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비암사( 碑岩寺)는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 다방리에 있으며며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 소속의 사찰입니다. 백제의 마지막 사찰로 알려져 있으며, 국보로 지정된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癸酉銘全氏阿彌陀佛碑像)을 비롯하여 국보와 보물을 다수 보유한 사찰이랍니다. 비암사는 창건 연도가 확인되지 않고, 사찰 이름도 확실하지 않지만, 비암사에서 출토된 석불 비상의 명문에 '계유년과 해명 법사'라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적어도 계유년(673년)에 창건되어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비암사에서는 해마다 4월 15일에 백제대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향토문화대전 참조).

주요 시설로는 대웅전, 명부전, 극락보전, 산신각, 향적당, 범종각, 삼층석탑 등이 있으며 주요 문화재로는 국보인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 보물인 기축명아미타불비상(己丑銘阿彌陀佛碑像), 미륵보살반가사유비상(彌勒菩薩半跏思惟碑像), 극락보전(極樂寶殿)이 있는데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 기축명아미타불비상, 미륵보살반가사유비상은 현재 국립청주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세종특별자치시 유형문화재인 영산회 괘불탱화와 소조아미타여래좌상, 삼층석탑이 있답니다.

주차장에서 비암사를 바라보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세종시 보호수인 느티나무입니다. 수령이 800년을 넘긴 고목으로 높이가 15m, 둘레가 7.5m나 됩니다. 이 나무에는 재미나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는데요, 흉년에는 잎이 아래서부터 위쪽으로 피어 오르고, 풍년에는 위에서 아래로 피어 내린다고 하는군요.

느티나무 앞 당장 아래에 철쭉이 봄철처럼 활짝 피어 있어요. 가을에 한두 송이가 피는 것은 더러 보았지만 이처럼 나무 전체에 활짝 핀 것은 보기가 어려운데, 이곳에서는 올해 처음이 아니고 지난해에도 보았으니 매년 이렇게 피나 봅니다. 철모르는 아이인가, 철없는 아이인가...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니 정말 예쁘게 피었습니다.

담벼락에는 담쟁이덩굴이 이처럼 예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붉은 색감에서 가을이 깊어져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네요.

비암사 마당으로 들어서면 정면에 삼층석탑이 우뚝 서 있습니다. 이 삼층석탑은 세종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1층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올린 형태로, 기단의 네 면과 탑신부의 각 몸돌에는 기둥 모양을 조각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 1층 탑신은 2층, 3층의 탑신과 비교하여 매우 긴 편이며 지붕돌이 몸돌에 비해 둔해 보이고, 밑면의 받침이 4단인 점 등을 통해 고려시대에 세운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삼층석탑에서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국보), 기축명아미타불비상(보물), 미륵보살반가사유비상(보물) 3점의 비상이 발견되었으며, 현재 국립청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현지 안내문 참조).

삼층석탑 주위에는 소원을 담은 소원지들이 빼곡히 매달려 있습니다.

비암사 대웅전의 모습입니다. 대웅전은 사찰에서 석가모니불을 봉안하는 불교 건축물입니다. 격을 높일 경우 대웅보전이라고도 하며 항상 사찰의 중심에 위치하는데 '대웅'은 석가모니의 별호라고 합니다. 대웅전에는 대체로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협시보살로 좌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두는데 대웅보전이라 할 때는 좌우에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를 모시기도 합니다.

대웅전 내부의 모습입니다.

대웅전 우측에는 극락보전이 있는데요, 이 극락보전은 세종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었는데 2021년 2월 26일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승격되었습니다. 불단에는 세종시 유형문화재인 아미타불좌상을 봉안하고 있습니다.

극락보전 내부의 소조아미타여래좌상의 모습입니다. 진흙으로 만든 매우 큰 소조 불상으로 높이는 196cm, 어깨 폭 89cm, 무릎 폭 132cm입니다. 표현 양식을 보면 17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17세기 소조 불상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라고 합니다(현지 안내문 참조).

대웅전 좌측에 있는 명부전(冥府殿)의 모습입니다. 유명계의 시왕(十王)을 봉안하여 시왕전이라고도 하며, 지장보살을 봉안하여 지장전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대웅전과 극락보전 사이로 난 계단을 따라 언덕 위로 올라가면 비암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신신각(山神閣)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신각은 불교가 한반도에 토착화되는 과정에서 그에 수용된 산신(山神)을 모신 사찰의 건물이라고 합니다.

산신각 옆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비암사 전각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아침 햇살이 비치는 산자락이 감싸고 있는 것 같아 포근한 느낌을 주는군요.

다시 마당으로 내려와 범종각(梵鐘閣)으로 가봅니다. 범종을 달아 놓은 전각을 말하며 절에 따라 범종루·종각·종루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단층일 경우 각(閣)이라 하고 중층일 경우 루(樓)라고 한답니다.

비암사를 한 바퀴 돌아본 다음 주차장 옆에 있는 다비 숲 공원을 걸어봅니다. 다비 숲 공원은 저물어가는 가을의 고즈넉함을 즐기기에 좋은 곳입니다.

다비 숲의 작은 정자자 주위로 아직 떨어지지 않은 단풍잎이 곱게 물들어 있네요.

다비 숲 공원 앞에는 적은 연못이 하나 있고 그 주위를 따라 데크길이 만들어져 있는데요, 데크 위에 은행나무 잎이 소복이 쌓여 운치가 있습니다.

비암사와 다비 숲 공원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비암사 입구에 있는 도깨비 도로를 체험해 봅니다. 도깨비 도로는 실제로는 내리막이지만 착시현상으로 오르막으로 느껴집니다. 차를 세우고 있으면 마치 차가 굴러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져 재미있습니다. 비암사와 다비 숲, 그리고 도깨비 도로 체험까지 해 보고 만추의 비암사 나들이를 마무리합니다. 비암사는 인적이 뜸하여 저물어가는 가을 분위기에 푹 빠져 사색을 즐기기에 너무 좋은 곳입니다. 머리가 복잡하거나 마음의 정리가 필요할 때 한번 들러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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