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수해로 잠겼던 정뱅이마을,

재난복구 감사 예술제

#대전서구 #대전서구청 #재난복구감사예술제


지난여름 대전이 전국적으로 주목받은 일이 있었어요.

유례없는 폭우로 인해 제방이 무너지면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던 일인데요.

바로 정뱅이마을이라고 부르는

대전시 서구 용촌동 이야기예요.

큰 수해로 잠겼던 정뱅이마을,

재난복구 감사 예술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복구가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이고, 마을 주민들도 일상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이에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게 다행인데, 이 마을에서 특별한 재난 복구 감사 예술제가 '물길이 열어준 희망 씨앗, 이야기의 조각들'이라는 제목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개막식

11월 2일(토)엔 주민들과 참여 작가, 방문객이 어우러진 개막식이 있었습니다. 개막식에서는 전시장 앞에서 시작해 무너졌던 제방 근처 논에 설치한 이종국 작가의 설치미술까지 동네를 한 바퀴 도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는 소식입니다.

구세군 용춘영문교회

전시장은 교회 건물에 마련됐는데요. 정뱅이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의 다리 양쪽 난간에는 오방색기(삼두일족오가 그려진)가 펄럭입니다.

정뱅이마을 입구

정뱅이 마을은 남쪽으로 갑천, 북쪽으로 두계천이 흘러 마을 서쪽에서 합류하는, 자연 풍광이 정말 좋은 마을입니다. 언제 그런 재난이 있었나 싶게 마을은 평온하기만 한데요.

하지만 곳곳에 수해의 흔적이, 특히 건물 안에는 사람 키를 넘게 혹은 지붕까지 물이 차올랐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전시장은 지난 7월 10일, 그것도 새벽에 제방이 무너지며 마을 안으로 흙탕물이 밀려들어왔던 그 순간부터 마을 주민들을 구조하고, 집을 떠나 피난생활을 하며 하나씩 복구해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을 일지와 표, 사진으로 기록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당시 정뱅이 마을 주민으로, 놀이용 보트로 주민들을 구조한 권선필 목원대 교수님 등 마을에 관한 뉴스가 전국으로 전파됐던 내용도 있습니다.

주민이 그린 그림

저는 전시 이틀째인 3일(일)에 방문했더니, 여상희 작가님과 권선필 교수님으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시 내용을 설명하는 권선필 교수

사진 전시장 안쪽 방들로 나뉜 공간으로 들어가면 네 작가의 작품이 있습니다.

이종국 작가

이종국 작가의 '이음'은, 마을 어귀에 자리 잡고 있는 칡넝쿨, 잡풀, 부들. 사초, 버려지는 양은그릇 등으로 마을의 새로운 이음으로 가는 길목이기를 바라며 새와 물고기 그리고 항아리 합, 터를 지키며 상생과 조화를 표현했다고 하는데요.

제방 앞에 설치된 작품과 함께 왜 이음이라는 제목을 붙였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여상희 작가 작품

여상희 작가의 '침수가 남긴 것들'입니다. 작가님은 수해복구 봉사를 하려고 마을을 찾았던 것이 인연이 됐다고 하는데요.

물에 잠겼던 앨범 속 사진들이 너무 소중한 추억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행복했던 사진이 얼룩져 더럽혀진 모습이 한순간에 물이 넘쳐 뒤덮고 더럽혀 버린 마을의 모습과도 같았다고 하는데요.

그런 것들을 수마가 장난쳐놓은 그림 같았다는 작가의 시선으로, 한 장 밖에 없는 소중한 사진들은 버리지 못한 마음이 얼마나 아픈 상처로 얼룩졌을까 생각했다고 합니다.

김윤경숙 작가 작품

김윤경숙 작가의 '물 한 방울에서 시작'입니다. 산을 축소해놓은 듯한 작품에 정한수를 연상시키는 물 산 사발이 놓여 있습니다.

이 물은 실제 갑천 발원지에서 떠온 물이라고 하네요. 이 작품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박정선 작가 작품

박정선 작가의 '물 혼_정뱅이'입니다.

날씨 화창한 지난 9월 말에, 작가가 물질 장비를 챙겨 호남선 철길 위쪽 얕고 맑은 벌곡천으로 들어가, 무너졌던 제방 옆을 지나 물줄기를 따라 흘러내려오며 물속 영상을 담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갑천 물속을 수중촬영한 영상이 상영됩니다. 생각보다 물이 깊고 맑아요.

이종국 작가의 설치 미술

무너졌던 제방으로 가는 중간에 돌로 만든 몸통을 가진 오리를 해체된 서까래에서 잔못을 빼고 얹어 물길이 들어오는 곳에 세운 작품입니다.

무너졌던 제방

사진으로만 보았을 때보다 무너졌던 제방에 실제로 가보니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지 짐작이 갔습니다.

마을 폐가에도 작가의 작품이 있다

폐가 내부 전시

제방 인근에는 오래전부터 비어있는 폐가가 있는데요.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과 전해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여상희 작가와 김윤경숙 작가의 설치작품이 있습니다.

아주 흥미롭고 신기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어떤 것들일까요? 과연 이곳에는 누가 살았었을까요? 직접 가서 보시기를 권합니다.

오방기에 그려진 삼두일족오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다리 난간에 설치된 오방기를 펼쳐보니 작가님이 직접 그린 삼두일족오가 있습니다. 이 그림은 폐가 전시장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마을 길을 걷다 보면 대문에 노란 해바라기를 단 집이 있습니다. 이곳에 사시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 담은 또 하나의 전시장입니다.

한 분은 자신의 이야기인데 매일 몇 번씩 읽어보며 그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권 교수님 아니었으면 자신이 살았겠냐고 너무너무 고마워하시네요.

마을 전체가 전시장인 '물길이 열어 준 희망 씨앗: 이야기의 조각들'전이 열리는 기간, 마을 주민들이 직접 수확한 농산물과 따뜻한 차, 부침개 등 음식도 판매를 하니 3∽4시간 여유를 갖고 천천히 관람하시기를 권합니다.

재난 스토리북 '우린 지금, 나아가는 중입니다'

​오는 9일(토) 저녁 6시부터는 마을 경로당에서 재난 스토리 북 '우린 지금, 나아가는 중입니다' 출판기념 북 토크도 개최한다고 하는데요. 책 속에는 대전지역 마을활동가 14명이 수해 피해 주민 45명을 인터뷰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예술제 마지막 주인 16일(토) 오후 4시부터는 편경열 밴드 초청 공연 등과 함께하는 회복 감사 음악회가 열린다고 하니 꼭 한번 가보시기 바랍니다.

전시는 11월 21일(목)까지, 관람 시간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입니다.

전시장: 대전광역시 서구 용촌동 정뱅이마을 일원

(대전 서구 정방길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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