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정원지원센터 원데이클래스 '해피발렌타인_테이블센터피스'

2024년 10월, 개봉동 작은 점포들이 밀집해 있는

길에 구로정원지원센터가 새로 문을 열었다.

원래는 도서관 프로그램을 겸하던

작은 카페이던 곳이었다.

지금은 화초들을 벗 삼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구로정원지원센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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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같으나, 하는 내용이 다르니

들어서는 순간부터 기분이 남다르다.

구로정원지원센터에서는 매달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정기적으로 다양한 식물을 활용한 '원데이클래스',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가족이 있는 정원'이 열리고

달마다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3월에는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다정원'과

사회적으로 고립상태에 있는 청년을 위한

'마음정원'이 진행된다.

2월 '원데이클래스'에서는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하여

'해피발렌타인'이라는 제목으로

테이블 센터피스를 만들었다.

강사는 밸런타인데이에 좋은 사람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강좌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오전 6시부터 양재꽃시장을 돌며 꽃을 골라왔다는

강사의 말처럼 탁자에는 라넌큘러스, 스토크, 아미,

리시안셔스, 마가렛 등 갖가지 꽃들이

서로의 아름다움을 빛내듯 풍요롭게 놓여졌다.

참가자들 앞에 다섯 종류의 꽃이 하나씩 하나씩

놓일 때마다 행복이 쌓이는 기분이었다.

김춘수 시인이 쓴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구절처럼 꽃들은 참가자들의 손에서

조금씩 새로운 숨을 들이쉬었다.

강사는 꽃이 시들시들해 보이지만

실은 굉장히 싱싱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컨디셔닝이라고 꽃들이 더 이상 호흡하지 말라고

절화 처리, 즉 뜨거운 물에 줄기 끝을 담갔다가 와요.

그런데 끝을 사선으로 잘라서 꽃들이 물을 잘 먹으면

점점 꽃이 살아나고 굉장히 오래 꽃을 볼 수 있어요."

누군가를 위한 선물인 만큼 분홍색 상자가 주어지고

그 안에 레이스 같은 비닐을 둘렀다.

그리고 물을 담뿍 담은 오아시스를

상자 크기에 맞게 잘라서 넣었다.

강사는 중심이 되는 큰 꽃은

왼쪽에다 꽂으라고 조언했다.

왼쪽부터 시선이 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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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장 눈에 띄는 꽃을 꽂고

그 다음에 다른 꽃들을 차곡차곡

낮게 채워가면 된다고 하였다.

꽃을 꽂을 때는 물을 잘 먹을 수 있도록

오아시스에 2cm 정도만 꽂으라고도 하였다.

너무 깊이 꽂으면 꽃이

주변에 있는 물을 흡수할 수 없다고 한다.

꽃을 만지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대학교 3학년 때부터 플로리스트 디자인을 해왔다는

이제는 연륜이 깊어 보이는 강사는

두 시간 동안 '파베 기법을 이용한

테이블 센터피스'에 대해

최대한 많은 것을 알려주고자 힘썼다.

'작은 상자 속에 꽃이 균형 있게 배치되도록

꽃의 높이를 대칭으로 맞추고,

박스가 꽉 차도록 꽃을 사각형이 되도록 꽂아야 한다.

꽃이 오랫동안 건강할 수 있도록

잎사귀를 되도록 많이 떼어야 한다.' 등

많은 내용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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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러분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듯이

꽃을 꽂는 시간이었어요. 오늘 즐거우셨습니까?

이 꽃을 누구에게 주고 싶으신가요?"

참가자들이 사랑을 담아 만든

'테이블 센터피스'가 완성되었다.

누구는 남편과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했고,

누구는 다른 이가 운영하는 가게에 놓고 싶다고 했다.

용산구에서 찾아왔다는 참가자는

구로정원지원센터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하는지

궁금해서 찾아왔다고 하였다.

10대 초반의 딸과 함께 온 엄마도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꽃을 자르고 꽂아

자기만의 센터피스를 만든 딸은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

참가자들은 아름다운 꽃을 상자에 포장하였다.

꽃을 포장하는 이유는 이동하면서

꽃이 상하지 않기 위함이다.

예쁘게 포장된 꽃들은 구로정원지원센터를 나가며

곳곳으로 흩어졌다.

꽃에 담긴 소중한 마음도

참가자들의 발걸음을 따라갔을 것이다.

꽃은 우리 집 거실 탁자에 놓여졌다.

꽃들은 매력적인 모습만큼이나 진하고

향기로운 냄새를 퍼뜨렸다.

꽃내음이 행복한 마음을 뿜어낸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

구로정원지원센터는

앞으로 다가오는 봄을 준비하고 있다.

별다른 이유 없이도 꽃은 마음을 들뜨게 하고,

초록 잎들은 기운을 북돋게 한다.

봄을 품고 싶다면, 이곳에 오기를 추천한다.

봄을 맞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을

구로정원지원센터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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