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전
[블로그기자단] 우리 동네 안전은 우리가 지켜요! "마천1동 자율방재단"
글·사진: 블로그 기자단 추미양
요즘 안전 안내 문자 자주 받으시지요? 남부 지방의 대형 산불이 진화되었지만 건조한 날씨에 나들이객이 많아 화재 위험이 크기 때문이겠지요. 3월 24일에는 강동구 도로에서 땅 꺼짐이 일어나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했고, 3월 29일에는 창원의 야구장 NC파크에서 구조물이 떨어져 매점 앞에 줄 서 있던 관중이 숨졌습니다. 이런 화재, 사고 뉴스를 접할 때마다 생활 주변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미리 찾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마천1동 자율방재단의 ‘안전점검의 날’ 활동
송파구는 구민의 안전을 위해 27개 동주민센터에서 ‘자율방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달 4일은 ‘안전점검의 날’로 지정돼 있는데요. 마천1동은 안전의 날을 맞아 지난 8일 자율방재단 13명이 오전 10시에 ‘널문공원’에 모여 합동 환경 순찰을 시작하는데요, 주민의 안전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해 제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널문공원에 도착하니 자율방재단원들이 마천1동주민센터에서 가져온 빗자루, 쓰레받기, 쓰레기봉투를 챙기십니다. 마천1동주민센터의 하태황 주임을 비롯한 직원 세 분도 오셨고요. 하 주임은 오늘 활동할 지역과 활동 내용을 설명하셨어요.
“우선 널문공원 건너편으로 갑니다. 혜화동에 있는 동성중·고등학교가 이전할 예정인 나대지 주변에 녹지대가 길게 있는데 무단 투기한 쓰레기가 숨어있습니다. 경복궁요양원까지 걸어가시면서 쓰레기를 수거해 주세요.”
“초록공원과 주차장도 살펴보시고요, 천상어린이공원으로 이동하면서 안전을 위협하는 곳이 있는지도 점검해 주세요.”
쓰레기 수거를 통한 환경 정비
나대지 주변의 녹지에는 각종 생활 쓰레기가 꼭꼭 숨어있는데요, 단원들이 경사진 녹지대로 올라가 긴 집게로 쓰레기를 하나씩 집어냅니다. 수거한 쓰레기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파란색 대야와 정수기용 생수통이 있는데요, 파란색 대야는 날카롭게 깨져 위험해 보입니다. 포장도 뜯지 않은 두부는 누가 버렸을까요? 썩은 냄새가 확 올라옵니다.
녹지 아래의 인도와 차도 사이에 화단이 있습니다. 하주임은 이곳에 박혀있는 쓰레기를 끄집어냅니다. 인도를 지나던 사람이나 차도 바깥 차선에 불법 주차한 차량에서 던진 쓰레기 같습니다.
“이 지역은 절대적으로 주차 공간이 부족해 불법으로 주차해도 강력하게 단속하기 힘듭니다. 5월에 210대가 주차할 수 있는 거주자 전용 주차장이 만들어지니까 불법주차 문제는 해소될 겁니다.”
쓰레기 중에는 담배꽁초가 참 많습니다. 건조한 봄철에 함부로 담배꽁초를 버리면 화재로 이어지기도 하죠. 김영길(77) 단원은 20여 년 전부터 자율방재단 활동을 해온 유일한 남성이십니다.
“저는 마천1동에 자율방재단이 생길 때부터 10년 동안 단장을 했어요. 다른 일이 생겨 지금은 단원으로만 참여합니다. 한 달에 한 번이지만 마을을 위해 봉사하니 참 즐거워요.”
안전한 동네를 위한 순찰과 점검
초록공원으로 이동하면서 단원들은 구석구석 위험 요소가 있는지 순찰합니다.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대원 한 분이 살짝 발을 헛디뎠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보도블록 하나가 내려앉았네요.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발목 부상을 일으킬 수 있어 보수 요청 신고를 하기로 했습니다.
어린이 놀이터가 있는 ‘초록공원’ 안을 자세히 살펴보니 나무를 보호하는 연두색 안전망이 솟아올라 가장자리가 날카롭게 노출됐습니다. 아이들이 바로 옆 좁은 길을 지나가다 다칠 염려가 있네요. 공원 안쪽에는 깨진 플라스틱 통에 쓰레기가 넘칩니다. 한번 쓰레기가 버려지면 이곳에 또 다른 쓰레기가 쌓인다고 합니다. 단원들이 비닐봉지에 담아 수거했습니다.
초록공원을 나와 커다란 주차장으로 나왔습니다. 이곳은 내년 연말에 마천1동 복합청사가 들어설 자리입니다. 그런데 빗물받이 부근에 각종 쓰레기가 모여 있습니다. 32세부터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계시는 자율방재단 이월배(77) 단장님이 빗자루로 청소를 하시면서 한숨을 내쉽니다.
“일회용 음료 용기들만 널브러져 있고 담배꽁초는 이미 빗물받이 안으로 많이 들어갔네요. 폭우가 내리면 빗물이 잘 빠지지 않을 것 같아 속상합니다.”
마지막 순찰 장소인 ‘천상어린이공원’으로 이동하면서 단원들은 매 같은 눈으로 길 구석구석을 살핍니다. 재개발 예정 지역이라 방치되어 온 폐가도 점검합니다. 사람이 살지 않으니 벽에는 구멍이 났고 집 주위에는 버려진 화분과 각종 폐기물이 쌓여 있습니다. 강풍이 불면 폐기물들이 날아갈 것 같아 단원들은 꼼꼼히 집 외부를 살피며 안전 점검을 했습니다.
빗물받이 내부의 낙엽 제거
마지막 활동 지역인 ‘천상어린이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최근에 조성된 공원이라 깨끗했습니다. 그런데 빗물받이 안을 들여다보니 “앗! 낙엽이 잔뜩 들어가 있네요.” 직접 손으로 낙엽을 끄집어냈습니다.
“깔끔해진 빗물받이 안을 들여다보니 속이 후련합니다. 폭우가 와도 걱정 없습니다.”
안전점검의 날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단원들과 하 주임이 벤치에 둘러앉았습니다. 단원들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오늘 순찰하며 느낀 점과 점검한 내용을 이야기합니다. 하 주임은 단원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덕담을 전하고요.
“송파구 자율방재단은 2010년 설립됐는데, 2020년 12월 서울특별시 안전상을 수상했죠. 이때 크게 공헌한 분들이 마천1동 자율방재단이세요. 지금도 매달 정기적으로 자원봉사를 하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자율방재단 단원이라는 것에 자부심 느끼셔도 됩니다.”
자율방재단 단원들은 수거한 쓰레기를 트럭에 모두 싣고 장갑을 벗었습니다. 하 주임이 트럭을 몰고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며 민관이 함께 주민 안전을 지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전해진 마천아름길
취재를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마천역으로 가는 좁은 골목을 걸어가다가 ‘마천아름길’을 만났습니다. 마천아름길은 ‘알음알음 서서히 안전해지는 마을길’이라는 뜻입니다. 미로형 골목을 따라 노후주택이 많고 안전시설이 부족해 화재와 범죄 위험이 도사리고 있던 곳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LED 보안등, CCTV, 양심 거울, 보이는 소화기 등이 설치됐고, 쓰레기 배출구역도 표시되어 있습니다. 화단도 만들어지고 깨진 보도블록도 교체되어 범죄와 화재로부터 안전한 마을로 변했다고 합니다.
안전사고나 재난이 발생하면 관계 기관이 신속하게 대응하고 복구 활동을 전개하겠지만 예방이 더 중요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마천1동 자율방재단의 자발적인 안전지킴이 활동은 참 소중합니다. 단원의 대부분이 60~70대 어르신이어서 더욱더 고맙고요. 저도 안전 위험 상황을 발견하면 행정안전부의 ‘안전신문고’ 앱이나 사이트에 신고해야겠습니다.
“우리 동네 안전은 우리가 지켜야죠”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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