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지 않으면 우리의 삶과 과거는

흐릿한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릴 수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 통영을 대표하는 축제인

통영한산대첩축제 프로그램을 살펴보던 중

평소에 잘 들어보지 못했던 단어가 포함된

사진전 소식을 접했습니다.

"통영 풍어제와 할맞네 사진전"

단어에 대한 궁금증과 사진전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으로 전시회가 열리는

통영문화원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 전시회장에서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었으나,

통영시 SNS 기자임을 밝히고 승인을 받아

촬영을 진행하였습니다. 개별 작품에 대한

촬영은 자제하고 전체적인 전시장의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어 최대한 협조하였습니다.

이 점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번 사진전은 통영문화원 김일룡 원장의

7번째 기록사진전으로 1989년 3월 8일 욕지도

동항리 솔구지 마을에서 채록한 욕지도 할맞네와

1996년 3월 29일 사량도 돈지리 내지 마을에서

채록한 사량도 풍어제에 대한 사진기록입니다.

이제는 사라져 더는 볼 수 없는 통영 마을의

제의식 풍경과 장독대, 부엌의 모습 등

옛 기록을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풍어제는 예부터 통영에서 바다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공동제의(共同祭儀)입니다.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나무와 공동우물 앞에서

제물을 바치며 제사를 지내고, 골멕이굿으로

마을 보호신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주민들은 제물을 들고 거리에서 축제를 열어

마을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며,

바닷가에서는 용왕님에게 음식을 바치고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제물을 드리며

춤과 풍악으로 풍어를 기원합니다.

풍어제는 마을 사람들에게 바다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며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고,

전통과 문화를 보존하는 중요한 의식이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이러한 전통은

마을 공동체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고 자연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는데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할맞네는 예전에 통영 사람들이 음력 2월의

사나운 계절풍을 일으키는 영동할매(영등학미)를

맞이하는 풍신제(風神祭)였습니다.

이때가 되면 어선들이 풍랑을 만나 수중고혼이

는 어부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집안 곳곳에 황토를 뿌려 부정을 물리고,

장독대와 부뚜막에 붉은 천을 감은

댓가지와 물바가지에 정화수를 떠놓고

할매를 섬겼다고 합니다.

리플릿의 내용을 읽으며

사진을 천천히 바라보니 마치 옛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라진 풍어제와 할맞네 사진전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지역 공동체의 모습과

문화 보존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사진전이었습니다.

기록하지 않았더라면,

사진전으로 공개되지 않았더라면,

저 역시 전혀 알지 못했을

통영의 옛 모습과 옛이야기 중 하나였겠지요?

우리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가치 있는 콘텐츠를 기록하는 것은 우리 삶의

과거와 현재를 미래에 남기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며 전시장을 빠져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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