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동산정, 고요한 물길이 흐르는 풍경 속의 여유
제13기 SNS 기자단 김근
경상남도 함안은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고장으로 그 속에는 옛 선비들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러 명소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고요한 함안천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통 정자 동산정을 시작으로, 아라가야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아라가야 역사 순례길 3구간, 그리고 임진왜란 때 전사한 이령을 기리는 충순당과 학문이 꽃 피었던 황곡서원까지 걸어보았습니다.
선비들이 자연 속에서 학문을 논하고, 예절을 가르치던 이 공간들을 함께 돌아보며 함안의 역사와 문화가 품고 있는 깊이를 느껴보세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러한 함안의 여유로운 풍경과 역사의 흔적을 따라가는 특별한 여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동산정
함안의 가장 오래된 정자에서 만나는 고용한 아름다움
함안군 가야읍 검암리 상검마을에 자리한 동산정(東山亭)은 현존하는 함안의 정자 중 가장 오래된 역사적 건축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함안천의 절벽 위에 위치해 있어 마치 하늘과 맞닿은 듯한 풍경을 자아냅니다.
정자에 올라서면 탁 트인 들판과 웅장한 말이산고분군이 한눈에 들어와 고요하면서도 위엄 있는 함안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동산정의 역사는 15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해 함안 군수를 지낸 어득강이 남긴 글에서 이희조가 지은 초가 정자에 오른 기록이 남아 있어, 동산정은 그 이전에 이미 세워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동산정을 중건하면서 남긴 기록에는 이희조가 자신의 할아버지인 정무공 이호성의 호를 따서 정자의 이름을 '동산정'으로 명명했다고
전해집니다. 동산정은 1518년에 이르러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정자의 형태를 갖추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록 시간이 흘러 1935년에 중건되었지만 이 정자는 역사의 많은 굴곡 속에서도 그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특히, 6.25 전쟁 당시 함안이 치열한
격전지였음에도 동산정이 온전하게 남아 있었던 것은 천운과도 같았습니다. 이로 인해 동산정은 2008년 2월 5일 경상남도 문화유산 자료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정자로 들어서는 입구에 자리한 오래된 느티나무는 이호성이 처음 이곳에 정착할 때 직접 심은 나무라고 전해집니다. 세월의 흐름을 함께한
이 나무는 동산정과 마찬가지로 함안의 역사를 조용히 증언하고 있는 듯합니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는 이곳에서 고요한 함안천의 물길을 내려다보며 잠시 시간을 멈추고 여유를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동산정에 방문하면 관광객들을 위한 관광 홍보물도 비치되어 있어 이곳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홍보물에는 동산정의 건립 배경과 관련된 이야기, 중건 과정,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 및 역사적 명소들이 잘 설명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정자의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정자가 위치한 함안천 일대의 자연 경관과 함께 함안의 대표적인 문화유산들을 함께 소개해 보다 풍성한 여행 정보를 제공
하고 있습니다.
아라가야 역사순례길
가을 낙엽과 함께 걷는 2.2km의 여유로운 길
동산정에서 시작해 대사교 동편을 지나 대사교 서편, 그리고 함안역 동편 횡단보도를 통해 함안역까지 이어지는 아라가야 역사 순례길 3구간은 총 2.2km의 거리로 자연과 역사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길입니다. 특히, 가을이 되면 떨어진 낙엽이 길을 수놓아 한층 더 운치 있는 풍경을 선사
합니다.
이 길을 걸으며 마주하게 되는 함안천은 맑고 잔잔한 물길이 주변의 가을 풍경과 어우러져 고즈넉한 정취를 자아냅니다. 천천히 흐르는 물소리를
배경으로 낙엽을 밟으며 걷는 순간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여유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아라가야의 역사를
품은 함안의 자연이 주는 깊은 평온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길을 따라 이어지는 대사교는 함안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로 동편과 서편 모두에서 각각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동편에서는 청명한 하늘과
함께 펼쳐지는 함안천의 전경을 즐길 수 있고, 서편에서는 천천히 걸으며 주변의 가을 풍경을 보다 가까이서 느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함안역에 다다르면 길을 마무리하며 가을의 낭만을 가득 품은 이 여정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됩니다.
충순당과 황곡서원
충절과 학문이 숨결이 깃든 함안의 역사적 공간
동산정 바로 옆에는 함안의 깊은 역사를 품고 있는 두 곳의 유서 깊은 건축물, 충순당과 황곡서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충순당(忠順堂)은 임진왜란 당시 전사한 충신 이령을 기리기 위해 후손들이 세운 사당입니다. 이곳은 이령의 충절을 기리고 그의 헌신을 기억하는 장소로 후세들에게 충의와 신의를 가르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현재 충순당은 경상남도 문화유산 자료로 지정되어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함안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조선시대의 충절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황곡서원(黃谷書院)은 함안 출신 학자인 황곡 이칭이 학문을 연구하고 제자들을 가르쳤던 곳입니다. 황곡서원은 본래 검암정사라는 이름으로
함안천 옆에 지어졌으며 학문에 대한 깊은 탐구를 이어가던 이칭의 명성으로 인해 수많은 선비들이 그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곳은 황곡서당으로 중수되었고 이후 황곡서원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황곡서원은 황곡서당과 함께 경현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곳에서는 선비들이 학문을 닦고 인재를 양성했던 당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동산정에서 시작된 이 여정은 충순당과 황곡서원을 거치며 함안의 깊은 역사와 학문적 전통을 몸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고요한
자연 속에서 충신과 선비들의 정신을 되새기며 걷는 이 길은 과거와 소통하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가을의 낙엽이 내려앉은 아라가야 역사
순례길을 따라 걸으며 함안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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