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3동주민센터에서는 시니어영어학당 수업이 인기다

“Straw, please!”

(빨대 주세요!)

“He's strong(그는 힘이 세다)”

“straw와 strong의 발음을 헷갈리면 안 돼요.”

영어 문장을 열심히 말하고 있는 이곳은 가양3동주민센터다. 시니어영어학당이 시작된 강의실 안에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모여 영어를 배우고 말하는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3월에 개강한 시니어영어학당은 정원 20명이 다 차고도 지원자가 많아 대기자까지 받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젊은 사람들에게도 영어는 어렵게만 다가오는데 어르신들의 영어 공부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게 느껴졌다.

영어를 가르치는 박미령 강사도 70세가 넘었기에 누구보다 어르신들의 고충을 잘 이해하고 맞춤형 영어를 지도하며 학습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영락고등학교 가정 선생님으로 일하다가 연세어학당에서 영어 공부를 한 후, 2007년부터 18년째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박미령 강사는 꼼꼼하게 잘 가르쳐서 많은 어르신 학생들이 좋아한다.

가양3동주민센터의 2층 강의실에서는 매주 월요일 시니어영어학당 수업이 있다

“저는 수강생분들을 존경해요. 저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수업에 잘 참여하시고 숙제도 해오시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박미령 강사는 오히려 수강생들에게 본인이 배우고 있다며 건강하게 나이 들어 배우고 싶은 것들을 잘 배우며 살아가는 모습으로 본인도 나이 들고 싶다고 고백한다.

시니어들이 영어를 배우는 일은 쉽지 않다. 박미령 강사는 A, B, C도 몰랐던 분이 10년이라는 세월을 배우면서 중급 레벨까지 올라가시는 것을 보며 가장 보람되었다고 한다. 꾸준함이 능력보다 더 최고의 무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박미령 강사는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저는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이분들에게 배울 점이 많아요.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배울 시기에 못 배웠을 뿐이지 배웠다면 이분들은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었을 겁니다. 수강생들을 보며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어를 배우는 데 나이가 제한이 될까요? 그렇지 않다. 박미령 강사의 수업을 듣는 분들 중에는 연세가 89세인 학생도 있으니까. 누구나 하고 싶은 마음과 건강만 있다면 잘할 수 있다.

84세 한기선 할머니는 영어 공부를 하며 즐겁게 일상을 살고 있다

시니어영어학당에서 열심히 수업을 듣고 있는 한기선 할머니(84세)는 영어 공부를 오래전에 시작해 중급 수준에 이르렀다. 가양3동주민센터 시니어영어학당 수업은 기초를 다루고 있어 복습을 하고 싶은 마음에 참여하고 있다.

“병원에 가도 커피숍을 가도 영어로 표현된 부분이 많아서 알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처음엔 어려웠지만 지금은 배운 것들을 잘 쓰면서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시니어영어학당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일상 속에서 만나는 영어를 어렵지 않게 배우고 싶은 마음이다

한기선 할머니는 일상생활 속에서 영어를 만날 때마다 몰라서 답답했던 적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 답답함을 해결하고 좀 더 즐겁게 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영어 공부는 이제 삶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영어를 잘하니 주변에서 부러워하기도 하고 나도 배워보고 싶다는 친구들도 많아 언제나 주민센터 수업을 추천하고 있다.

“쉽고 자세하게 잘 가르쳐 줘서 어렵지 않게 공부할 수 있어요. 잊어버릴 때마다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하죠. 그러다 보면 입으로 말할 수 있게 돼요!”

강서구의 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수업에 참여하며 일상을 의미 있게 보내는 어르신들이 많다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잘 쓰는 것이 영어 공부의 목적이라는 한기선 할머니처럼 많은 어르신들이 영어를 공부하며 오늘보다 내일이 한 뼘 더 성장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영어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박미령 강사는 “나중은 없어요, 지금부터 연습하세요, 발음이 안 될 때는 내 나이만큼 반복해 보세요!”라고 말한다.

시니어영어학당은 12월까지 수업이 진행된다

50분 수업 시간 동안 수업에 참여한 시니어들은 질문도 적극적으로 하며 입으로는 열심히 말하고 손으로는 부지런히 노트에 적었다. 매주 수업이 열리는 월요일을 기다리며 일주일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강서구의 동 주민센터에서는 유아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좌와 수업이 열리고 있다. 신청 시기에 맞춰 수강 신청을 한 후 수업에 참여할 수 있으니, 관심이 있는 분들은 가까운 주민센터에 문의해 보시길 추천한다.

아름다운 봄날 배우고 싶은 것에 도전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강서까치뉴스 명예기자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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