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논산시 소셜미디어 서포터즈 김순동입니다.

티끌 하나 가린 것 없는 파란 가을 하늘입니다. 눈이 부시게 푸른 하늘과 산마다 알록달록 수놓은 단풍에 어디든지 훌쩍 떠나고 싶은 날인데요. 한옥이 아름다운 노성면 명재고택을 찾았습니다. 가을날 명재고택은 줄지어 선 항아리와 그 위 언덕에 나란히 선 300년 보호수 느티나무 단풍이 너무나 매력적인 곳입니다.

긴 여름 한철을 장식했던 배롱나무는 어느새 잎까지 다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습니다. 가지 끝이 거무튀튀해서 마치 말라죽은 듯한데요. 이 상태로 내년 4월까지 시간을 보냅니다. 보기에도 근엄한 사랑채 앞에는 붉게 물든 나뭇잎이 인상적인데요. 이런 풍경을 보려고 평일 오후에도 방문객은 점점이 이어집니다.

몇 백 년 전부터 있었던 고택이니 조선시대에는 이 자리에 일하는 사람들이 높은 곳의 어른을 올려다봤겠지요. 계단은 몇 안 되지만 고개를 들어야 보이는 기와집은 가을 햇살을 받아 부드럽고 고풍스러워 보입니다.

고택은 봉당에 앉아도, 툇마루에 걸터 앉아도, 또는 창밖에서 들여다보아도 어느 곳이나 다 기념사진입니다. 가을을 맞은 자연은 한옥 주위를 한층 더 깊은 분위기로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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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에서 언덕으로 발을 옮기면 나란히 서 있는 절구통과 그 뒤의 얕은 기와 담, 그리고 항아리들이 참 조화롭습니다. 그 뒤로 사당 앞의 은행나무는 열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듯 가지가 땅에 닿을 듯 늘어졌습니다. 은행나무는 보통 11월 중순에 절정을 맞는데 그때야말로 장관입니다.

은행나무에서 조금 눈을 돌리면 언덕 위의 느티나무가 나란히 보입니다. 삼백 년 수령의 보호수인 느티나무는 아래에서 볼 때에는 하늘을 배경으로 잘 어울린다 정도이지만 위에서 내려다볼 때에는 항아리와 어울려 감탄을 자아냅니다.

오후의 햇살이 언덕을 따스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걸을 때마다 느티나무 잎이 발에 밟혀 바스락 소리를 냅니다. 느티나무 둥치는 아래에서 볼 때보다 훨씬 더 커 보이고 웅장해서 경외감마저 느껴지네요.

봄엔가 안채가 정비 중이었는데, 가림막을 드러낸 한옥 위로 붉은 박공의 노성향교가 더해져 아담한 한옥촌을 이루고 있습니다. 주변은 온갖 나무의 단풍이 어우러져 컬러테라피 힐링 공간이 되었습니다.

단풍뿐만 아니라 가을꽃 구절초도 담장 아래에서 소박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국화꽃도 무더기무더기 피어 있어 담장 아래도 모두 꽃밭입니다.

명재고택 초연당은 마침 초가지붕을 새로 얹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초가집에서 살아서 해마다 이런 광경을 보았는데요. 아버지는 며칠 동안 동네 어른들과 새끼를 꼬고 이엉을 엮고 새로 지붕을 해 얹었습니다. 새로 얹은 지붕은 노란색으로 따뜻하고 포근한 빛을 냅니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네요.

벌써 아침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습니다. 막바지 가을 풍경을 마지막으로 곧 겨울이 오겠어요. 여름이 길어지면서 짧게만 느껴지는 가을에 막바지 단풍 구경은 고택에서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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