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단풍으로 가을 내음 물씬 나는 '동춘당 공원'

지난 주말, 동춘당 공원에서 가을빛을 즐기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는데, 필자도 대전을 방문한 지인들과 같이 동춘당 공원을 방문해서 대전의 중요한 문화유산인 보물 동춘당을 보여줬습니다.

동춘당 곳곳에는 빛 조형물을 세워놓았는데,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빛을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2025년이 되려면 두 달 도 채 남지 않았는데, 동춘당 공원에는 이미 2025년을 세우고 '꿈과 소망 희망찬 도약'을 기원하는 모습입니다.

지금 시각이 오후 5시 정도 된 시간이어서 우리의 보물 동춘당은 거풍을 마치고 문을 닫은 상황입니다.

동춘당 주변의 감나무에는 잎은 다 떨어졌는데, 감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감나무에 남겨놓는 감을 까치밥이라고 부르니, 동춘당 주변에 살고 있는 까치들은 정말 먹을 것이 많을 것입니다. 천고마비가 아니라 천고'까치'의 계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갑자기 까치는 한자어로 무엇이라고 하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기쁨을 주는 새란 의미로 '희작'(喜鵲)이라고 하는데 한 글자로는 '작(까치 작, 鵲)'이라고 하니, 동춘당 공원 주변의 까치들은 '천고작비'의 계절을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동춘당 공원은 지금 붉은빛의 단풍이 아니라 황금빛 단풍으로 가득합니다.

도심에서 만나는 이런 자연이 살아있는 공원이라니, 정말 아름답습니다. 동춘당 뒤 본가의 옆문 앞에는 멋진 기와집 조명을 세웠습니다. 해가 질 무렵 동춘당 공원을 다시 방문해서 산책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동춘당 공원의 조명 장식이 기대됩니다.

동춘당 곳곳에서 여유있는 가을날의 오후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의 모습입니다. 해가 질 무렵의 시각이니 기온은 10도 후반인데, 외국인 부모는 둘 다 아직도 반팔 차림입니다.

소대헌 호연재 고택의 옆문은 닫혀있고 그 앞에는 호연재 김씨의 이야기를 전시한 병풍식 판을 세워 놓았습니다. 특히 눈길을 당긴 것은 비녀를 꽂고 한복을 입은 여인의 형상을 김호연재의 시구로 그려 넣은 것입니다.

집을 떠난 마음, 한 개의 등불, 돌아가는 꿈, 먼 곳 그리움, 호연당 위, 호연한 기상, 호연함을 즐기네, 기약이 없구나, 먼 산에는 푸른 풀 등의 글귀가 큰 글씨로 도드라져 보입니다. 특히 큰 글씨 중에는 '호연'이란 글자가 여럿 보입니다.

소대헌 호연재 고택의 앞문 앞에는 행사를 진행하는 입간판을 세운 모습입니다. 내용을 보니 '11월의 청춘 아수태음(雅秀太音)'이라고 쓰여 있고 '플레이브 하민 생일 이벤트'라고도 쓰여 있습니다. 이곳을 운영하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이 후원하는 행사라고 합니다.

​플레이브 하민은 진짜 사람은 아니고 가상의 아이돌, 버추얼 보이그룹 '플레이브'의 멤버라고 하는데, 이 가상의 아이돌을 위한 오프라인 진짜 생카(생일 카페)를 소대헌 호연재 고택을 대여해서 행사를 펼친 것이라고 합니다.

전날에는 서울에서 생카를 벌였고, 다음날에는 대전 소대헌 호연재 고택에서 생카 행사를 연 것이라고 합니다. 생카 참가자들은 10월 중하순에 선착순으로 참가 예약을 하면서 입장료를 10,000원씩 냈고, 그 비용은 문화유산국민신탁에 플레이브의 이름으로 기부한다고 합니다.

주변에 한복을 입은 사람이 많아서 궁금했는데, 이 생카 행사에서 드레스 코드 이벤트가 한복이고 한복을 입고 참가하면 팬아트 선물을 줬다고 합니다.

소대헌 호연재 곳곳에서 음식 만들기 체험, 아스테룸 과거시험 등의 행사를 비용을 내고 참가한 사람끼리 진행하면서 소대헌 호연재 고택을 방문하려고 온 일반인의 출입을 차단해서 약간의 실랑이도 있었습니다.

소대헌 호연재 고택의 곳곳에 가상의 인물인 플레이브 하민의 등신상을 세우고 이것저것 그림도 전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가상의 아이돌을 위해 팬클럽에서 이처럼 생일카페까지 운영하는 것을 보니, 달라진 현재 세상의 모습 중 한 단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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