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전
[명예기자] 봄의 생기 가득한 개화산과 방화근린공원
‘복수초’가 봄을 알리는 3월의 주말.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개화산역’에 내렸다.
건널목을 건너 강서둘레길을 표시한 반가운 안내화살표를 따라 걷다보면 개화산의 들머리에 닿는다.
잎사귀3개 리기다소나무(소나무는 2개)와 참나무가 반기는 피톤치드 그득한 고즈넉한 오름길을 오르면서 가슴을 활짝 펴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신다.
그렇게 약 10분을 올라 강서둘레길 제1코스(3.35km)와 만나서 누구나 걷기 좋은 나무테크길을 걸으며 무심의경지가 된다.
어느 정도 걸었다 싶으니 확 트인 전경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수도 서울의 관문인 ‘김포공항’과 평원에 우뚝 선 ‘계양산’이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합쳐져 파노라마가 되어 펼쳐진다.
과감히 발걸음을 옮겨 간간히 연록의 잎으로 봄을 머금은 숲길을 걷다보면 ‘개화산 호국공원’을 만난다.
6.25남침 초기 국군은 개성 김포지역까지 후퇴하면서 수차례 방어선을 구축하고 이를 사수하다 산화화신 육군 제1보병사단의 전사자 1,100여 명과 무영 용사의 넋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추모공간이다.
개화산은 전망이 좋기에 전쟁 시에는 시야가 넓어 치열한 전투가 전개된 격전지였다.
호국의 영령들의 넋을 ‘미타사좌불’을 배알하며 마음을 내고 ‘나라사랑’의 참 뜻을 깊이 새긴다.
오방제산신제를 지냈던 ‘신선바위’에서 잠시 봄바람을 맞으며 짧은 쉼을 갖고 강서둘레길인 개화산의 허리를 돌아 ‘아라뱃길 전망대’를 지난다. 낙엽이 수북이 쌓여 감성에 젖게 하는 나무 탁자가 놓인 넓은 쉼터에 도착해 지난 가을과 같이 훌쩍 떠나버린 ‘구르몽’의 연인 ‘시몬’을 생각한다. ‘시몬은 알까? 낙엽 밟는 소리를.’ 괜한 질문도 해보고 숲 속의 만찬을 즐기는 가족들에게 부러운 시선도 보낸다.
그렇게 자연과 이야기하며 걷다보니 개화산 정상에 섰다.
높이는 128m로 높은 산은 아니지만 수도 서울의 남서쪽 한강을 사이에 두고 행주산성과 마주보고 있는 개화산은, 전망이 뛰어나 임진왜란과 6.25전쟁 중에는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넓은 정상마루 두 곳에는 봉수대가 있고 한강을 가로질러 아름다운 운치를 뽐내는 방화대교 너머로는 노을공원과 멀리 북한산도 조망된다.
호연지기의 기를 받고 내려오는 길목에는 강서구 관내 전통사철 중 제1의 위상을 지닌 조계종 직할교구 사찰인 ‘약사사’가 있다.
약사사는 병자가 목욕하면 오랜 병도 낫는 약수터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경내에는 서울시문화유산인 ‘3층 석탑’과 ‘석불입상’을 모시고 있다.
수서곤충 영서파충류가 살아가는 ‘개화산 생태습지’를 지나 민초들의 소원을 담은 돌무덤에 맘을 내고 강서둘레길을 걷다보면 ‘방화근린공원’이다.
사시사철 꽃향기가 퍼지는 개화산 옆에 있는 동네라는 뜻의 ‘방화동’에 조성된 다목적 운동장을 비롯한 여러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연못 , 분수대, 물레방아, 맨발 황톳길 등이 산책로 곳곳에 설치되 있고 각종 수목들이 식재되어 있어 가족단위 피크닉 장소로도 좋은 곳이다.
최근에는 하늘을 바라보고 별이 주는 감성을 찾아 누구나 쉽게 천문우주과학에 세계를 접할 수 있는 ‘강서별빛우주과학관’이 있다.
6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천체투영실에서 별자리를 찾아가며 천문우주영상을 관람하고, 천문학 상식을 넓힐 수 있는 전시실과 다양한 강좌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신비로 가득한 우주에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는 마음을 심어줄 수 있는 최적의 교육장소임에 틀림없다.
봄날 햇살이 더욱 따스해졌음을 느끼며 공원을 나와 ‘방화역’으로 향하면서 ‘손목닥터9988’의 기록을 보니, 4.64km 거리를 8천보 가까이 걸으면서 1시간 10분이 소요됐다.
바쁘게 돌아가는 생의 수레바퀴 아래서 가끔은 자연과 벗하며, 생의 활기를 충전하는 여유를 갖기를 권해본다.
강서까치뉴스 명예기자 이상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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