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새록새록! 수영성 마을을 담다, 수영성마을박물관

부산에서 역사와 감성이 어우러진 숨겨진 여행지를 찾는다면 꼭 들러야 할 곳, 바로 수영성마을박물관입니다. 부산 수영구 수영성로32번길 28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흔한 관광지가 아닌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공간입니다.

제가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건 아담하고 정겨운 분위기였습니다. 마치 어릴 적 방문했던 동네 어딘가의 친척 집처럼 편안하고 익숙한 기분이 들었죠. 박물관은 총 3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층마다 각기 다른 주제와 매력을 품고 있습니다.

1층에는 마을다방 '푸조와 곰솔'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차나 음료만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수영구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작은 사랑방 같은 곳입니다. 마을 안내지도와 책자, 기념품 등을 판매하고 있어서 여행의 첫 걸음을 내딛기 좋은 출발점이기도 했죠. 저는 여기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박물관 안내를 꼼꼼히 살펴보았습니다.

계단을 따라 2층에 올라서자 '마을전시관'이 펼쳐졌습니다. 이곳이야말로 수영성마을박물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전시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됩니다. 주민들이 직접 기증한 생활용품, 손때 묻은 그릇과 가구, 낡았지만 추억 가득한 옛날 교복과 앨범 등이 전시되어 있어 마치 실제 과거의 수영동 가정집을 방문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오래된 흑백사진들은 수십 년 전 수영구 주민들의 일상과 마을 풍경을 생생히 전달합니다. 특히 전시된 영상 자료를 통해 과거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더욱 뜻깊었습니다. 각각의 물건마다 담긴 주민들의 진솔하고 따뜻한 사연은 박물관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줍니다.

마지막으로 3층의 '문화사랑방'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에도 마침 주민분들이 참여하는 작은 워크숍이 진행 중이었는데, 주민들의 밝은 웃음과 친근한 분위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여행객들도 미리 신청하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으니, 사전 문의를 통해 확인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