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근대 건축물을 따라 걷는 전주 산책코스 '구시가지 건축산책'
전주의 핫한 객리단길 옆에는 웨딩의 거리, 차이나타운으로 이어지는 중앙동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동네는 과거에 전라북도청이 위치해있을 만큼 번화가였는데요.
지금은 도청을 따라 많은 관공서들이 신시가지로 이동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보건소와 완산경찰서 등이 있는데요. 전라감영이 새로 조성됨에 따라 많은 관광객들도 오가는 구역이기도 합니다.
옛 건축물을 보는
재미가 있는 중앙동
건너편 객리단 길에 비해서는 조용한 편이지만 중앙동 분위기는 조용하고 여유로운 느낌이 있습니다. 옛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곳들이 많아서 그 건축물들을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고요.
상권 자체는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다시 여행, 관광 산업이 활기를 띄면서 다시금 기대하게 되는 공간입니다. 주말 이른 아침에 갔더니 예비부부들과 부모님들이 같이 온 가족들이 많이 보이기도 합니다.
객사와 전라감영 사이에 두블럭 정도 되는 거리인 웨리단길에는 한복집, 소규모 공방, 웨딩샵, 귀금속 판매점 등이 즐비하고 있습니다. 저도 마침 시계 약을 교체할 때가 되어서 열려있는 금은방에 들어갔는데요.
깔끔한 차림의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맞아주셨습니다. 요즘 시계 줄을 너무 바꾸고 싶었는데, 아직 멀쩡하다며 오늘은 시계약만 교환하고 가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했어요. 따뜻한 마음에 앞으로도 단골이 될 것 같네요.
이 곳도 아주 오래된 건물에 입주해있는데요. 전주 사람들은 ‘가족회관’ 건물이라고 하면 단 번에 알아차릴 곳입니다. 저는 시계와 가방을 두고 천천히 구 박다옥 건물로 향했습니다.
🔍전주 중앙동 구 박다옥
🔍국가등록문화재 제173호,
분류: 등록문화재/기타/상업시설
🔍지정일 2005. 6. 18. /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3일 14 / 1929년경
현 국가등록문화재
구 박다옥 건물
구 박다옥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졌는데요. 전주의 첫 대형 일식집이었습니다. 1층에는 제가 지나다닐 때만해도 여러 번 상점이 바뀌었는데요. 지금은 새 주인을 기다리는 모습이네요.
정면에서 본 모습이 아래와 같고, 바로 옆에 유명한 진미반점이 있습니다.
(사진 : www.heritage.go.kr/)
이외에도 국가등록문화재를 더 찾아보고 싶으시다면 문화재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남긴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첫 화면에서 검색하기 쉽게 나타나 있어요.
우리 주변의 문화재나 여행갈 곳도 미리 문화재청 홈페이지에서 검색해본다면 조금 더 의미 있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전주의 ‘구 박다옥’ 건물을 검색하면 이렇게 나옵니다.
이곳 일대는 전주부성 서문이 있던 자리가 있습니다.
전주부성은 고려 말 최유경 전라도관찰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데요. 1734년에 조현명 관찰사가 크게 고쳐 동,서,남, 북 4대문을 설치하였지만 1767년 정해년 대화재로 남, 서문이 소실되었다고 합니다.
중앙동의 숨은 골목들은 과거에 머무는 것 같기도 하죠. 식물이 우거진 곳이나 좁은 골목길은 마치 영화표지 같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나무가 많이 우거져서 거리의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구시가지와 근대건축물의
매력이 가득한 거리
중앙동에는 2,3층짜리 단층 건물이 많았는데 1층은 주로 상점들이 자리 잡고 있어 외관을 보면 오래된 흔적을 발견하기 어렵지만 한 층만 올려다봐도 옛 모습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소담가 음식점의 2층 모습이나, 베스트쥬얼리의 모습도 중국을 연상케 하는 옛 건물이죠. 차이나타운 관광안내소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은 건물이지만 아주 오래된 건물인 건 분명합니다.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표시가 있는 건물에는 현대이발, 이용원이 운영 중입니다. 제가 사진을 찍고 있으니 사장님이 제 모습을 구경하기도 했네요. 가볍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구석구석 거닐다보니 이 곳을 자주 와봤는데도 처음 가본 길이 많았습니다. 골목 마다 다른 풍경을 생경해하며 걸었는데요. 길이 단순하지만 그래서 더 헷갈리기도 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중앙동을 조금 익힌 것 같습니다. 덕분에 나중에 가보고 싶은 식당, 술집들도 찜해뒀죠.
알던 곳을 다시 가보는 일이 흥미로운 일은 아닌데요. 그럼에도 언제나 새로운 것들을 발견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처음 알게 된 국가등록문화재나, 근현대사문화유산, 그리고 골목길의 풍경과 새로운 길들은 제가 멀리 떠나지 않아도 또 여행하는 기분이 들게 됐네요.
전주는 지난해 1,129만 명이 다녀올 만큼 핫한 관광지인데요. 전주에 살면서 여행하는 것처럼 천천히 아는 동네는 산책하는 일도 충분히 행복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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