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만여 명의 수험생을 위해

식단 관리, 수면·멘털 관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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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서울도서관 외벽에 수험생을 응원하는 대형 현수막을 게시했다.

‘수능’이 임박해 수험생들의 마음이 급해졌다. 식단·체력 관리부터 수면·멘털 관리에 이르기까지 최고 성적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수능 레이스, 요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 중 하나인 수능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52만여 수험생을 위해 전국이 멈추는 수능일

스산한 찬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11월이면 대학 입시를 앞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아주 중요한 날이 찾아온다. 바로 ‘수능’이라고 부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날이다. 올해 수능은 11월 14일 목요일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실시된다. 응시자는 전년보다 1만 8,082명 증가한 52만 2,670명이다.

오래전부터 수능은 단순한 시험이 아니었다. 온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큰 이벤트였다. 수능 당일에는 비행기 노선이 바뀌고 도로가 통제될 뿐 아니라 지하철 운행 대수가 늘기도 한다. 관공서와 기업체는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 이후로 조정한다. 경찰서 등 행정기관의 비상 수송 차량이 수험생 이동 경로에 배치되어 이동 편의를 지원한다. 수능 당일 시험장 200m 전방부터는 차량 출입을 통제한다.

3교시 영어 영역 듣기 평가 시험 시간에는 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항공기·헬리콥터 이착륙 시간이 조정되고, 포사격 및 전차 이동 등 군사훈련도 잠시 중단된다. 수험생들이 시험을 방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 52만여 수험생을 위해 전국이 멈추는 것이다.

이렇듯 수능에 온 국민의 관심이 모이는 까닭은 시험 결과가 수험생 개인의 진로와 미래 직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수능은 단순한 시험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위한 기회다. 그만큼 긴장감이 높아지는 수능 기간, 수험생과 그 가족들은 이를 어떻게 관리하며 극복하고 있을까.

슬기로운 수험 생활을 위한 ‘수능 루틴’

슬기로운 수험 생활을 위한 수능 루틴

쌍둥이 자매 유나현 학생과 유다현 학생은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수능 루틴’을 만들었다. 평소 긴장하면 복통이 잦았던 나현 학생은 건강한 먹거리로, 다현 학생은 공원 산책으로 마음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계절 채소와 단백질 중심의 식사를 하고 있어요.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거나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요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따뜻한 물을 수시로 마시고 있고요”

“저는 주변을 산책하며 평정을 찾으려고 해요. 시간이 없을 때는 10분 산책이라도 꼭 해요. 그러면 머리가 다시 맑아진 느낌이 들거든요”

두 자매는 공부를 하다 복잡하거나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함께 풀면서 크로스체크를 하고, 장시간 의자에 앉아 공부하느라 굳은 근육을 서로 풀어주기도 한다. ‘수능 메이트’가 있어 좋은 이유다.

스트레칭으로 피로와 긴장을 풀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수험생도 있다. 학습 시간의 절대량을 확보하는 게 우선인 지금, 임지민 학생은 교실이나 집에서 짬을 내 스트레칭을 하거나 명상 등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수험생은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기 때문에 근육이 쉽게 뭉치는데, 뭉친 근육은 목과 어깨 통증을 비롯해 두통까지 유발하며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1시간 정도 공부를 한뒤 5~10분 스트레칭을 해요. 목과 어깨 통증을 막기 위해 평소 폼 롤러로 근막을 풀어주기도 하고요”

수험생 대부분은 주변 어른과 친구들의 응원을 받는다. 학부모들은 기도를 하러 가고, 친구들은 서로 응원의 메시지를 나누기도 한다. 미리 시험에 붙으라는 의미로 찹쌀떡과 엿을 건네기도 한다. 시험 즈음에는 서로 선물을 챙길 정신이 없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얼마 전 친구한테서 안경닦이를 선물 받았어요. 부드러운 극세사 소재에 ‘찰떡합격’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죠. 안경을 닦는 데 쓰지 않고 책상 위에 부적처럼 올려놓았는데, 볼 때마다 웃음이 나고 기운도 나요.”

김영준 학생은 선물이 힘겨움을 이겨낼 수 있는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준다고 말한다. 역시 수능을 앞둔 한소라 학생은 집에 때아닌 ‘미역국 금지령’이 내려졌다며 웃음 짓는다. “원래 소고기 미역국이 식탁에 자주 올라왔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엄마가 당분간 미역국을 끓이지 않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유를 여쭤보니 미역을 먹으면 시험에 미끄러진다는 속설이 있다고 설명해주셨어요”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가 귀띔하는

수험생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식단 & 제대로 먹는 법

식사는 매끼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

뇌세포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혈당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에너지원 공급이 중요하다. 끼니마다 달걀·콩·고기 등으로 1~2종류씩 준비해 단백질을 보충해주고, 잡곡밥과 과채류도 1~2종류씩 구성해 세트 메뉴를 먹도록 한다. 단, 케이크나 빵 같은 밀가루 음식만 먹을 경우 혈당이 급격히 올랐다 바로 낮아지면서 집중력 또한 떨어지니 주의한다.

뇌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식단은 따로 있다.

뇌의 원활한 에너지 공급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뇌세포가 건강해야 한다. 뇌세포의 재료가 되는 단백질,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산소 공급도 중요하니 주기적으로 환기나 산책을 통해 신선한 공기를 자주 마시도록 한다.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

식사 습관을 통해서도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음식을 먹을 때 꼭꼭 씹어 먹는 것. 30회 이상 충분히 씹어서 섭취하면 뇌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뇌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뇌에 산소 공급이 잘되면 뇌세포 활성화에 도움이 되며 이로써 집중력이 향상된다.

물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수험생들이 간과하기 쉬운 음식 중 하나가 물이다. 우리 몸의 60~70%는 물로 이루어져 있다. 공부에 집증하다보면 의외로 수분 섭취가 적어지는데, 하루에 1.2~1.5리터의 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수분 섭취는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2시간 간격으로 한 컵 정도의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여보자.

잘 모르는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한다

수험생을 둔 엄마들은 그야말로 전전긍긍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많이 찾는 한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은 건강한 식사와 더불어 오래 먹어야 그 효능을 볼 수 있다. 다급한 마음에 이것저것 시도했다가는 설사나 복통 등을 일으켜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다. 수험생의 긴장도를 고려해 너무 맵고 자극적인 음식이나 날음식은 주지 않는 것이 좋다.

시험 당일 카페인은 금물이다

카페인은 짧은 시간 동안 두뇌를 깨우고 집중력을 높여준다. 하루 적정 카페인은 원두커피로 1~2잔이다. 너무 많이 마시면 초조해지거나 화장실을 자주 가게 돼 오히려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특히 시험 당일 커피는 금물이다.

최상의 컨디션을 위한 멘털 관리부터 식단 관리까지

“수능 전날 폭 잤어요. 처음에는 한 문제라도 더 풀겠다고 책상에 앉았는데, 심박수가 높아지는 등 오히려 긴장감만 커지는 것 같아 컨다션 관리를 하기 위해 취침을 선택했습니다. 그게 시험 당일 문제를 푸는 데 집중할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아요” 지난해 좋은 수능 성적으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대학생 김성원씨의 말이다.

수능 코치 등 전문가들은 수능 시험 당일에는 적어도 오전 8시 10분 이전까지 시험장에 도착해 차분하게 시험을 치를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수능 이브’라고 부르는 시험 전날에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밤 12시 이전에 취침해 최소 6-7시간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오지희 마인드카페 심리상담센터 원장은 “잠들기 30분 전에는 휴대폰을 비롯한 전자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라고 말한다. 공부를 조금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도 새로운 문제를 풀거나 밤을 새우기보다 숙면을 취하는 게 학습 관리 및 멘털 관리에 훨씬 낫다는 이야기다. 잘 안 풀리는 문제가 나오는 등의 돌발 상황에 대비해 평소 자신만의 마인드 컨트롤 방법을 생각해 두는 것도 좋은 스트레스 관리법이다. 또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경우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할 것인지, 그냥 넘어갈 것인지 상항에 따른 판단을 미리 정해두면 실전에 도움이 된다. <위기주도학습법>의 저자 임현서는 말한다. “흔들리지 않는 멘털을 위해 자신만의 룰을 세워두는 게 좋습니다”

수험생은 스트레스로 인해 소화기관이 예민해질 수 있고, 식사에 따라 컨디션이 급변할 수도 있다. 박영숙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신체의 긴장이 고조되는 수험 전날과 당일은 소화가 어려울 수 있는 자극적인 음식,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시험을 앞두고 몸에 좋은 보양식을 먹거나 평소 먹지 않던 약을 챙겨 먹을 경우 위와 장에 무리를 주거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야식을 먹는 것도 다음 날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으니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나친 섭취만 아니라면 다크 초콜릿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다크 초콜릿은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마음을 평안하게 만들어줍니다. 카카오 함량이 50% 이상 돼야 달콤 쌉싸름한 카카오 본연의 맛을 느낄수 있어요. 잠이 안 올 때 우유에 녹여 한 잔 정도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래도 저래도 집중이 잘 안될 때는 과감히 쉬는 것이 낫다. “너무 피곤하니 좀 쉬라는 신호일 수 있다”라고 이아라 경희의료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말한다. “햇볕을 쐬며 산책을 하는 등 마음을 평온하게 해보세요. 뇌가 스르르 다시 집중하게 될 겁니다.”

‘D-day OO일’, 유통업계도 수능 마케팅에 돌입

다양한 수능 마케팅 제품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수험생에게 도움이 되는 관련 상품의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험생의 두뇌 회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견과류의 매출이 20% 이상 큰 폭으로 올랐다.

11월이 다가오면서 수능 기간에 가장 많이 찾는 대표적 응원 선물인 수능 합격 엿 세트를 찾는 사람도 늘었다. ‘시험에 합격해 대학에 찰싹 붙어라’라는 의미의 점도가 있는 선물로 엿 세트 외에 떡 세트, 초콜릿 세트까지 다양하다. 피로가 누적되어 체력 관리가 필수적인 수험생들을 위한 피로 해소제, 영양제, 비타민도 인기다.

수험생을 위한 건강 먹거리 관련 상품 뿐만 아니라 컨디션과 페이스 조절에 도움을 주는 힐링 상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허브 특유의 향으로 기분 전환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는 허브차와 관자놀이에 바르면 시원한 느낌을 주고 숙면에도 도움이 되는 아로마 제품으로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수험생이 늘었다.

수험생의 수면 관리를 위한 기능성 베개도 최근 판매율이 부쩍 늘었다. 수면의 질이 학습의 질을 좌우한다는 생각에서다. 마트나 온라인 가정용품 쇼핑몰에서는 보온병, 보온 도시락 등 수험생에게 필요한 제품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수능은 서리와 함께 온다”라는 말도 있듯 수능 한파에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을 배려한 보온 아이템도 온라인 주문이 크게 늘었다. 핫팩, 전기 손난로, 무릎담요 등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동시에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주는 수능 필수템이다.

‘수능 시계’라 불리는 손목시계도 수험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적절한 시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시험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아이 방 안에 공기 정화 화분도 들이고, 삼림욕하는 기분을 느끼라고 디퓨저도 놓았어요. 실내를 쾌적하게 해 수험생이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수험생 아들을 둔 박미경 씨는 말한다. 간절함을 품고 수능에 응할 52만여 수험생. 이들이 미래를 꿈꾸며 치열하게 보낸 시간이 정당한 보상을 받기를 응원하는 마음과 손길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온라인 학습 콘텐츠와 맞춤형 멘토링을 제공하다

서울런(Seoul Learn)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6~24세의 중위소득 60% 이하·법정 한부모가족·학교밖·다문화가족·국가보훈대상자·북한이탈주민 청소년에게 무료로 유명 인터넷 강의와 일대일 멘토링을 제공해 교육 격차 해소를 돕는 프로그램, 올 10월부터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배움을 지속하기 어려운 가족돌봄청년, 건강장애학생, 관의 아동복지시설 보호 아동, 가족쉼터 보호 아동까지 서울런 가입 대상자로 확대했다.

특히 서울런의 중·고등학교 교과를 공부하는 회원(검정고시 포함)에게는 일대일로 진행하는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입을 앞둔 학생에게는 ‘맞춤형 진로 및 진학 상담’ 프로그램이 인기다. 상담 프로그램은 대입 전형, 수시 최적 전략, 학교밖청소년을 위한 대입 전형 상담, 합격 예측 리포트 등을 제공한다. 또 정시 지원자를 위한 일반 전형, 기회 균등 전형 상담도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교실·집 등 좁은 공간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스트레칭

어깨 스트레칭

① 머리 뒤쪽으로 양팔을 들고 왼손으로 오른 팔꿈치를 잡아 아래쪽으로 10초간 눌러준다. 반대쪽도 똑같이 실시한다.

② 앉은자리메서 양손을 어깨 위로 올린 뒤 팔꿈치로 천천히 원을 그리며 어깨관절을 부드럽게 돌려준다.

팔목 스트레칭

① 앉은 자리에서 양손의 손가락을 한 번에 쫙 폈다가 구부리기를 10회 반복한다.

② 왼팔을 앞으로 뻗은 뒤 오른손으로 왼 손바닥 전체를 위쪽으로 감싸 부드럽게 젖히며 몸쪽으로 천천히 당겨준다. 반대쪽 팔도 똑같이 실시한다.

목 스트레칭

① 허리를 꼿끗하게 편 채 목을 좌우로 부드럽게 돌리되 왼쪽을 바라보며 3초, 오른쪽을 바라보며 3초간 유지한다. 10회 반복

② 고개를 천천히 뒤로 젖혀 하늘을 바라보는 자세로 3초, 턱을 몸쪽으로 당기며 3초간 유지한다. 10회 반복. 특히 수험생은 거북목인 경우가 많다. 목이 뻣뻣해지고 통증이 오면서 어깨와 등까지 아플 수 있다. 책상에 앉을 때 의식적으로 턱을 가슴 쪽으로 바짝 당기고, 등과 허리를 꼿꼿하게 펴야 한다.

도움말: 김주하(필라테스 강사)

[관련링크] 원문: 서울사랑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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