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가볼 만한 곳, 조선의 천문관 격암남사고유적지
가을은 황금빛 찬란한 꿈처럼 다가옵니다.
뜨겁게 타올라 천지를 태우던 햇살은
가을 나무 사이로 쓰러져 가고 어느새
따스해진 햇살이 조급하게 서쪽 하늘로
숨어들면 캄캄한 밤하늘은 달과 별이 주인공입니다.
예로부터 달과 별은 세상의 이치와 길흉화복,
세상을 거느릴 사람의 태어남을 예언하는 도구로
달과 별의 움직임을 점치던 사람을
예언가로 칭송했습니다.
조선 중종 4년인 1509년 울진군 근남면 수곡리에서
태어난 남사고 선생은 시대의 예언자이자
천문관으로 현세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조선의 노스트라다무스’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지난 2014년 허물어진 선생의 생가터에
격암 기념관과 생가, 그리고 선생의 유적지가
복원되어 찾아가 보았습니다.
붉은 수피를 자랑하는 금강송이 선생의 유적지를 감싸고 있어 마치 숲속 공원에 들어온 듯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는데요.
유적지에는 격암 기념관을 비롯하여 복원된 생가,
위패를 모신 지각사, 후학들이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수남정사,
서당인 자동서원 등이 있습니다.
격암 기념관에는 남사고의 영정을 비롯해
선생의 일생에 대한 연표와 생애 연출,
격암유록 등 격암과 관련된 고서적을
복제 전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과 청소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교과서에 등재된 별 관측 천문기구 ‘혼천의’
축소 모형, 격암을 소재로 한 소설 등도
전시돼 있어 장래 천문 지리 등 기상학 관련 공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선생의 예견은 실록과 와전으로 일견 부풀린 것이
없진 않지만 조선 중 후기 전란을 피해 안심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명 열 곳을 예견한 십승지는
‘남사고비결’ 책자 ‘십승보길지지’ 편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울진 인근 지역으로는 봉화 춘양, 풍기 금계동,
예천 금당실마을 등이 있으며 한양 이남 지역으로
소백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백두대간 줄기 아래
터를 잡은 마을입니다.
또한 임진왜란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기도 했으며
순흥 소수서원 유생으로 공부할 시에는
인근 유지의 부모 산소(묘) 명당자리를
점지해 주고 사례받은 음식을 유생들과
나누기도 했다고 알려집니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일본의 장수 ‘풍신수길’의 탄생을
예언하기도 했으며, 문정왕후 태릉 묘장 예언,
남명 조식 선생 서거 예언을 비롯해서 조정에서
천문 교수로 재직 시에는 울진 근남에 있는
본가의 화재를 예언하기도 했습니다.
뿐만아니라 선생은 한반도를 백두산 호랑이
형상으로 보아 백두산은 호랑이 코, 포항 호미곶은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호미라 칭하였는데
지금도 호미곶이라는 지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정통 학맥과 연을 맺지 못하고 독학으로
학문을 탐구한 선생을 유학자가 아닌 기인 또는
이인(異人)으로 칭했으나, 실제로는 이렇게
예언했던 사례들이 선생의 단순한 술수가 아니라
오랜 학업과 연구, 현실 정세를 관찰하고
판단한 결과였음을 전시물을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생가터를 지나면 너른 대지에 홍살문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위패를 모신 지각사가, 그 옆에는
후학들이 세운 ‘수남정사’와 ‘자동서당’이 있습니다.
자동서당은 대문장가 양사언이 강릉부사로
있을 때 격암과 ‘주역’을 논하다가 학문의 깊이에
감탄해 넙죽 절을 하며 그를 신선 동네의 스승이란
뜻‘의 자동(紫洞) 선생’이라 붙인 호칭을 따라
자동서원 현판을 걸고 지역민 학습 공간으로
이용되던 곳입니다.
유적지 초입에는 주차장과 초가지붕 형태의
정자도 있어 휴식하기도 좋은데요.
연못 옆 느티나무 앞에는 그네도 매어져 있어
힐링 여행지로 최적의 장소입니다.
뛰어난 예언가이자 천문지리학자였던
울진 출신 격암 남사고 선생의 업적을
살펴볼 수 있는 격암 남사고 유적지를
10월 울진 가볼만한 곳으로 추천합니다.
info> 격암 남사고 유적지
울진군 근남면 누금길 14-13
관림 시간 : 09:00~18:00, 신정, 설날,
추석 휴관, 무료 주차, 무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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