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도서관, 나만의 프레임(안길석 기자)
한 번은 외관을 촬영하러 1차 방문하였고 두 번째는 담당자분과 일정을 예약하고 간단 소개 및 미팅으로 내부 촬영을 별도로 하였다. 친절하게 설명해 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
세종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 익숙한 공간을 어떻게 내 시선으로 담아낼지 고민했다. 흔히 찍는 평범한 구도는 내 취향이 아니다. 남들이 다 똑같이 찍은 사진으로는 나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카메라를 손에 쥐고 천천히 공간을 살펴보았다. 눈에 들어온 건 건물의 선과 빛이었다. 겹겹이 이어진 구조물들이 만들어내는 선의 흐름과 그 위를 스치는 빛이 마치 살아 숨 쉬는 것 같았다. 그 순간 깨달았다. 이 공간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빛과 선이 만들어내는 리듬이라는 것을. 나는 그 리듬을 담아야 한다는 생각에 렌즈를 고정했다.
사진을 찍으면서 흑백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꼈다. 색은 종종 본질을 가린다. 하지만 흑백은 본질만 남긴다. 도서관의 선명한 선과 그림자가 대비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질감은 흑백이 아니면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빛과 그림자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들, 그 경계 속에서 탄생하는 이야기를 사진으로 기록했다. 특히 까치 두 마리를 포착했을 때총총 걸어가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도서관 앞 작은 광장에서 찍은 그 사진은 단순하면서도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제목을 "너만 바라볼게"라고 붙였다. 까치들이 걷고 있는 평범한 길이지만, 그 안에서 자유와 여유를 느꼈다. 흔히 지나치는 풍경도 내 렌즈를 통해 보면 새로운 의미가 있다. 사진을 찍고 나서 하나하나 확인해 봤다. 건물의 선을 따라 빛이 흘러가는 장면들, 까치가 걸어가는 길의 여백, 그리고 공간 전체가 품고 있는 정적과 생동감의 공존. 내가 담은 세종도서관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었다. 이곳은 나에게 무언가를 말해주는 장소였다. 남들이 이 사진을 보면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나만의 프레임이다. 내가 보고 느낀 세종의 모습을 담은 것이고, 그 안에 내 시선과 감정을 담았다. 다른 사람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장면을 찍어도, 똑같은 느낌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이 사진들은 나만의 세종이다. 이 공간을 찍으며 한 가지 확신이 들었다. 내 사진은 정형화된 틀을 깨부수고 싶다는 의지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똑같은 세상을 보고도 다르게 담으려 했다. 이 사진들은 세종도서관이 가진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려는 나의 시도가 담긴 결과물이다. 나는 특이하게도 상업 영상을 제작할 때 템플릿을 사용하지 않는다. 숟가락만 얹는 방식은 내 성격에 맞지 않는다. 남을 따라 하기보다는 나만의 방식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정적인 사진과 동적인 영상, 이 두 가지가 내 안에서 나만의 색깔로 공존하고 있다.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차별화된 작업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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