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논산시 은진면 와야리는 이름부터 이야기를 품은 마을입니다.

‘와야리(瓦也里)’는 ‘기와를 굽는 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지명으로,

실제로 예로부터 기와점이 있어 삶의 온기를 담아내던 장소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사람들의 발길이 줄고, 마을은 점차 잊혀져갔지만, 2015년 건양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윤봉환 교수와 학생들, 그리고 마을 주민들의 손길이 더해지며, 이곳은 다시 색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와야리 벽화마을’은 그렇게 마을 재생의 대표적인 사례로 논산의 감성과 지역 공동체의 온기를 담아내는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와야리 벽화마을의 첫 붓질은 2015년 6월 30일, 논산시·건양대학교·은진면주민자치위원회가 체결한 ‘활력 있는 대학촌 조성 협약’ 이후 본격화되었다고 하는데요.

오랜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듯 와야리 벽화마을 안내도는 색이 바래 있었지만, 지도를 보거나 안내를 따르지 않고 발길 닿는 대로 자유롭게 거닐어도 충분히 마을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을을 걸으면 단순히 예쁜 그림만이 아닌, 논산이라는 도시의 상징과 기억들이 하나의 이야기처럼 벽에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논산팔경을 비롯해 마을의 역사, 사람들의 일상, 자연과 농촌의 풍경들이 다채롭게 표현되어 있어, 산책하듯 걷는 것만으로도 작은 전시회를 보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벽화만큼 인상 깊은 것은 이 변화가 외부의 개입이 아닌,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벽화마을 조성에 동의한 와야리 주민들은 마을 발전을 바라는 마음 하나로 각자의 담장을 내어주고, 환경 정비에 함께 참여했다고 하는데요. 행정과 전문가, 주민이 함께 그려낸 마을의 변화는 단순한 경관 개선을 넘어 지역공동체의 회복을 이끌어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 마을을 천천히 걸으며, 마치 한 장의 수채화 속을 거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좁은 골목 사이로 퍼지는 색채, 담벼락 너머로 들리는 어르신들의 대화 소리, 봄을 알리는 수선화와 고즈넉한 풍경까지..

모두가 마을을 가꾸는 손길이자, 공동체의 온기를 말없이 전하고 있었습니다.

논산 와야리 벽화마을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와 정성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도시의 화려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마음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입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펼쳐지는 소박한 풍경들은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는데요.

알록달록한 벽화들은 마치 동화 속 마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담벼락에 그려진 익살스러운 그림과 낯선 이들에게도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드는 귀여운 강아지는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소박한 여행을 꿈꾼다면, 와야리 벽화마을에서 여유로운 반나절을 보내는 건 어떨까요? 느릿한 발걸음으로 마을 곳곳을 거닐다 보면, 도시의 번잡함 속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진정한 감동과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낡은 담벼락에 그려진 따뜻한 그림들, 골목길을 따라 피어난 작은 꽃들,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박한 미소까지. 와야리 벽화마을은 잊고 지냈던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이번 주말, 편안한 신발을 신고, 와야리 벽화마을로 떠나보세요. 잊지 못할 추억과 함께, 삶의 여유를 되찾는 시간을 선물받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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