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공감 4월 [Vol.145]

나른한 봄철 몸이 축축 처지고 입맛도 부쩍 떨어지는 것만 같다.

입맛을 돋울 영양 만점 제철 음식으로 기력을 보충하고 건강도 챙겨보자.

봄날 하동엔 집 나간 입맛 되찾을 묘약과도 같은 음식이 기다린다.

십리벚꽃길 끝에서 만난 봄날의 식탁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펼쳐지는 하동 십리벚꽃길. 벚나무 터널이 이어진 길은 새악시 볼처럼 발그레한 빛이 감돌며 금세라도 꽃망울을 터트릴 기세다. 그 길의 끝자락 쌍계사 초입에 딱 쉬어가기 좋은 ‘쉬어가기 좋은 날’ 식당이 자리한다. 1992년 임채연·김경희 부부가 문을 열어 30년 넘게 운영 중이며, 지금은 혜민·재섭 남매가 함께하고 있다.

“더덕 껍질·돼지감자·둥굴레·작두콩·우엉을 넣어 매일 직접 끓여요. 물이 최고의 보약입니다.”

김 대표가 권하는 따뜻한 차 한잔에 아침부터 내달렸던 부산한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갖가지 천연재료가 우러난 진한 맛, 그야말로 약차가 따로 없다. 물맛이 좋으니 음식 맛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다. 예부터 섬진강 일대는 ‘물 반 재첩 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재첩요리가 유명하다. 아니나 다를까 제철 재첩과 더덕으로 구성된 ‘재첩더덕정식’을 내어준다.

경상도와 전라도가 어우러진 맛 자랑

임 대표가 만든 투박한 식탁 위에 하동 섬진강 쌀로 지은 밥과 재첩국·재첩회·더덕구이·더덕 도토리전이 정체를 드러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열다섯 가지 다채로운 반찬들로 시선 강탈, 풍성한 재료가 안기는 식감의 변주는 일품, 은근한 감칠맛이 입맛을 제대로 저격한다.

경상도 목수에게 시집온 전라도 아낙의 맛깔스러운 손맛과 하동의 자연이 내린 재료가 어우러진 맛이랄까. 천년고찰 쌍계사 어귀라 채식 식단을 고수하며, 영양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제철 재료 중심으로 반찬 구성은 조금씩 달라진다.

쉬어가기 좋은 날에서 잠시 쉼표

새끼손톱만 한 재첩이라고 우습게 볼일이 아니다. 간 기능개선·빈혈 예방·심혈관 개선·면역력 강화 등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더덕도 기관지 건강 유지·소화 개선·항산화 작용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하니 나른한 봄철 활력을 찾아줄 음식으로 안성맞춤이다.

“휴식도 건강한 삶의 일부입니다. 쉼표가 필요한 누구나 오셔서 쉬어가라는 의미로 ‘쉬어가기 좋은 날’이라는 가게 이름을 짓고 직접 새겼습니다.” 부부의 바람대로 가게 내부 벽면에는 유명 연예인, 작가, 운동선수 등 많은 이가 쉬어간 흔적들로 빼곡하다.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지만, 음식 맛은 변함없이 지켜가고 싶다는 부모님의 영업 철학을 존중해요.” 부모님의 힘듦을 덜어드리려 가게환경을 조금씩 개선해나가고 있는 효녀 혜민씨는 부부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계절주로 담근 오미자 막걸리가 화사한 분홍빛으로 일렁인다. 봄 벚꽃으로 흐드러질 하동 섬진강 일대로 봄 식도락 여행을 서둘러보자.

info

쉬어가기 좋은 날

하동군 화개면 쌍계사길 6

055)883-4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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