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기분좋은 [플로깅](안길석 기자)

세종시에 엄청난 쓰레기는 역시 없었다. 실제로 플로깅을 하며 많은 쓰레기를 발견할 거로 생각했지만, 세종은 예상과 달리 깨끗했다. 세종의 어느 곳을 가도 쓰레기가 널려 있는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 이 도시가 참 좋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점 아닐까 싶었다. 정갈하고 깔끔한 환경이 유지되는 이곳에서 플로깅을 한다는 건 오히려 그 도시의 자랑거리가 될 만했다.

원래는 이런 계획이 없었는데, 플로깅 행사에 참여하게 되어 취지를 알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기사를 작성하게 되었다. 그저 환경 보호라는 의미 깊은 취지로 처음 참석한 플로깅이었다. 환경에 대한 작은 실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체험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며, 비 오는 날의 특별한 경험을 기대하며 나섰다. 이번 플로깅은 카메라로 담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내 마음속에 담아갔다.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이런 모습이 아니라 다행입니다]

▼ 처음에 시청 홈페이지에 확인하자마자 바로 신청하였고 몇 군데 커뮤니티에 공유하였다. 며칠 후 다음과 같은 확정 메시지를 받았다.

행사 당일, 아침부터 약간의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바람도 살짝 불고 있었지만, 이런 날씨가 오히려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약간 축축한 공기를 마시며 행사 장소로 향했다. 금강을 따라 걷는 플로깅, 비가 오는 날에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가 더해져 더욱 기대되었다. 오직 플로깅에 집중하기 위해 DSLR은 챙기지 않았다. 마음속으로는 좋은 장면을 담지 못할지 아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촬영 대신 플로깅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행사 장소에 도착해 서명을 마치자마자 바로 플로깅이 시작되었다. 가랑비가 계속 내렸지만, 전혀 방해되지 않았다. 오히려 상쾌한 기운이 도는 비 덕분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우비나 모자를 쓰고 있었고, 나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도구를 챙겼다. 쓰레기를 하나씩 집으며, 금강 주변의 자연을 바라보는 이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생각보다 쓰레기가 없다. 어린아이들은 쓰레기를 큰 걸 담았다고 흥분해서 하는 모습 이를 바라보는 부모님들의 흐뭇한 모습.

조금 걸으니, 발밑에, 눈에 띄는 작은 쓰레기들이 있었다. 비에 젖은 비닐봉지, 담배꽁초, 그중에 기억나는 것은 마시다 버린 커피 플라스틱. 가벼운 마음으로 주웠지만, 생각보다 쓰레기가 많지 않아 깜짝 놀랐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참가자들은 아무 불평 없이 꾸준히 쓰레기를 모았다. 날씨가 흐린 만큼, 플로깅도 좋았지만, 전혀 본 적 없는 두 분과 대화해가며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순수하게 주변을 관찰하고 참여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보냈다. 무엇보다 금강의 맑은 공기와 촉촉한 비가 섞여 만들어내는 특별한 경험이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 되었다. 자연과 함께하는 이 시간은 그 어떤 날보다도 의미 있었고, 오직 플로깅 자체에 몰두할 기회였다.

비록 DSLR을 챙기지 않았지만, 마음속에 더 많은 순간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이 경험은 그 어떤 사진으로도 담아낼 수 없는, 순수한 자연과 함께한 기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