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시간 전
버그내순례길을 걷다 만나는 합덕 지역의 공소
버그내순례길을 걷다 만나는 합덕 지역의 공소
최근에 둘레길, 순례길, 숲길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도보 여행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걷기를 하고 있습니다. 종교 성지 또는 역사 탐방 그리고 숲길 등을 걸으며 자신의 내면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며 성찰의 과정으로 길을 걷습니다.
그중에서 당진의 버그내순례길이 있어 코스 중에서 하흑 공소, 세거리 공소 그리고 거더리 공소를 다녀왔습니다.
하흑공소
당진시 합덕읍 하흑1길 2
버그내순례길을 걷다가 찾아가는 하흑공소가 위치한 마을은 긴 겨울을 지내고 이젠 봄의 기운을 받으며 기지개를 켜고 있었습니다. 길 가 둑에 파릇하게 올라오는 봄 풀들이 봄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도보 여행을 하기에 좋은 봄날입니다.
합덕 평야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합덕읍 신석리 하흑마을에 하흑공소가 있습니다. 마을 도로가에 있어 공소를 찾기에 어렵지 않습니다.
근처에 합덕역이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도 가깝게 위치하고 있습니다. 하흑은 아래 검은들을 뜻합니다.
하흑공소의 봄은 목련 꽃이 예쁘고 노란 수선화가 피어 하얀 건물의 하흑공소와 어울려 참 아름다운 공소입니다. 얼마 있지 않아 하얀 목련이 피면 많은 순례객들의 사랑을 받을 거라 생각합니다.
꽃이 만발할 때 시기를 잘 맞춰봐야겠어요.
하흑공소는 1958년 한식 목구조의 공소를 건립하였었는데 1984년 경지정리 사업으로 철거되면서 1985년에 현재의 공소를 신축하였습니다. 시멘트 벽돌 조적조에 맞배지붕을 한 소박한 공소의 내부는 제단부와 신자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들이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제단부는 약간 높이고 난간을 설치하여 신자석과 구분하고 있었습니다.
하흑공소는 인근 비방구지 출신이고 1801년 신유박해 때 체포되어 이듬해 1월에 순교한 복자 김사집 프란치스코를 기념하는 공소입니다. 김사집은 가난한 사람을 돌보는 일과 교회 서적을 필사하여 나눠주는 일을 하였습니다.
제단에 복자 김사집의 초상화 액자가 놓여 있습니다.
하흑공소 옆 밭에는 벌써 마늘이 자라고 있었는데 곧 주변이 초록빛으로 변하게 되겠지요. 목련 봉오리가 하얗게 피어날 그날을 약속하며 다시 걸어봅니다.
하흑공소에서 신리성지 방면으로 계속 걷다 보면 상흑 마을을 지나 세거리공로 향합니다.
세거리공소
당진시 합덕읍 해나무길 18
세거리공소는 도로에서 마을 안쪽으로 향한 버스정류장에서 보면 낡은 건물의 공소가 보입니다. 구불한 길을 따라 걸어 허름한 골목을 향해 세거리공소 안내 팻말을 볼 수 있습니다.
뫼텔주교 일기에 "양촌에 도착하기 조금 전, 왼쪽으로 신리마을이 보였는데 그곳은 다블뤼 주교가 거처하던 곳이고 또 병인년에 체포된 곳입니다. 그리고 좌우의 세거리와 거더리 두 마을은 1866년 이전까지는 완전히 교우들 마을이었다'라는 내용으로 세거리를 언급하였습니다.
세거리공소를 찾을 때마다 짖던 강아지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비닐하우스와 농사도구인 경운기 등이 있었는데 이번 방문하였을 때는 모두 없어졌습니다.
세거리공소 앞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현재의 공소 건물은 1935년에 지어진 것으로 중앙문으로 이어진 전실이 있고 좌우에 사제와 복사방이 있었습니다. 판공 때가 되면 본당 신부가 머물면서 성사를 베풀고 신자와 비신자 할 것 없이 음식을 나누며 잔치를 벌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허름한 외부와 내부의 모습이 금방이라도 내려앉을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신리성지
당진시 합덕읍 평야6로 135
거더리공소
당진시 합덕읍 도촌길 53-6
세거리공소에서 신리성지를 지나 고덕 방면으로 걷다 보면 오른쪽 길가에 거더리공소 안내판을 만나게 됩니다. 넓은 들판을 바라보며 마을 안으로 걸어가서 폐허가 된 건물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길을 지나 거더리공소를 만납니다.
거더리공소는 성 다블뤼 주교가 마지막 사목의 중심지로 삼았던 장소로 1866년 병인 순교 때 보령 갈매못에서 순교한 성 다블뤼 주교, 성 오메트르 신부, 성 위앵 신부, 성 황석두 루카가 붙잡혀 한양으로 압송되었던 곳입니다. 오래된 나무 대문을 밀고 들어간 안채에는 이젠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았습니다.
공소 건물이 무너지지 않도록 받침으로 지탱하고 있는 것이 이젠 힘겨워 보였습니다. 지금과는 다른 변화를 기대합니다.
다양한 도보 코스 중 버그내순례길을 걸으며 길 위에서 생각하는 천주교 역사를 마주하기도 하고 봄의 계절 변화를 사진으로 담으며 봄의 이야기를 담아보는 여행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신의 내면과 대화를 하기에 딱 좋은 도보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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