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의 전통과 역사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익산향교
유교의 전통과 역사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익산향교
조선 시대 지방교육기관은 향교였습니다.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담당하던 곳으로
고을의 크기에 따라 대설위, 중설위, 소설위로
설립되었습니다.
고을마다 하나씩 향교를 세웠는데요.
익산에도 이러한 향교 몇 곳이 남아있습니다.
전라북도 익산시 금마면 동고도리에 있는
익산향교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금마향교로도 불리는 익산향교
‘금마향교’라고도 불리는 익산향교는
1398년(태조 7) 건립되었다고 하는데요.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 제115호입니다.
익산향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도
방문할 수 있는데요.
익산행 간선버스 2100과 222번을 타고
교동에서 내리면 향교 바로 앞에 도착합니다.
익산향교 입구에는 이곳이 엄숙한 공간임을
알려 주는 홍살문과 하마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하마비의 글자는 거의 지워져서 희미하게 보이지만,
말에서 내려 걸어가야 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향교로 가려면 철제로 된
홍살문 안으로 한참을 걸어 들어와야 하는데요.
향교에서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향교를 중심으로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의
체험 교육과 인성 예절 교육이
전국 시군의 향교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요.
향교로 들어가는 양옆에는 한옥들이 있었는데요.
향교의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고직사 담장 위에 누렇게 잘 익은
커다란 호박이 눈에 들어옵니다.
입구에는 익산향교에 관해
설명해 놓은 안내문이 있는데요.
향교의 평면도도 그려져 있어
향교에 들어가기 전에 읽어 본다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다른 지역의 향교를 방문해 보면
문이 닫혀 있어 안은 둘러보지 못하고
돌아온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요.
익산향교는 열려 있어 내부 시설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입구 왼쪽에는 향교와 관련한
비석들이 세워져 있는데요.
익산향교의 역사와 관련된 인물, 건축,
기념행사를 기록한 석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로 향교의 중건과 중수 기록을 담고 있으며
향교에 공헌한 인물들을 기리거나
주요 사건을 기념하는 용도인 거죠.
비석에 새겨진 비문은 당시 사회적. 문화적 흐름을
반영하기 때문에 문학적 가치가 높은데요.
향교와 함께 지역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향교 건축물들과 함께 보존 관리되고 있습니다.
많은 비석을 보면 익산향교가 지역 사회에서
차지했던 위상과 영향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익산향교의 강학영역
외삼문을 지나면 정면에 대성전으로 가는
문인 내삼문이 보입니다.
왼쪽, 오른쪽에 각각 서재와 동재가 있습니다.
내삼문을 기준으로, 담장으로 구분되어
강학영역과 문묘영역을 나눴는데요.
전형적인 전학후묘(前學後廟)의 배치에 따랐습니다.
익산향교의 특이한 점은 대성전과 명륜당이
직선 축을 이루지 않고 대성전 남동쪽에
명륜당이 비켜 서 있는데요.
외부공간을 충분하게 확보하지 못한
대지 여건 때문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재와 서재는 유생들의 숙소로 사용되었으며
좌우 균형을 맞춘 배치가
유교의 조화와 균형을 상징한다고 해요.
명륜당은 유생들이 학문을 배우고 토론하던
교육 공간으로 대부분 대성전 앞쪽 중앙에 배치해
교육과 학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유생들의 학문 활동을 지원하는 기능적 공간인 것이죠.
■익산향교의 문묘영역
명륜당 옆에 나 있는 작은 협문을 통해
대성전으로 갈 수 있는데요.
내삼문은 제례를 지낼 때 열리나 봅니다.
대성전은 공자를 비롯한 유교 성현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공간으로
향교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인데요.
단정하고 웅장한 형태로 유교의 권위를 상징합니다.
내부에는 공자와 4성, 10철의 위패가
안치되어 있습니다.
제례를 지낼 때 개방하는지 문이 닫혀 있습니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대성전은
다포식 건물로 조선 후기 건축물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어 희소성이 있다고 해요.
대선전 양쪽에는 동무, 서무가 있는데요.
공자 외의 유교 성현들의 위패를 모시기 위한
건물로 동무는 공자의 제자인 동방성현들의 위패를,
서무는 서방성현들의 위패를 모시는 역할을 합니다.
대성전에서 주요 제례 의식이 진행될 때
동무와 서무는 이를 보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해요.
아래에는 제기고도 따로 있습니다.
■익산향교의 보호수, 은행나무
협문으로 다시 나와 마당을 보니
외삼문 옆의 은행나무가 웅장한데요.
익산향교의 은행나무는
전라북도 기념물 제113호입니다.
조선 태조 7년 익산향교를 창건하면서
함께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620년이 훨씬 넘는 수령입니다.
고개를 한껏 쳐들고 보아야 할 정도의 높이인데요.
15~16m의 높이에 둘레는
5m가 넘는 큰 은행나무입니다.
향교에 은행나무를 심는 것은 공자가 행단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해요.
은행나무 뒤로 고직사 건물이 있는데요.
향교의 관리와 운영을 담당하던 관리인이
머물며 업무를 보는 공간입니다.
향교의 건물 유지. 보수, 제게 관리,
제사 준비 등의 실무적인 역할을 담당한다고 해요.
고직사에서 기르는 개가 외부인의 발소리에
맹렬하게 짖어댑니다.
향교 관리에 충실한 역할을 하고 있더라고요.
깊어져 가는 가을에 노랗게 물들어 있는
은행나무와 고즈넉한 향교의 분위기가
마음을 차분하게 해 줍니다.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익산향교를 둘러보면서
고장의 중요한 문화재를 더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익산향교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유교 전통과 역사적 정체성을
보존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익산향교>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금마면 고도7길 11-3 ▶문의:063-859-57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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