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공감 12월 [Vol.141]

쉼 없이 내달린 2024년의 끝, 저무는 해 앞에서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합니다.

이제 곧, 여러분 인생 앞에 펼쳐질 더 아름다운 날들을 위한 작은 기도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사천 실안노을'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 겨울, 바다와 노을의 이야기

저무는 해를 바라보는 잠깐의 시간, 세상은 조용하다. 아득히 보이는 수평선 사이로 도시의 소음이 가라앉는다. 겨울과 겨울 사이, 두 볼이 얼얼할 정도로 바람이 세차다. 시린 손을 어루만지는 사람들과 달리 맞은 편 작은 섬을 비추는 햇살은 그저 평화롭기만 하다. 하늘 위로 번진 노을을 바라보며 버려야 했던 마음의 짐을 덜어낸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양은 뜨겁게 지고 있다.

남해 서산 쪽으로 해가 기울며 만들어내는 실안노을. 그를 배경 삼아 부채꼴 모양의 참나무 말뚝으로 만든 죽방렴과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등대와 함께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전국 9대 일몰지 중 하나이자, 경남의 일몰 여행지 가운데 첫 번째로 손꼽히는 사천 실안노을길의 풍경이다. 사천 모충교차로에서부터 삼천포대교 유람선 선착장까지 실안노을길 어디에서나 이런 명품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노을 배경 용 포토존과 삼천포대교 감동

실안노을길 포토존에 닿으니 두 마리 용(龍)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영롱한 여의주를 중심으로 서로 엉켜 승천하는 듯한 모습에 우와! 탄성이 절로 나 온다.

이 동상은 ‘희망의 빛’이라는 제목이 붙여져 있다. 실안바다에서 만난 두 용이 바닷 속 여의주를 쥐는 순간 빛을 뿜어내며 승천하게 됐는데, 그 빛이 너무 강렬해서 순간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눈이 멀 만큼 아름다워 ‘실안낙조’라는 이름이 생겨났다는 이야기가 숨어있다.

사천 노을 여행 절정은 삼천포대교 야경이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해상 국도이자 사천과 창선도 사이의 3늑도, 초양도, 모개 섬을 연결해주는 다섯 개의 다리로 그 길이만 총 3.4㎞에 이르는 삼천포대교. 빨강, 파랑, 초록. 시시각각 오색으로 변신하는 대교의 야경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무지개빛에 반해 있는 동안에도 노을은 쉬지 않고 제 몸을 불태운다.

바다 위 카페에 내리는 노을

실안노을길을 지나가다 보면 바다를 배경으로 한 카페들이 나란히 줄지어 서 있다. 그 중에 바다 쪽으로 길게 다리를 내고 그 끝에 걸려 있는 카페가 있다. 바다 위에서 파도의 리듬에 맞춰 부드럽게 출렁거린다.

일몰 무렵, 카페는 불타는 노을 속으로 녹아들고 노을은 카페 안으로 스며든다. 진홍빛이 가신 하늘이 푸른빛으로 사위어갈 때 불을 밝힌 카페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검푸른 바다 위로 어룽거린다. 지금은 카페 모습이 조금 달라졌지만, 사천의 실안낙조를 널리 알린 건 어쩌면 이 한 장의 해상카페 사진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때의 추억을 간직한 사람들과 눈부신 서쪽 하늘 노을 꽃에 기대어 고단했던 마음을 띄워 보낸다.

info

실안노을

사천시 해안관광로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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