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을 되새겨 보는

공주 호국보훈 여행지

3월부터 5월까지, 따뜻한 봄볕과 함께 우리 마음을 일깨우는 중요한 시기가 있습니다. 바로 호국보훈을 되새기는 계절입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희생과 정신을 기리는 이 시기에, 어디론가 의미 있는 여행을 떠나고 싶으시다면 충남 공주시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요?

공주는 찬란했던 백제의 역사와 함께 근현대사의 독립정신, 그리고 조선시대 선비정신까지 품은 도시입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세 곳은 호국보훈을 주제로 한 여행지입니다. 함께 가보실까요?

순국선열의 정신을 기리는

공주보훈공원

충남 공주시 진재길 7

충청남도 공주시 웅진동의 한적한 언덕 위, 바람 따라 조용히 펄럭이는 태극기를 따라 걷다 보면 ‘공주보훈공원’을 만날 수 있어요. 이곳은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이들을 기리는, 그저 ‘기념 공간’이 아닌 깊은 울림을 주는 기억의 장소입니다.

공주보훈공원은 2014년, 중학동에 있던 충령탑을 지금의 자리로 옮기며 새롭게 조성된 곳입니다. 총 5,309㎡ 규모로 조성된 이곳은 추모의 공간이자자 누구나 자유롭게 걸으며 역사를 느낄 수 있는 보훈의 정원입니다.

6.25전쟁과 월남전 참전용사의 이름이 새겨진 공주시 참전유공자 명비, “당신은 대한민국의 영웅입니다”라는 문구가 인상깊은 호국무공수훈자 공적비,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공주시 독립유공자 기념비에는 지금 우리에게 ‘기억’의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이름들이 기록돼 있습니다.

이 세 기념비는 서로 다른 전쟁과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기억’이야말로 가장 강한 평화의 시작임을 말해주고 있었어요. 공주보훈공원을 찾는 발걸음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공주보훈공원에는 위패영안실이 있어요. 이곳에는 이름도, 얼굴도 알 수 없는 1,080위의 호국영령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 앞에 서면 자연스럽게 고개가 숙여지고, 우리는 그분들의 삶과 희생을 상상하게 됩니다.

보훈은 과거를 기억하는 일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고민하게 만드는 현재입니다. 호국보훈을 주제로 한 공주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공주보훈공원은 꼭 한 번 걸어볼 만한 소중한 장소입니다.

오강표 순절지에서,

공주향교

충청남도 공주시 교동 211번지

​​

충청남도 공주시 교동, 전통 한옥의 품격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공주향교가 있어요. 유학의 도를 전하던 이곳은 조선시대 지역 인재들을 가르치던 향교이자, 지금은 고결한 순절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역사적 공간입니다.

​오강표 선생은 세종(옛 공주군 사곡면) 출신의 유학자로, 을사늑약 체결 소식을 듣고 깊은 분노와 통탄 속에 ‘을사오적을 토벌하라’는 상소문을 작성합니다. 그러나 그 뜻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1910년 한일병합 소식이 전해지자 그는 공주향교 명륜당에서 목숨으로써 항일의지를 표명했어요.

그는 절명사에서 이렇게 남겼습니다.

“비록 살아서 조선 땅을 되찾는 것은 어렵다 하나, 일본 사람이 되는 것을 어찌 볼 수 있겠는가.”

“나는 죽어도 이씨조선의 귀신이로다.”

그의 유서에는 붉은 피로 채운 애국심과 민족적 절망, 그리고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한 의(義)와 충(忠)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공주향교 명륜당 들보에 목을 맨 채 순절한 그는, 후일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받으며 역사 속에 길이 남았어요.

역사는 기록되어야 하지만, 더 나아가 기억되어야 하는 법입니다. 공주향교는 공주시 유교 교육의 상징이며, 민족의 뿌리와 지켜낸 정신이 깃든 살아있는 역사 공간이 되었어요.

1919년 4월 1일, 공주 석송리의 함성

석송3.1독립만세기념비

충청남도 공주시 정안면 석송리 33-2

​충청남도 공주시 신풍면 석송리에서 1919년 4월 1일, 위대한 독립의 함성이 마을 하늘을 울렸어요. 이기한 선생과 이병림 선생을 중심으로 마을 주민 300여 명이 태극기를 들고 일제히 거리로 나서 외친 독립운동의 현장이 바로 이곳입니다.

당시 일제의 탄압은 극에 달해 있었지만, 이 작은 농촌 마을에서는 용기와 단결의 정신으로 뜨거운 만세의 함성을 터뜨렸습니다. 그때 그 순간의 만세의 함성이 지금도 울리는 듯 합니다.

지금 석송리에는 그날의 기억을 되새길 수 있도록 기념비가 세워져 있으며, 매년 4월 1일이면 후손들과 지역 주민들이 모여 만세운동 기념식을 개최해요.

기념비 주변에는 마을 주민들이 직접 만든 ‘독립운동 이야기판’이 세워져 있어 당시의 역사적 배경과 인물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조용히 묵념해 주세요”라는 문구는 그 날의 긴박함과 비장함을 생생하게 전해줘요.

공주 출신 독립운동가 이기한 선생과 이병림 선생은 1919년 4월 1일, 석송독립만세운동을 계획하고 이끈 인물들이에요. 옥고를 치르다 순국한 두 인물은 1990년과 1991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에 추서되었으며, 현재 이 석송리는 공주시가 지정한 ‘이달의 공주 역사인물’로 기려지고 있습니다.

역사란 과거의 기록을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가슴에 새겨야 할 ‘기억’입니다. 공주보훈공원의 조용한 바람, 공주향교 명륜당의 깊은 숨결, 석송리 만세의 울림 속에서 우리는 선조들의 용기와 희생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봄, 호국보훈의 뜻을 따라 떠난 공주 역사여행은 마음 속에 깊이 새기는 시간으로 남았습니다. 당신도 이 길 위에서 뜻깊은 기억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공주보훈공원

위치 : 충남 공주시 진재길 7

석송3.1독립만세기념비

위치 : 충남 공주시 정안면 석송리 33-2

공주향교

위치 : 충남 공주시 향교1길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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