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전
봄향찾아 고성으로 떠난 길, 매향을 품다
봄이되 봄 아닌 양 꽃샘추위가 불과 얼마 전까지도 우리를 움츠러들게 했습니다.
22일에는 한낮의 기온이 20도로 올라가는 봄을 보러 고성으로 떠났습니다.
지인이 아직은 몇 송이 피지 않았다고 알려준 고성 연화산 옥천사입니다.
몇 송이 피지 않았다는 귀띔에도 옥천사로 향하는 차 안에서
설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기는 쉽습니다.
매화를 찾아, 봄을 찾아 떠난다지만
연화산 옥천사는 언제 찾아도 일상에 찌든
우리를 개운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진주에서 문산읍을 지나고 고개를 넘어 고성군 영오면에 이르자
들녘은 햇살이 곱게 드리워 차창을 스르륵 내리게 합니다.
봄 햇살과 봄바람을 곁으로 하고 개천면 사무소를 지나자,
옥천사로 가는 삼거리가 나옵니다.
영오천이라는 작은 하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냥 다리 하나를 건넜을 뿐인데 괜스레
속계(俗界)를 벗어나 선계(仙界)로 들어선 기분입니다.
연화산 자락이 찾는 이를 반갑게 안아줍니다.
일주문 앞에서 잠시 멈췄습니다.
공기가 달곰합니다.
일상 속 묵은내를 날립니다.
옥천사로 가는 길옆에는 나무 테크길이 놓여
찾는 이들의 걸음을 더욱 가볍게 합니다.
나무 테크 산책로가 끝나면 극락교가 나옵니다.
주차장이 있습니다.
차를 세우고 사천왕문으로 향했습니다.
서방을 지키는 광목천왕이 용을 한 손에 쥐고
여의주를 든 모습에서 부처님 앞에 손오공을 떠올립니다.
문을 지나자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가 경쾌합니다.
덩달아 걸음마저 상쾌합니다.
개울을 지나 계단을 하나씩 조심조심 밟고 올라갑니다.
자방루가 먼저 우리를 반기고 옥천사 경내가 반갑게 우리를 맞이합니다.
뜨락에는 작은 돌들이 촘촘히 놓여 있습니다.
걸음마다 돌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마치 풍경(風磬)소리 같습니다.
뜨락 한쪽에는 매화 세 그루가 우리에게 봄소식을 전합니다.
깊은 산중이라 따뜻한 아랫동네와 달리 여기는 매화가 드문드문 피었습니다.
더구나 홍매화는 가지치기를 많이 했습니다.
4송이가 분홍빛으로 곱게 피었습니다.
아마도 3월 말쯤이면 더욱 풍성하게 봄소식을 전할 듯합니다.
그럼에도 매향이 은은하게 우리의 코끝에 스며듭니다.
지지대에 의지해 몸을 가누는 모습이 한편으로 애처롭기도 합니다.
앙상한 가지 사이 사이로 생명을 품어
세상에 드러낸 게 너무 반갑고 고맙습니다.
자신을 잃지 않고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온 생명력을 모아 아름답게 꽃을 피웠습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인사를 다시금 건넵니다.
봄이 오듯, 우리 인생에도 꽃이 활짝 피길 응원합니다.
덕분에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매향을 품고 자방루를 거닐고 대웅전에서 부처님을 뵙습니다.
명부전, 산신각 등을 동네 마실 가듯 천천히 거닙니다.
머릿속 망상이 뜬구름처럼 흩어지는 기분입니다.
옥천에서 물 한 잔을 마십니다.
속세의 찌든 때가 씻겨 내려가는 듯합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옥천사를 나왔습니다.
그러다 마암면 장산숲에 들렀습니다.
아늑한 풍경이 평화롭습니다.
오래된 돌담 너머로 매화가 까치발로 우리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덕분에 장산숲 벤치에서 해바라기처럼 햇살에 기분 좋게 샤워했습니다.
장산숲 품을 떠나 길을 재촉하다 다시금 차를 멈췄습니다.
길가에서 홍매화가 붉은 신호등처럼 우리를 멈추게 합니다.
옥천사에서 보지 못한 넉넉한 홍매화의 붉고 맑은 기운을 여기서 만납니다.
마치 폭죽이 터지는 것 같이 홍매화가 길가를 뒤덮습니다.
옥천사 홍매를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주려는 듯합니다.
하늘이 청명한 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봄이 흐르는 고성으로 떠나면 어떨까요?
오가는 길에서 넉넉한 자연의 향기를 듬뿍 담아 오는
향기로운 나들이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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