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게별 이야기 - 점,선,면>, 환경예술가 혜미 개인전 - BOK센터 갤러리(김기섭 기자)
"넓고 푸른 제주 바다 위에 하얀 물체가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바로 '바다거북'인데요.
이미 숨을 거둬 배가 하늘을 향한 채 파도에 힘없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제 오후 제주 올레길을 걷던 시민이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는데,
파도에 밀려 해안가로 떠내려와 인양된 바다거북은 크기 84cm,
그리고 머리 부분에는 낚싯줄 등이 칭칭 감겨 있었습니다."
2024년 11월 21일 YTN 뉴스 보도 내용입니다.
지구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많은 생명들이 지구온난화와 생활 및 산업쓰레기로 목숨을 잃거나 멸종되어 가고 있습니다.
혜미 작가의 자화상입니다.
혜미는 행동하는 환경예술가입니다. 2017년부터 업사이클링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플로깅 업사이클 작가입니다.
생활 후 버려지는 1차 생활소비재들과 해양폐기물을 플로깅하고 분리수거 후 작업으로 전환하는 환경예술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혜미 작가는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의 2024년 전문예술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A tale of see Urchin-Environment 성게별 이야기-환경' 개인전을 11월 25일까지 세종시 반곡동 BOK 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비오케이아트센터 갤러리 앞에 멸종위기에 처한 수생 동물들의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금강의 물이 맑아지면서 흰수마자, 미호종개, 수염풍뎅이, 맹꽁이, 흰목물떼새 등 많은 희귀종들이 찾고 있습니다.
공존하는 생명들을 소중히 여기고 생물 다양성이 지속되어야만 지금의 전 지구적 위기 상황을 이겨나갈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 전시가 기획되었습니다.
비오케이센터 넓은 전시실에 작품이 가득합니다. 이 작품들은 혜미 작가가 플로깅 업사이클 작업으로 얻어진 소재로 구성한 작품들입니다. 플로깅(plogging)은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다는 뜻이며, 업사이클링(up-cycling)은 버려지는 제품에 디자인을 가미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전시 주제는 점, 선, 면이라는 조형의 기본요소를, 1급 멸종위기 동물들의 형상에 담아 업사이클 표현한 환경예술 작품 전시입니다.
점, 선, 면은 의식하지 않지만, 우리 일상에 늘 존재하는 요소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즉 환경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물, 공기 등 자연의 모든 것이 일상에 늘 존재하지만 가치나 중요성에 대해서는 별 의미를 가지지 않고 지나치면서 살아갑니다.
혜미 작가는 작품을 통해 점, 선, 면, 그리고 1급 멸종위기 동물들의 이미지를 작가적 사고로 재해석한 조형언어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넌 어떻게 생각해?"
"난 지구가 너무 걱정돼 ㅠㅠ"
전시공간 한가운데 의자에 사람 대신 곰 두 마리가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몹시 걱정이 되고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벌거벗은 인간을 쓰레기들이 감싸고 있습니다. 환경의 역습, 스물여덟이라는 젊은 나이에 별이 된 오스트리아의 화가 에곤 쉴레의 작품을 모티브로 하였습니다.
극지방의 멸종 위기종들, 수리부엉이 주변에도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치타의 몸속에 온갖 플라스틱이 무늬를 만들고 있습니다.
점, 선, 면으로 구성된 해일의 모습도 플라스틱 조각들로 구성했습니다.
수많은 생활쓰레기, 해양쓰레기들이 반짝이는 재료로 이용되어 화려하지만, 어딘가 씁쓸한 느낌이 듭니다.
혜미 작가는 작품을 통해 점, 선, 면, 그리고 1급 멸종위기 동물들의 이미지를 작가적 사고로 재해석한 조형언어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해양 동물의 입에 몸속에 별처럼 번뜩거리는 조각들은 장식물이 아니고 그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환경쓰레기들입니다.
이 전시는 예술가로서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줄어드는 생물다양성에 대한 경고등을 켜고, 더불어 멸종위기 동물들에 대해 관심과 함께 환경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기 위한 메시지가 담긴 전시입니다.
혜미 작가는 공존하는 생명들이 사라져가고 기후 위기가 시작되는 것을 보면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작고 소소한 노력을 기울이자는 마음으로 '행동하는 예술'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무엇인가 개발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것을 파괴해야만 하는데 이미 사용된 것에서 가치를 찾아 나가고자 노력하는 일이 저의 작업입니다.
정화한 작업물 내에서 작품을 풀어나가는 제약으로 인해 고민할 때가 많습니다. 폐기물을 정화하여 작품으로 전환하는 과정 중에 위험한 부분들이 존재합니다. 물성 등을 고려하지 못했을 때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시간이 다소 소요되지만, 그 가치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품 한 점 한 점에는 우리가 살아나가는 환경을 변화시킬 힘과 소중한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생활하기 위해서 먹고 마시고 쓰는 소비와 행동을 돌아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소비와 행동이 모여 지구에 영향을 줍니다.
멸종되어 가는 생명들이 많아질수록 생물다양성은 손실됩니다. 이는 급격한 기후변화를 불러오며 그로 인해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손실, 식량 위기, 미래 감염병 위기 등의 피해는 커지고 있습니다.
혜미 작가는 이렇게 당부합니다.
"폭염, 가뭄, 산불, 태풍, 허리케인, 폭우, 해수면 상승의 기사들이 낯설지 않은 시대에
개인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으면 합니다.
우리는 정말 중요한 것들을 잃어가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제가 작업하는 동안 북부흰코뿔소는 야생에서 절멸되었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보존할 수 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미래에 올바른 가치를 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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