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 장군면에 있는 장군산 영평사에서는 10월 5일(토)부터 10월 13일(일)까지 구절초 축제가 열렸습니다. 축제 기간 중 영평사 경내에서는 개막공연을 비롯하여 산사음악회, 요절복통 마당놀이, 낙화축제 등이 열리고 매일 점심 국수 공양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축제 행사 중 낙화축제는 10월 11일(금)과 12일(토) 이틀에 걸쳐 열리는데, 첫날에는 방문객들에게 낙화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행사인 데 비해 둘째 날에는 낙화 점화에 앞서 낙화와 관련한 불교 의례와 음악 연주회를 함께 한다고 합니다. 첫날 낙화축제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낙화는 정월 대보름, 사월 초파일, 칠월 기망(旣望) 등의 밤에 벌이는 불놀이라고 하는데 먼저 그 유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낙화(落火)의 유래

낙화놀이는 불교의 관등과 연관된 ‘관등형’과 궁중의 관화와 연관된 ‘관화형’으로 대별할 수 있다. 고려시대까지 관등은 왕실과 민간에서 활발하게 전승되었지만, 조선시대에 이르러 불교가 부정됨에 따라 궁중의 관등은 더 이상 전승되지 않았지만, 민간의 관등은 여전히 활발하게 전승되었다. 조선시대 민간의 관등은 수행의 방편이나 사후세계에 대한 발원이라는 애초의 취지에서 벗어나 현세 구복적 성격, 특히 자녀의 안녕을 비롯해 집안의 복을 기원하는 성격이 강했다. 또한 관등과 그에 따르는 놀이 활동이 세시 축제의 일환으로 행해짐으로써 놀이적 성격을 갖고 있었다. 낙화놀이는 관등과 관화에 공통적인 것이었지만 전승 양상은 서로 달랐다. 우선 연행 시기를 보면 ‘관등형’은 대보름 또는 초파일 축제의 밤에 연행된 세시풍속이었던 것에 비해, ‘관화형’은 칠월 기망을 비롯해 야외 활동이 가능한 시기의 밤이면 언제든지 연행이 이뤄질 수 있는 풍류 활동이었다. 다음으로 연행의 공간을 살펴보면 ‘관등형’의 경우, 거리와 다리・숲속・수변・수상 등으로 다양한 편인 데 비해, ‘관화형’은 수상과 수변으로 공간이 한정되어 있었다. 사정이 이렇게 된 것은 ‘관등형’이 지역의 여건에 따라 적절한 놀이 공간을 선택한 데 비해, ‘관화형’은 산수가 수려하고 낙화의 광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이뤄졌기 때문이다.

‘관등형’과 ‘관화형’의 선후 문제는 자세히 알기 어렵다. 문헌상으로 보면, ‘관등형’이 조선 후기인 19세기부터 나타나는 데 비해 ‘관화형’은 조선 전기인 15세기경부터 나타난다. 또한 낙화와 투화, 연화 등은 직접 불을 감상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원래 관등의 영역에 속하는 게 아니라 관화의 영역에 속한다. 이로 미루어볼 때 ‘관화형’이 먼저 전승된 뒤에, 관등의 놀이적 성격이 강화ㆍ확장되는 과정에서 낙화놀이가 관등의 한 행사로 수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민속예술사전(민속놀이)에서

낙화는 성격상 해 질 무렵에 시작하는데요, 구절초의 아름다운 모습과 그윽한 향기를 음미해 보기 위해 조금 일찍 영평사에 도착하여 경내를 둘러봅니다.

올해는 날씨가 더웠던 탓인지 구절초 개화 시기가 예년에 비해 늦는 것 같습니다. 예년 같으면 지금 구절초가 활짝 피어 있어야 할 시기인데 아직 절반도 채 안 피운 것 같습니다. 구절초(九折草)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지가 원산인 국화과 산국속의 여러해살이풀이며 꽃말은 '감사, 소중한 생각'이라고 한답니다.

선(禪)·차(茶) 그림 초대전

경내를 돌아보다 보니 삼명선원(三明禪院)에서 담원 김창배 선생의 선(禪)·차(茶) 그림 초대전이 있다는 현수막을 발견하고는 삼명선원으로 발걸음 해봅니다.

벽면에는 많은 그림이 걸려 있고 가운데는 예쁜 다기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다가 가운데 놓인 장식용 유홍초 덩굴과 꽃이 앙증맞게 예쁘네요.

'다위'라는 작품인데요, 다례의 모습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작품가가 450만 원이라고 적혀 있군요.

찻잎을 덖는 과정을 표현한 이 작품은 이름이 '조다(造茶)'인데 역시 작품가는 450만 원이네요. 아궁이에 부채질하는 아이의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이 외에도 선(禪)과 차(茶)를 주제로 한 작품 약 50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낙화축제(落花祝祭)

다시 대웅보전 앞 잔디 광장으로 돌아오니 금산사 주지 스님이자 중앙승가대학교 총장이신 원행 스님께서 낙화의 유래와 의미에 대한 설명과 함께 주지이신 환성 스님의 축사가 이어집니다.

일몰과 때를 같이 하여 낙화봉에 점화합니다.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은 수많은 낙화봉에 장대를 이용하여 일일이 사람 손으로 점화를 하니 점화에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점화한 다음 본격적으로 낙화를 볼 수 있으려면 30분 정도 지나야 하는데 어둠이 내리는 시각과 비슷하게 맞아지는 것 같습니다.

어둠이 내리면서 낙화가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이날 낙화를 보기 위해 많은 관람객이 참석하였습니다. 영평사 내 주차장이 협소한 관계로 입구 넓은 곳에 임시 주차장을 마련하고 영평사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합니다.

낙화는 고운 숯가루를 한지에 싸서 나무에 매달고 불을 붙이게 되는데 서서히 타들어 가면서 불꽃을 쏟아냅니다. 낙화봉이 타는 시간은 대략 1시간 30분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짧은 시간에 하늘에 화려한 불꽃을 터뜨리고 사라지는 불꽃놀이와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낙화봉이 본격적으로 낙화를 쏟아낼 즈음 영평사 주위를 한 바퀴 돌면서 낙화의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아미타대불(阿彌陀大佛) 뒤편에서 바라본 낙화의 모습입니다.

삼성각 앞에서 낙화를 보니 영평사 주위의 산이 온통 불타는 것 같습니다.

삼성각에서 내려와 계단 앞에서 본 모습입니다. 낙화가 마치 불꽃으로 실을 뽑아내는 것처럼 길게 늘어지네요.

대웅전 건너편 언덕길, 오솔길 양측에서 낙화가 쏟아지니, 마치 불길 속으로 걸어가는 느낌이 들어요. 많은 사람이 불꽃 속을 거닐며 즐거워합니다. 자칫 불똥으로 옷에 구멍이 날 수도 있는데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참 아름답고 신비로운 밤입니다. 방문객들은 낙화가 쏟아지는 나무 아래를 걸으며 낙화의 아름다움을 만끽합니다.

언덕길에서 바라본 대웅보전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대웅보전 앞에서 쏘는 유색 레이저 불빛이 낙화와 멋진 조화를 이루네요.

낙화의 불길 속에 다소곳이 핀 구절초꽃이 행여 뜨겁지나 않을까 하여 가련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대웅보전 앞 잔디 광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본 낙화 속의 대웅전 모습입니다.

쏟아지는 낙화 위로 둥근 달이 환한 미소를 보내고 있는데, 참 아름답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산사의 밤입니다.

매년 정월 대보름, 구절초 축제 등 특별한 날 영평사에서는 낙화축제를 열어 아름다운 풍경을 시민들에게 선물합니다. 올해 구절초 축제 기간에는 예년과 달리 이틀 연속으로 낙화축제를 열어 관람객들을 즐겁게 해줍니다. 구절초 개화가 늦어 꽃이 부족한 구절초축제를 낙화가 대신해 주는 것 같습니다. 2024 세종축제가 열리는 세종호수공원에서는 불꽃놀이가 벌어지고, 영평사에서는 낙화축제가 열려 10월은 세종시민이 행복한 달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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