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가을 햇살에 취한 억새의 군무가 아름다운 주남저수지의 아침!
지난 여름이 좋았던 건 이른 새벽시간이라도 일찍 어둠이 사라지는 터에 이른 시간 어디를 가기에도 용이하고 뭔가 시간이 많은듯한 느낌이 있어 여름은 좀 느긋한 마음이 함께하는 것 같아 좋다.
하지만 가을의 시발점이 되었던 시월을 지나 십일월로 접어들며 훌쩍 겨울이 시작되는 立冬을 지나 서며 몰라보게 어둠이 길어진 터에 좀 먼 거리를 가려면 다른 때보다 한 시간 일찍 나서야 한다는 게 제법 마음에 부담이 되는 요즘이다.
무척이나 길었던 여름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힘들게 찾아온 가을은 그냥 맛만 보이고 훌쩍 떠나는 느낌이 있어 그 가을 향수를 느끼기 위해 이른 새벽 창원특례시 동읍에 자리한 주남저수지를 향해 길을 나선다.
흐린 하늘에 한가득 내려앉은 어둠도 버거운 터에 대지를 가득 메운 안개는 괜스레 길을 나섰다는 후회가 나의 마음과 이성을 휘 젖고 있다.
아침 일곱시를 훌쩍 넘은 지금 안개가 한가득 내려앉은 주남저수지는 어둠에 갇혀 고요하기만 하다.
동녘 끝자락 어슴프레 여명이 밝아 오지만 뿌연 안개의 도움을 받고 있는 어둠은 여간해서 이곳 주남저수지를 떠날 생각이 없는 듯하다.
주남저수지를 휘감고 있는 탐방로를 조심스레 걷노라면 뿌연 안갯속에 마치 흔한 대중 가요 가사의 한가락 속 주인공이라도 된 듯 괜스레 센티해지는 마음이 얼마 만인지 걷는 발걸음 사이사이 입안을 맴도는 가을 노래 가사 따라 지난 가을 추억 속에 잠겨본다.
십일월을 맞이한 주남저수지에는 제법 많은 겨울 철새들이 터를 잡았다.
이른 아침 혹여 곤히 잠든 철새 놀래 킬라 걸음걸이에 한가득 힘을 더하고 눈앞에 펼쳐진 주남저수지의 가을을 담는 카메라 셔터 소리에 놀라 창공을 향해 오르는 철새들의 날개 짓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가을이 찾아온 주남저수지를 수놓은 억새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카메라 뷰파인더 속의 억새들의 손짓에 지금껏 머리와 마음을 어지럽히던 모든 상념들은 사라지고 불어오는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들을 쫓아 하나 하나 새로운 가을 추억 만들기에 여념 없다.
억새의 높다란 키 아래 주남저수지를 찾은 겨울 철새 만나기가 쉽진 않지만, 주남저수지를 가득 메운 억새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찾아온 이 가을을 느끼고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어슴푸레 동녘을 밝혀오던 여명에 밀려 사라지는 어둠과 함께 안개도 사거라 들기 시작하고 눈 앞에 펼쳐지는
잔잔한 주남저수지 맑은 수면 아래는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또 하나 존재하는 가을 아침이 시작되고 있다.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인 주남저수지는 중요한 자연경관 탐방 휴양지로 주위 동판저수지와 산남저수지를 품고 있다.
사시사철 주남저수지를 찾는 모든 방문객들에게 휴식과 함께 힐링의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며 겨울이면 찾아오는 수많은 겨울 철새들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자연 유산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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