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도심 속 갤러리 광명 영인 갤러리를 소개합니다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속에서 시원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광명에 불교 미술과 고 미술품 갤러리가 있다는 소식이죠.
고(古) 미술품 갤러리는 인사동이나 가야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개인 소장품 갤러리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왔습니다.
2024년 2월에 개관한 영인 갤러리는 하안동 밤일 마을에 위치해 있습니다.
건물 2층과 3층으로 2층 불교미술과 3층 현대미술로 나누어 있고 불교미술 8000여 점과 미술품 200여 점 그리고 개인 소장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입구 1층에서 문의하면 직원의 안내와 간단한 설명도 들을 수 있습니다.
입구를 지키는 와불을 보니 벌써부터 남다른 기운이 느껴집니다.
우와~!!
2층에 들어서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수많은 불상들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 장면에 잠시 멍한 기분이 들 정도였어요.
이 갤러리의 관장이신 김영규 회장은
불교의 가르침대로 살라고 당부한 어머니의 유언을 받들어 그때부터 수집하던 수석을 다 버리고 불교 수집품에 삼십 년 넘게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각지를 돌아다니며 수집한 결실이 바로 오늘의 영인 갤러리입니다.
맨 먼저 눈에 들어온 불상은 신라시대 금동 삼존불상과 불감, 금동 요령, 백제 금동여래입상, 고려 시대 금동불상입니다
또한 진덕여왕 2년의 토기 채색불상은 국내 유일하다 하니 그 가치가 증명된 거겠죠.
교과서로만 보았던 진귀한 불교 미술품을 눈앞에서 보니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합니다. ㅎ
오래된 17세기에 출토된 조선시대 불상입니다.
우리나라 불상은 작지만 순한 얼굴과 온화한 미소가 참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탱화도 많이 전시되어 있어요.
여기는 조선시대 반가사유상과 밀랍 불상들입니다.
반가 사유란 반쯤 다리를 꼬고 앉아서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자세를 말합니다.
마치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이 생각나지 않나요?
박물관에서 보았던 번쩍이는 반가 사유도 좋지만 이렇게 벗겨지고 세월의 흔적이 묻은 불상이 한결 좋습니다.
날것의 느낌도 나고요.
다음은 중국, 티베트 불상입니다.
수정으로 만들어진 불상은 명나라 시대 것으로 매우 귀하다고 합니다.
연화생파드마삼바바 불상은 연꽃에서 태어난 성자라고 해서 불리는 이름으로 티베트에 불교를 전한 구루린포체 불상입니다.
일본 불교 미술은 기록으로 남기는 특징이 있어 불경 관련 필사본이 많이 보입니다.
불상을 볼 때 가난한 사람의 불상은 위의 사진처럼 작고 소박한 반면 부자 사람들은 화려하게 금으로 장시한 불상을 모셨다고 하니
모든 중생을 보듬는 종교에서조차 빈부차가 보여 조금은 씁쓸했습니다.
참고로 저 화려한 불상은 패션디자이너 고 앙드레김 소장품이었다고 합니다.
티베트와 중국에서 온 인골 관련 미술품입니다.
고승의 사후 머리뼈로 만든 공양 그릇이나 다리뼈로 만든 갸링(피리), 인피로 만든 불경이에요.
사실, 보는 순간 모골이 조금 송연했지만 사후 남김없이 주고 떠난다는 티베트 불교의 철학이 담겨있는 것 같아 많은 공감이 갔습니다.
공간이 더 넓었다면 좀 더 여유 있는 전시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3층으로 올라왔습니다.
3층은 동남아 불교 미술과 현대미술, 고미술품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림을 둘러보는 중 추사의 작품이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조선 후기의 서예가로 알려진 추사는 서예는 물론 난을 잘 치기로 유명한데, 특히 위 쌍난 작품은 보기 드문 귀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신윤복, 김홍도, 허건의 그림까지 있으니 한 곳에서 조선시대 유명 화가의 그림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행운입니다.
근현대 미술의 거장인 박수근, 김환기, 이중섭, 등의 그림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프랑스 인상파 화가 클로드모네의 진품이라고 합니다.
모네의 전시회를 많이 봤지만 광명에서 진품을 보니 또 다른 감동입니다.
한쪽으로는 동남아 불상들이 전시되어 있네요.
불상들은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네팔 등 불교국가의 미술품들로 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동남아 불상의 특징은 좀 더 마르고 팔다리가 길고 의상이 화려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여성의 몸을 가진 불상도 간간이 보입니다.
이 밖에도 많은 보물들이 있는데 특히 세조가 소헌왕후의 극락왕생을 빌며 봉헌한 월인석보 옥책, 중국 진나라 왕희지 글씨, 고려시대 활자, 정약용과 율곡의 고서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너무 많은 문화재급 미술품들에 일일이 열거하지 못한 아쉬움이 큽니다.
다시 방문 기회가 있다면 천천히 둘러보고 깊이 감상해 볼 생각입니다.
관람을 마치고 영인 세계불교미술 전시장이라고 쓰인 표지판을 뒤로 한 채 나왔습니다.
종교를 떠나서 불교미술은 우리나라의 중요한 문화유산입니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으로 많은 미술품이 소실되거나 외국으로 유출되는 아픔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한 기업가의 30여 년 수고와 노력은 얼마나 빛을 발하는지요.
소중한 불교미술과 다양한 예술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우리에겐 참 행운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발걸음을 기대합니다.
영인 갤러리 관람시간
평일: 화 수 목 금 10:00~15:00
주말은 휴관
주소: 광명시 밤일안로17 영인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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