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문화도시 삼삼오오 우리동네 프로젝트 실전 여행 참가 후기
2024 문화도시 삼삼오오
우리동네 프로젝트 실전 여행 참가 후기
'삼삼오오 우리동네 프로젝트 시민이 만든 익산 여행 코스'는
지난 3월 18일부터 온라인 접수를 시작해 7일 만에 100팀을 모집,
4월 11~12일 양일간 오리엔테이션, 팀별로 이야기 모임 후 여행 기획안 제출하여
5월 9일 결과 공유회 및 우수팀 20팀을 선정, 6월 말까지 실전 여행 후 최종 기획안을 제출하는
긴 여정으로 이제 7월 18일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 사업의 목적은 시민이 여행 코스를 개발해 소비자 입장에서 실전 여행을 해보고 알짜배기 여행 상품을 제안하는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첫 기획안에서 진일보한 최종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혈세를 받아 여행경비로 썼으니 당연히 최종 보고서의 무게는 묵직해야 했다.
기자가 속한 팀의 여행 주제는 '맛있는 성지순례 천연 MSG 투어'다.
'맛있는 성지순례 천연 MSG 투어' 어떤 여행인가요?
성지순례길 표식은 달팽이 느바기다. 느리고, 바르고, 기쁘게 걸으라는 뜻이 담겨 있단다.
순례길을 나서는 이들의 마음가짐일 게다.
어찌 보면 천주교 신자 앞에 '독실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고서는 선 듯 나서기 힘든 여행이 될 수도 있다,
(느리고, 바르고, 기쁘게) + 맛있게 걸을 수 있다면 독실하지 않더라도,
비단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 익산의 성지순례 여행에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계획 당시에는 두 개의 MSG를 준비했었다. 영화 '탄생'과 '김훈의 소설 '흑산'을 사전 과제로 했다.
그런데 실전 여행을 치르면서 요소요소에서 숨어있는 꿀잼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래서 천연 MSG를 늘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성지순례만을 고집한다면 무거울 수도 있다.
어찌 보면 천주교 신도들만의 것으로 제한될 수도 있을 여행이다.
그래서 성지순례 길에 있는 재미 요소들을 찾아내 구간별 MSG로 제안했다.
김대건 신부님길 '자연 속 생태', 이동 길목의 숙소에서 즐기는 '한옥 속 작은 음악회'와 '달빛 궁궐 라운딩',
'새벽 시간을 이용한 구룡마을 산책과 서동공원 산책'을 추가해
여섯 개의 MSG로 구성하여 여행자의 입맛에 맞는 선택과 조합으로 만들어가는 소비자 맞춤형 여행을 제안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미리 알고 떠난다면 더 좋은 여행이 될 것이다,
#김대건신부님길
▶ MSG2/ 우리나라 들판 어디서든지 흔하게 피는 개망초의 향기가 훅 스몄다. 일행 중 개망초 향기에 경탄했다. "개망초에 향기가 있어요?" 흠칫 놀라는 그녀는 "꽃도 예쁘고 향기도 좋은데 왜 개망초라 했을까요? 흔전만전 피어서 그럴까요?" 걷는 내내 자연 속 생태 관련 수다도 여행의 백미다. 어린 벼에 알을 깐 우렁이 이야기에 덧붙여 토종 우렁이는 집안에 알을 깐다는 얘기를 들으며 신기해하기도 하고, 보리수 열매를 따먹느라 발걸음을 떼지 못하기도 했다. 제비집 속 새끼 제비의 안녕도 걱정하고……. 끊이지 않는 이야깃거리가 맛있는 순례길을 만든다,
#나바위성지
나바위란 너른 바위가 펼쳐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익산 나바위성당은 우리나라 최초로 신부 서품을 받은 김대건 신부가 귀국하면서
첫발을 내디딘 역사적인 곳을 기념하기 위하여 세운 성당이다.
건축공사는 1906년 베르모렐 신부가 주도하여 이듬해 완공하였다,
처음에는 정면 5칸, 측면 13칸 규모의 한옥 성당으로 지었는데
1916년에 목조 종탑을 헐고 성당 전면부에 벽돌조 종탑을 증축하였다,
이때 흙벽을 벽돌 벽으로 개조하고, 회랑에 있던 툇마루도 제거하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바뀌었다,
건물 내부 기둥에는 칸막이벽을 쳐서 남녀의 공간을 분리하였다.
나바위성당은 전통 한옥과 서양식 벽돌조 건축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 성당은 서양식과 한옥의 구조를 절충하고
신도들에게 남아 있던 유교적 습관을 반영하여
건물을 지은 사례로서 근대기 성당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성당의 북쪽 언덕에는 1915년 베르모렐 신부가
휴식과 기도를 위해 세운 망금정이 있고,
그 옆에는 1955년에 세운 김대건 신부의 순교비가 있다.
망금정 아래 바위에는 화산리 마애삼존불이 새겨 있다,
현재 성당의 사제관은 나바위 성지 역사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출처/ 사적 제318호 익산 나바위성당 설명문
한 시간 30분간 유유자적하게 걸어서 나바위 성지에 도착했다.
소설 흑산의 '아리의 기도'가 귓전을 때렸다.
매 맞아 죽지 않기를, 굶어 죽지 않기를, 어미 아비 자식이 한데 모여 살길 기도했던
그 시대 민중의 삶을 곱씹으며 현재 우리가 누리는 많은 것들은 결코 그냥 얻어지지 않았다는 생각에 두 손을 모아야 했다.
소설 '흑산' 속 마노리의 생각이다.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지만, 마노리에게는 그 뜻이 분명하고 손에 잡힐 듯이 확실했다.
마노리는 그 분명함에 놀랐다. 황사영의 말을 듣기 전부터
마노리는 그 말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알고 있었지만,
그 앎이 드러나지 않고 몸속 깊은 어둠 속에 묻혀 있었던 것 같았다.
그것은 목마른 자가 저절로 물을 찾고,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 사람의 마음속에서
저절로 솟아나서 사람이 사람을 찾아가는 것처럼 분명했다.
마노리는 그것을 자신도 모르는 중에 알고 있었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다,
소설 <흑산>
굳이 배우지 않았어도 알고 있는 인간의 권리를 찾아 택한
순교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하느냐, 사랑하지 않느냐의 문제였던 게다.
순례자들 대게는 그들이 택한 숭고한 사랑 앞에 서면 다 이렇게 물을 게다.
'그럼 나는?' 우리 팀이 성지순례길 여행 중 품은 화두였다.
1일 차 점심은 익산시 맛집! 진미식당(황등면 황등로158) 리뷰 대신 싹 비워진 밥그릇으로!
#아가페정원
우리 팀은 아가페 정원을 성지순례길에 포함했다.
나바위 성지나 여산 성지가 목숨으로 핍박을 견뎌낸 순교 성지라면,
아가페 정원은 서 알렉시오 신부님이 섬김으로 사랑을 실천한 성지다.
아가페 정원의 또 다른 이름은 정양원이다. 여전히 노인들의 여생을 돌보고 있는 섬김의 공간이다.
우리 팀에게는 오전, 다소 길었던 도보 여행의 다리 쉼을 내어주는 휴식의 공간이다.
휴식 속에서 팀의 수다는 크라운 샤이니스(crown shyness)다.
크라운 샤이니스(crown shyness)
좁은 공간에 심어진 나무들이 자라면서
서로 가지들이 접촉하는 것을 꺼리는 자연현상으로
아가페 정원 메타세쿼이아 숲은 서로 한 팔만 뻗어 양팔을 만들었다.
다른 메타세쿼이아 숲길에서는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아가페 정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숲의 평화다.
'나도 이리 살고 싶다. 우리도 이리 살자! 함께 평화롭게 살자!'
숲길을 걷노라면 그들이 그리 속삭인다.
아가페 정원이 메타세쿼이아 숲이 주는 교훈이다.
삼삼오오 맛있는 성지순례 천연 MSG 투어 4..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맛있는 성지순례 천연 MSG 투어'는 일정에 따라 두 타입으로 나뉜다.
당일형 여행과 1박 2일형. 아가페 정원은 당일형 여행자의 마지막 코스다.
'맛있는 성지순례 천연 MSG 투어'가 익산시의 여행 상품으로 채택된다면
당일형 여행객들을 익산역으로 모셔다드리고,
1박 2일형 여행객들은 금마 한옥 펜션타운으로 이동하게 된다.
▶금마 영월당에서 하룻밤
오후 4시 숙소에 도착했다. 하루 여정을 마치기엔 좀 이른 시간인데 숙소에서 뭘 하려고?
#책수다
먼저 팀원들이 모여 '책수다' 시간을 가졌다. 영화 <탄생>, 소설 <흑산>의 독후 감상을 나누는 시간이다.
우리 팀의 평균 연령은 61세다. 그이들이 모여 책수다를 떨면 얼마나 떨지 의문이 갔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정말 잘못된 생각이었다. 토론이 깊어지며 하루의 성지순례가 익어 갔다.
사실 '책수다' 시간을 갖지 않았더라면 우리 팀이 기획한 여행 상품에 대한 확신도 평가절하할 뻔했다.
누구와 어디를 여행하든 영화 한 편, 책 한 권쯤 준비한다면 '길 위에 서서 나만의 가치를 탐(探) 하다'를 몸소 체험하게 되리라 확신한다.
#한옥속작은음악회
MSG 3은 단체 여행객, 수학여행단을 위한 기획이다. 개인에겐 경비 면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단체라면 저녁 시간에 지역사회 예술인들 초빙 연주는 여행의 품격을 한층 높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여행지에서 오롯이 팀을 위한 연주를 해 준다면, 그것도 찾아와서 라이브로…….
처음에 ‘우리만을 위한 음악회'라 칭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리우뮤직(익산첼로레슨, 첼리스트 이지수 프로필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앙상블 연주팀을 초청해 한옥에서 한밤의 작은 음악회를 즐겼다.
한옥에서 즐기는 소리의 아름다움은 높은 천정의 공명 때문이라고 손 교수님이 넌지시 알려주셨다.
공연 중 영월당 여주인께서 창문을 넘어 우리와 함께 음악을 들었다.
소리가 너무 좋아서라고 멋쩍게 미소 지어 넘겼는데 문밖에서 함께 음악을 듣고 있는 또 한 사람이 있었다.
영월당의 주인장이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고단한 여행지에서 즐기는 작은 음악회! 적극 추천합니다.
#달빛궁궐라운딩
개인 또는 소집단 여행객을 위해 준비한 MSG 4다. 저녁 식사 후 산책 삼아 충분히 걸을 수 있는 거리다.
백제 왕궁까지는 자전거 도로가 있어서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백제 왕궁의 야경을 즐기기 위해서는 여름철에는 8시쯤, 봄·가을에는 7시쯤 숙소를 나서면 백제 왕궁의 아름다운 야경을 즐길 수 있다.
2일 차 여정은 자율 기행으로 시작하면 어떨까?
단체 여행객이라면 단체 여정에 맞춰야 하므로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전 10시까지는 현지인처럼 주변을 즐기는 여행 코스를 기획했다.
MSG 5와 MSG 6이다.
#구룡마을, 서동공원 새벽 산책
☞ MSG 5 구룡마을 새벽 산책, MSG 6 서동공원 새벽 산책
금마면에서 '내 맘대로 아침 식사'는 사실상 어렵다. 사전 예약을 하든지 펜션에서 간단 식사로 해결해야 한다.
'내 맘대로 아침 식사'를 위해 금마면 소재지로 나갔으나 적당한 곳이 없었다.
마침 장 보러 가시는 주인장께 아침 식사 가능한 곳을 묻다가 우연히 얻은 행운으로 굶는 것은 면할 수 있었다.
여행 기획 중 가장 큰 실수였다.
금마 시장 내 목초 마을에서 잔치국수로 아침 식사 해결!
#여산성지
여산 성지 순례는 진복팔단길을 따라 걸었다.
진복팔단
마태복음 5장 3절 이하에 있는 예수의 산상 설교 속의 말.
곧 심령이 가난함, 애통함, 온유함, 의에 주리고 목마름, 긍휼히 여김,
마음이 청결함, 화평케 함,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음의 여덟 가지로,
이런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였다.
아무리 맛을 더해도 가장 가슴 아팠던 여산 성지 길을 걸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평등과 평화에 감사했다.
☞좀 더 상세한 여행 정보가 필요하시면 이 글을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2024 문화도시 삼삼오오 우리동네 프로젝트 시민이 만든 익산 여행 코스
'맛있는 성지순례 천연 MSG 투어'
익산시의 여행 코스가 되어 문화도시 익산에 많은 방문객이 찾아오길 희망합니다!
- #김대건신부님길
- #나바위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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