성인인 공자와 맹자는 물론 고려와 조선의 유학자의 위패를 모시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듯 당시 향교는 지방의 인재들이 모이는 공간이었고 동시에 지식인들이 모이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자연스레 지방의 여론이 모아지는 곳이었기에 중앙에서도 지방의 의견을 듣는데 향교의 역할을 중시했고 지방의 관리들도 향교의 여론을 면밀히 살피곤 했습니다.
향교를 구성하는 건축물은 앞서 소개한 제례 공간인 대성전을 비롯해 역시 위패를 모시는 공간인 동무와 서무, 교육 공간인 명륜당, 학생들의 기숙사 역할을 했던 동재와 서재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기숙사 중 동재가 상급생, 서재가 하급생이 생활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지역의 공립 교육 기관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립 교육 기관인 서원이 발달하면서 점차 지배층인 양반들의 향교 교육을 도외시하기 시작했고 이는 교육의 질 저하와 함께 재정 축소로 이어져 향교의 역할은 점점 축소되었습니다.
특히 1894년 갑오개혁 이후로는 서구의 근대교육제도가 도입되면서 향교의 자리는 점점 약화되어갔고 현재는 주로 제향 공간으로서의 의미와 평생교육 차원의 전통교육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울산향교 역시 향교 바로 옆에 유림회관이 위치하고 있어 유학 경전 강의도 수강할 수 있습니다.
울산향교의 본래 위치는 현재 중구 교동이 아닌 반구동 구교마을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건물이 모두 소실되었다가 옛 터에 다시 중건 후 1652년에 지금의 위치로 옮겨 세웠다고 합니다.
향교에 가기 위해서는 높은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이렇게 높은 계단이 있는 경우는 계단을 한 칸 한 칸 오르면서 경건한 마음을 가지라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울산향교에는 청원루라고 하는 출입문의 문루가 있는데 2층 구조인 이러한 문루는 향교에서 공부하던 유생들에게 또 다른 강학의 공간이자 휴식의 공간이었습니다.
지금은 비록 교육공간으로서의 역할은 하지 않고 있지만 마루에 앉아 오래전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했을 그 시절의 학생들을 생각해 보면 새삼 학창 시절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는 3월도 어느덧 마지막이 가까워져 오는 지금, 또다시 시작될 새로운 한 달을 준비하기 위한 잠깐의 쉼을 찾아 울산향교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울산가볼만한곳
- #울산향교
- #울산역사
- #울산교육장소
- #울산아이와가볼만한
- #울산가족여행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