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고 괜스레 마음이 바빠집니다.

머리는 복잡한데 새해를 맞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파도가 친구가 되어 주는

통영 삼칭이길을 걸으면서 복잡한 머리를 비우고

다시 처음으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졌습니다.

삼칭이길은 해안 침식을 막기위해 쌓은 제방이었던

4Km의 해안도로입니다.

도남관광단지의 금호 통영 마리나리조트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영운리 마을 사이에 있는

바닷길 입니다.

어디에서 시작해도 좋습니다.

찾은 날은 영운리 마을에서 시작했습니다.

삼칭이길에 있는 한산마리나호텔 근처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바다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호텔 사이를 지나면 걷기 좋은

해안 길이 산책로가 되어 우리를 맞이합니다.

해를 가슴에 담습니다.

해를 따라온 바다가 성큼성큼 다가옵니다.

하늘을 품은 바다는 푸릅니다.

하늘보다 더 시리도록 푸르고 맑습니다.

덩달아 일상 속의 번잡한 생각이

푸르게 푸르게 물들어갑니다.

물은 맑고도 맑습니다.

내 안의 묵은 때를 맑고 푸르게 씻는 기분입니다.

그러다 바다로 향한 벤치에 숨을 고릅니다.

해바라기처럼 해를 바라고 바다를 담습니다.

불멍보다 좋은 물멍

넋 놓고 물 구경을 합니다.

삼칭이길의 삼칭은 삼천진에서 유래했습니다.

종9품 무관인 권관(權管)이 수군을 이끌고

주둔하는 삼천진은 원래 통영이 아니라

사천시 삼천포에 있었습니다.

삼천진이 통영으로 옮겨오며 이름도 따라왔습니다.

저 앞에서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가 오가는

바람의 인사에 슬핏슬핏 물결로 답례합니다.

마음에 평화가 일렁입니다.

햇살을 알알이 품은 바다의 윤슬이 곱습니다.

알알이 박힌 보석들이 가슴에 꽉 차게 들어옵니다.

오가는 바람이 참 차가우면서 시원합니다.

달곰합니다.

그러다 바위섬인 복바위에 이릅니다.

세 개의 바위섬이 나란히 서 있습니다.

복바위에는 애틋한 전설이 깃들어 있습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보다 더 오래전

하늘나라 옥황상제를 호위하던 무사 3명이

선녀 셋과 함께 이곳에 내려와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옥황상제가 화가 치밀어

불벼락을 내려 모두 바위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마치 무대인 바다를 잘 보라는 듯 해안 길이

바다 쪽으로 기다랗게 앉아 쉴 틈을 내어줍니다.

관람석에 앉아 주인공 바다와

하늘의 푸른 공연을 구경합니다.

오르고 내리지 않습니다.

평탄합니다.

그저 바다의 오가는 사이로 길은 일직선이 아니라

굽고 굽었을 뿐입니다.

그림 같은 풍광을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때때로 벤치에 앉아 오가는 바람과

바다, 하늘을 벗 삼기 좋습니다.

뛰어가는 사람,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모두가 각자의 걸음 속도로 이 풍광과 함께합니다.

지친 마을에 시원한 숨결이 깃듭니다.

풍경이 우리의 걸음을 붙잡아 절로 느려집니다.

어지럽던 마음이 시나브로 맑아집니다.

거대한 종(鐘)을 하늘에 매달아 놓은 것처럼 보인다는

종현산(188m)을 삼칭이길은 돌아갑니다.

하늘의 맑은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듯합니다.

나와 바다와 하늘이 존재하는 길.

바다와 하늘은 일상에 지친 우리를 감싸안습니다.

기운을 가슴에 담았습니다.

이제는 이들 곁을 떠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습니다.

한 번쯤은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면,

다시 처음의 시간으로 되돌아갈 에너지를

얻고자 한다면 삼칭이길을 걸어보면

좋고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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