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산리 이야기로 두 번째 발표회를 가진 '낭독극단 동림'

잘 짜인 드라마나 영화보다 조금 허술한 부분에 끌림이 있습니다. 어쩌면 공영 TV보다 개인 미디어 시장이 더 끌림이 있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릅니다. 식상한 공연보다 우리 주위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공연 한 편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무대의 주인공들은 우리 주변의 이웃이고, 누군가의 어머니이고, 아버지입니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연극이라는 매개체로 모여서 대본을 보고 연습하고,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능숙한 배우가 아니지만, 실제 인물처럼 연기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대전시니어연대와 낭독극단 동림이 만나서 두 번째 발표회를 송촌도서관 다목적실에서 지난 7월 27일 토요일에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대덕시니어연대는 2024년 대덕구 공동체 지원센터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 2023년 11월 25일 신춘문예 희곡 작품으로 첫 번째 발표회를 가지고, 이번이 두 번째 발표회입니다.

​이번 공연은 이강백 님의 희곡 칠산리 라는 작품으로 낭독하였습니다. 토요일 오후 4시 공연이라 편안하였고, 한낮의 뜨거운 태양 때문에 실내 행사라 좋았습니다.

​무대에는 배우들이 낭독을 할 수 있도록 책상이 준비되었고, 객석에는 대덕구 지역 주민들이 채워졌습니다. 일반 주민분들도 계셨고, 무대 공연하는 분들의 가족, 친구분들도 계셨습니다.

​공연이 시작되었고, 한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해 사진, 또는 영상으로 무대를 촬영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이번 낭독극이 누구에겐 귀한 추억의 한 장면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번 발표회는 김동림 배우의 지도로 낭독극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명이 하나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잘 기억해야 했습니다. 조명이 꺼졌을때 바로바로 이름을 바꾸는 센스도 멋졌습니다.

​때로는 해설자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삼녀가 되기도 하면서 열심히 자기의 역할을 다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배우분들은 매달 첫째, 셋째 주 월요일 오전 10시에 모여서 두 시간씩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무대연기까지는 어렵지만, 낭독이기 때문에 대사를 외울 필요가 없어서 조금 더 당당한 듯합니다. 저마다의 역할을 자신 있게 표현하는 모습들이 멋졌습니다.

​칠산리 이야기는 극작가 이강백의 작품으로 1989년에 제작되었습니다. 극의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면장은 새로운 도로가 생기게 되어 무덤을 이전하는 문제로, 빨치산과 관련 있는 자녀들과 문제를 풀어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12자녀들이 면장과 대립하면서 자녀들을 먹여 살리려다가 굶어 죽은 어머니에 대한 회상을 합니다. 주제가 옛날 감성을 알아야 이해가 빠른 부분이라서, 주관객은 나이가 좀 있는 분들이 대상일 듯합니다. 면장이라는 단어와 좌익과 우익에 대한 이념적인 부분도 꺼내 볼 수 있었습니다.

​자녀가 많았기 때문에 한 명이 말하면 똑같이 따라서 말하는 대목이 자주 등장하였습니다. 똑같이 말하는 부분이 관객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극 중 ​열심히 의자에서 일어나서 동영상을 촬영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각자의 친구와 가족이 무대 주인공이기 때문에 열심히 추억을 저장하고 있었습니다.

​해설자에서 삼녀로 활약을 하다가, 젊은 형사 역할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한 명이 여러 역할을 소화해 내며 극이 진행되었습니다.

젊은 형사와 늙은 형사는 간난이가 빨갱이라면서 체포 준비를 하고 있었고, 간난이는 칠산리에 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정해진 시간까지 자식들은 다 모이지 못하고, 결국 장남은 어머니를 화장하고 동서남북에 뿌리자고 말합니다.

​어미와 간난이가 서로 안아주는 부분에서는 낭독이 아닌 실제 무대 배우가 움직이듯 하였습니다.

한 시간 이상 진행된 낭독 발표회가 끝나고, 낭독자들의 무대인사를 끝으로 막이 내렸습니다. 가족과 친구, 공연을 보기 위해 찾아온 분들은 꽃다발을 전해주고, 기념 촬영도 하였습니다.

두 번째가 있다면, 세 번째도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다음 발표회에서는 어떤 작품일까 궁금해하면서 세 번째 발표회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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