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에서 즐기는 경비행기

이포경비행장을 찾아서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꿈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이제는 누구나 비행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누빌 수 있지만,

한 번쯤은 직접 비행기를 몰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보는 상상을 해본다.

이러한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곳,

국내 경비행기의 오랜 역사를 함께 해온 여주 이포비행장을 찾아가 보았다.

두정아 사진 김성재

하늘에서 감상하는 여주의 남한강

여주 금사면의 남한강변에서 한눈에 보이는 이포보는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여주의 상징인 백로의 날개 위에 알을 올려놓은 형상을 하고 있는데, 아름다운 전경뿐 아니라 관광과 여가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올해 관광 원년을 맞아 이포보 및 당남리섬 일원은 ‘체험 레저 지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명소를 하늘 위에서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면 어떨까. 이포보 인근에는 경비행기를 타볼 수 있는 체험장이 있다. 바로 이포비행장이다. 조영식 조종사가 대표로 있는 (주)엘에스에이항공이 이곳에서 경비행기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경비행기는 자유로움 그 자체입니다. 아름다운 경치를 땅에서 바라보는 것과 하늘에서 바라보는 것은 전혀 다르지요. 남한강을 끼고 있는 여주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경비행기 타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경비행기는 항공 애호가들뿐 아니라 레저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도 도전의 상징이 되고 있다. 주로 경비행기로 불리는 경량항공기(Light Sport Aircraft)는 600kg 이하의 조종형 비행기를 말한다. 숙련된 전문 조종사와 함께 하늘을 날며 조종 체험을 해볼 수 있으며, 경량항공기 조종사 면허를 취득하면 경비행기로 전국을 날아다닐 수도 있다.

“이포비행장은 국내에서 오래된 비행장 중의 하나입니다. 수도권에는 화성과 여주 두 군데가 있는데, 서울에서는 여주가 훨씬 가깝지요. 뛰어난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경비행기를 아무나 쉽게 접근을 못 하는, 특수한 사람들만 탄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누구나 할 수 있는 레저이고, 만 17세 이상이면 자격증에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경비행기 체험은 5살 어린이부터 90대 어르신까지 누구나 가능하다. 조 대표는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다’라고 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일반 여객기를 타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라며 “직접 조종해 볼 수 있고, 가족들이 함께 오신 경우 여러 대가 동시에 떠올라 서로 무전기로 교신도 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늘 날 준비 완료! 경비행기에 탑승한 조영식 조종사 경비행기를 타고 바라본 아름다운 이포보의 전경

전문 조종사와 함께…안전한 경비행기 체험

경비행기 체험 예약을 하면, 바로 전날 기상 상황에 따라 확정 안내를 받게 된다. 탑승 후에는 반드시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한다. 그다음 무전을 할 수 있는 헤드셋을 쓰면 프로펠러가 힘차게 돌아가며 출발 준비를 알린다. 탑승 시에는 몇 가지 항공 안전 및 보안 사항에 따라야 하는데, 라이터나 성냥 같은 폭발성·인화성 물질이 반입이 금지된다. 조 대표는 경비행기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한다.

“많은 분이 안정성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시는데, 엔진이 꺼지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비상 착륙 훈련이 다 되어 있고, 경비행기 자체에 낙하산도 설치돼 있지요.”

조 대표는 경비행기에 있어서는 전문가 중의 전문가로 통한다. 교통안전공단에서 선정하는 경비행기 실기 시험관이자, 교관을 평가하는 심사관이기도 하다.

“경비행기 조종사 면허 시험은 운전면허와 비슷합니다.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운행 실기시험을 보는데, 제가 심사를 합니다. 또한, 일반 조종사가 된 후 저처럼 교관이 되고자 준비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제가 그 교관을 평가하는 심사관이기도 한데, 국내에 5명 정도밖에 없지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라는 국제기구에서도 일을 했던 그는 2003년부터 경비행기 교관 일을 시작해 지금은 비행기와 헬기 등을 수입하는 항공 무역업도 병행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항공 정비사 자격증도 땄다.

“저는 조종사이면서 항공 정비사예요. 정비사 자격증을 따려면 관련 대학을 2년간 다녀야 하지요. 관광학으로 석사를, 항공 교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자격증을 위해 다시 늦깎이 대학 생활을 했습니다. 경비행기도 자동차처럼 1년에 한 번씩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보통은 전문 정비사를 고용하거나 계약을 통해 맡깁니다. ‘이왕이면 직접 하자’는 생각이 들어 8번 시험을 본 끝에 어렵게 합격에 성공했지요.”

경비행기 체험자 중에는 진로를 항공으로 선택한 케이스도 있다. 한 중학생은 경비행기 체험을 한 후 항공 관련 대학으로 진학했고, 한 고등학생은 조종사의 꿈을 갖고 진로를 굳혀 외국 항공사의 기장이 됐다.

남한강변 위를 날고 있는 경비행기 금사면 신년행사 이벤트 행사

“여주가 항공 스포츠의 메카로 자리 잡길”

이포비행장에서 날아오른 경비행기는 아름다운 남한강변 위로 떠오른다. 체험 비행의 경우 기본 15~20분을 비행한다. 멀리 신륵사부터 세종대왕릉은 물론 인근의 용문산도 보이는데, 백운봉에 있는 등산객과 손을 흔들며 인사를 주고받기도 한다. 경비행기는 각종 축제와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한 이벤트 행사에도 자주 등장한다. 조 대표 역시 금사면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를 위해 경비행기를 타고 오른다. 신년에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걸고 마을 위를 한 바퀴 날며 이웃과 함께 새해를 맞는다. 여주금사참외축제에서는 매년 플래카드·연막탄 이벤트, 경품 낙하산 이벤트 등 방문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비행하면서 산불을 발견해 신고한 일도 많아요. 연기가 피어오르는 게 하늘에서는 잘 보이거든요. 예전에는 경찰과 협조해 실종자 찾기 지원도 하고, 예비군 훈련 지원도 많이 했어요. 환경 감시를 통해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조종사의 꿈을 가진 학생들이 직업 체험을 해볼 수 있도록 재능 기부도 하고 싶습니다.”

경비행기와 패러글라이딩, 스카이다이빙 등 항공 스포츠를 아우르는 대회도 국내에서 매년 열린다. 국토교통부가 주최하는 항공레저스포츠제전으로, 행사장과 입지 여건, 관람객 유치 방안 등 까다로운 평가를 거쳐 개최지가 선정된다. 조 대표는 이 대회의 경비행기 정밀 착륙 경기에서 1등을 한 이력도 갖고 있다.

“기반 시설이 잘 마련되어 여주에서도 항공 대회가 꼭 한번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고 관광 산업 발전 또한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올해는 여주가 항공과 수상 등 레저 스포츠의 메카로 확실히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주)엘에스에이항공

010-6655-2676(이륙·착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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