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 음악회의 맛을 느껴보세요!
10월이면 축제의 계절답게 전국 여기저기에서 많은 축제가 열립니다. 군포시에서는 「군포올래행복축제」가 시작되어 단풍이 물들어 가는 수리산 중턱에 자리 잡은 수리사에서 올해에도 어김없이 산사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종무소를 위쪽으로 옮겨놓은 덕분에 대웅전 앞마당이 훨씬 넓어진 가운데 예년에 비해 더 많은 좌석이 배치되어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였더군요. 수리사 주변에는 구절초가 활짝 피어 산사의 분위기를 한층 화사하게 해주었습니다.
불광사 주지 스님의 주도로 마련된 사찰음식으로 500여 명이 맛있게 점심 식사를 마치고 ‘화용선차예문화연구소’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맛있는 화차와 다과, 냉음료를 마시며 음악회가 시작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주지 스님에 이어 하은호 시장님을 비롯한 몇몇 인사들의 인사 말씀 후 본격적으로 음악회가 시작되었습니다. 화창한 가을 날씨에 안귀영님의 사회로 진행된 음악회는 환호와 박수와 함께 출발했답니다.
군포의 가수인 ‘은영이’가 ‘내가 하면 로맨스, 네가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을 불러 분위기를 띄우기 시작하더니 김밥, 평행선 등을 부르며 좌석에 앉아있던 여자분이 신나게 춤을 추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습니다.
두 번째로 등장한 ‘전통문화 누리’의 사물놀이는 징, 꽹과리, 장구, 북의 신명나는 어울림이 수리산 숲속에 울려 퍼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은 성악 순서로 바리톤 우재근이 중량감 있는 목소리로 ‘고맙소’를 불러 트로트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소프라노 장하나는 ‘이탈리안 스트리트 송’을 꾀꼬리 같은 가냘픈 목소리로 부른 다음, 이중창으로 ‘사랑이 무량하오’를 불렀는데 귀에 익숙한 노래라서 그런지 청중의 호응도 아주 좋았습니다.
이어 등장한 전자 바이올리니스트인 ‘주아’는 바이올린으로 ‘Dancing Queen’ 등 2곡을 연주하고 앙코르곡으로 퀸의 ‘Don’t stop me now’를 연주했습니다. 무대의 위, 아래를 휘저으며 연주하니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마지막에 등장한 가수는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 트로트 시즌2’에 출연하여 큰 주목을 받았던 ‘신승태’였습니다. 국악을 전공하여 구수한 목소리와 국악의 장점을 살린 트로트 무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이지요.
‘님과 함께’가 시작되자마자 신승태 팬클럽 회원인 듯한 하늘색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풍선을 들고 환호와 박수를 치며 무대 앞에서 춤을 춰 분위기를 띄웠고 스님도 덩달아 춤사위를 선보이더군요.
그의 노래인 ‘사랑불’을 부를 때는 무대 앞뿐 아니라 대웅전 앞, 관람석 맨 뒤까지도 몸을 흔들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90여 분 진행된 산사음악회는 경찰분들과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참가자들이 질서 있게 하산하였고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마쳤습니다. 몇몇 참가자들과 얘기를 나누어 보니 처음 참가했다는 안산에서 온 관객은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 줄 몰랐다. 내년에도 꼭 오겠다’고 말하더군요. 또 다른 분은 ‘식사를 제공하는지 몰라 사찰요리 체험을 하지 못했다’며 너무도 아쉬워하며 자리를 떴습니다.
3년째 참가해 온 기자로서 올해 산사음악회가 가장 짜임새 있고 알차게 진행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많은 행사가 동시에 열려서 산사음악회에 참가하는 관객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주지 스님의 소망대로 내년엔 「군포올래행복축제」와 별도로 진행될지는 지켜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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