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이 어디였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래전에, 아이들 데리고 교과서 박물관이라는 곳에 갔었던 적이 있습니다. 분명히 교육 차원에서 갔을텐데 아이들보다 부모인 제가 더 신났었지요.

긴 책상 한가운데에 줄 긋고 넘어오지 말라며 짝꿍과 티격태격했던 초등학교 시절로 저를 고스란히 되돌려 놓았던 그곳은 바로 세종시 연동면에 있는 교과서 박물관입니다.

교과서 박물관

주소: 세종특별자치시 연동면 청연로 492-14

전화: 044-861-3141~5

개관일: 화요일~일요일 AM09:30~PM05: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신정, 설연휴, 추석연휴, 성탄절

관람료: 무료

홈페이지: www.textbookmuseum.co.kr

교과서 박물관은 (주)미래엔이 설립하여 운영하는 박물관입니다. 시대별로 교과서와 교육용 자료, 인쇄 기계들의 자료를 전시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귀한 박물관입니다.

1층

교과서 주 전시장

인쇄 기계 전시관

철수와 영이의 교실

'철수', '영이'라는 이름이 친근하게 느껴지실 텐데요. 1948년 국민(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 『바둑이와 철수』에 등장한 이후 30여 년간 교과서와 함께 하였다고 합니다. 그 시절 '철수와 영이의 교실' 도 보실 수 있습니다. 전에는 교실에 들어가 책걸상에 앉아서 발표하는 흉내도 내보고 했었는데 지금은 교실 밖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까워서 안에 있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한글관

훈민정음으로 표기된 국보 제320호인 『월인천강지곡』이 금속활자판형과 나란히 전시되어 있습니다.

출처 : 교과서 박물관

교과서의 어제와 오늘(교과서 변천 과정)

교과서는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교육 매체 유형이라고 합니다. 책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배우고 지적 욕구를 충족했을 우리 조상들의 교과서와 그 변천사를 볼 수 있습니다.

서당시절에서 개화기, 일제강점기, 미군정기, 현재에 이르기 까지의 교과서들이 있습니다. 내가 배운 교과서는 시대의 흐름 선상에서 어디쯤인지, 이후의 교과서의 모습과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출처 : 교과서 박물관 홈페이지

교사용 지도서도 함께 비치되어 있습니다.

전문영역의 교과서들도 볼 수 있습니다.

특수교육 교과서

우리나라 초·중·고에서 특수교육이 시작된 시기는 1977년 '특수교육진흥법'이 제정된 이후라고 합니다. 기본교육과정 교과서와 점자 교과서, 확대 교과서까지 특수 학생들을 위한 교과서를 볼 수 있습니다. 교육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하는 원칙이 실천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네요. 더욱 발전하고 성장하길 바랍니다.

출처 : 교과서 박물관 안내자료

세계 교과서

미국, 프랑스, 중국 등 세계 여러 나라의 교과서를 볼 수 있습니다. 외국어라 자세히 알아보기는 어렵지만, 대강의 형식을 알아볼 수는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의 교과서에 동해가 어떻게 표기 되는지는 관심의 대상입니다.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표기한 타지키스탄의 지리 교과서

북한 교과서

북한 교과서에서는 북한의 언어, 사회 제도와 풍습, 교육 내용을 알 수 있는데요. 언어가 같으니 표지상으로는 우리나라 초등교과서 보는것 같았습니다. 내용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시면 비치된 컴퓨터를 통해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교과서 제작 과정

이곳에서는 국정교과서의 제작과정을 한 눈에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 교과서 박물관 홈페이지

교육 유물관

교복, 졸업장, 앨범, 방학 숙제 교재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익숙한 물건들이 보이는 걸 보고 나이를 실감하기도 했네요.

미래 교실

미래의 교실에서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 교과서, 전자책 교재들의 출현이 아닐까 합니다. 종이책 세대로서 '그럼 선생님의 설자리는 어디지? 컴퓨터로 공부가 제대로 되려나?' 하는 괜한 걱정이 스치기도 합니다. 이미 학생들은 준비되었을텐데 말이죠.

인쇄 기계 전시관

교과서 주전시장 맞은편 인쇄 기계 전시관에는 (주)미래엔에서 교과서를 만들때 사용해왔던 인쇄 기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카메라, 각종 인쇄기, 교정기 등을 보며 인쇄술이 얼마나 발달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1층 교과서 주 전시장에서는 교과서에 수록된 위인들을 만날 수 있는 특별전시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 중인 특별전시 / 출처 : 교과서 박물관 홈페이지

2층

교육자료 전시관

기획 전시관

체험학습장

휴게실 - 김완기 작가 사진 전시회

"삽화 여행, 교과서를 그리다."(교육자료 전시관)

교과서에 수록된 삽화를 교과서와 함께 확대하여 전시하여 놓았습니다. 예전에는 모두 손으로 그렸지만 요즘은 컴퓨터 그림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전시된 손 그림과 컴퓨터 그림의 느낌을 비교해보고 직접 그려볼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삽화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어릴적 추억이 새록새록 따뜻하게 전해집니다.

삽화를 그려봅니다

"동무들아, 이리와 나하고 놀자!"(기획 전시관)

기획 전시관에서 열리는 '교과서에 등장하는 놀이 특별전' 을 보며 추억여행은 더욱 무르익어 갑니다.

수수깡 놀이, 장난감 탱크, 전화 놀이, 나뭇잎 놀이, 비누방울, 종이 비행기, 바람개비, 물총 놀이, 물레방아 놀이, 그림자 놀이, 자석 놀이, 학교 놀이, 라디오 놀이, 딱지치기, 자치기, 종이 인형 놀이 등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어릴적 즐기고 놀았던 놀이가 모두 교과서에 수록되었던 놀이라는 것도 놀랍습니다.

아래의 놀이들, 특히 자치기는 제가 선수였습니다. ㅋ

"정겨웠던 순간들"(휴게실)

60~70년대 학교 현장의 아련한 기억들이 김완기 작가의 사진에 고스란히 담겼네요. 등굣길의 풍경, 포크댄스를 추던 중간 놀이 시간, 예방주사를 맞던 순간, 도시락 검사 받던 시절 등 교과서 박물관에는 온통 학창시절의 추억이 넘쳐납니다.

교과서 박물관에서는 10.13일까지 제 9회 초등학생 '톡톡' 손글씨 공모전과 제8회 창작 글감 공모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응모하시면 좋겠습니다.

어느새 세월이 흘러 학창시절의 기억은 가물거리지만 그 아련했던 추억은 떠올릴때마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학창시절의 추억이 생각날때는 세종시에 있는 교과서 박물관에 가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리운 학창시절의 추억, 세종시 교과서 박물관에서 만나보실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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