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민기자단│이희숙 기자

때 이른 더위 속 어르신들을 위한 마을의 정성 가득한 한 끼

마을회관에서 따뜻한 점심 한 끼 식사 중인 부구리 어르신들 ⓒ 이희숙 여주시민기자

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20일, 여주시 점동면 부구리 마을회관에서 마을 어르신 40여 분을 위한 점심 대접 행사가 열렸다. 주 1회 목요일 점심시간에 진행되는 이 행사는 여주시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한 자원봉사단체 ‘밥퍼스’ 회원이자 마을 주민인 서은주, 김선자, 장경숙, 박옥출 님과 부녀회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어르신들에게 따뜻하고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식단은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메뉴를 구성하고 조리한 후 상차림까지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있었다.

*밥퍼스는 rice + helper의 합성어로 경로당 식사 도우미를 의미한다.

부구리 마을회관 ⓒ 이희숙 여주시민기자

점심 준비로 분주한 모습 ⓒ 이희숙 여주시민기자

점심 준비로 분주한 마을회관은 과거 누에고치를 치던 곳이었다고 한다. 현재는 큰 솥 두 개가 있는 조리실과 식당이 자리하고 있으며,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를 함께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날 식사로는 김치찌개, 잡채, 배추겉절이 등 다양한 반찬과 작두콩 차가 제공되었다. 식사 시간이 다가오자, 마을회관 무더위 쉼터에서 기다리던 어르신들은 하나둘 식사 자리로 모여들었다. 미지근하게 식힌 작두콩 차로 목을 축이고 자원봉사자들의 정성 가득한 요리를 맛보며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긴 어르신들은 “매주 이렇게 정성껏 준비해 주셔서 정말 고맙다”라며 자원봉사자분들의 노고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부구리 경로당 식사 도우미들 ⓒ 이희숙 여주시민기자

차려진 음식 ⓒ 이희숙 여주시민기자

2024년 4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자료에 따르면 여주시의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25.81%로, 경기 남부의 15.27%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인다. 이는 여주시가 직면한 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2022년 9월부터 지속되고 있는 경로당 식사 도우미 지원사업은 여주시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하여 자원봉사단체가 운영함으로써 어르신들을 잘 섬기는 ‘행복도시 희망여주’ 구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초고령화가 진행되는 여주시에서 독거노인들의 식사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으로, 인력 부족으로 인해 운영되지 않는 경로당 식사 운영을 재개하여 현재 70개의 경로당에서 주 1~2회 운영되며, 경로당별 자원봉사자 4명 이내를 투입하고 있다.

2024년 4월부터는 대기 중인 21개 경로당과 자원봉사단체의 매칭을 추진하여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로당 이용 어르신들에게 건강과 편안하고 행복한 여가생활을 제공하고 노인 급식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부구리를 비롯한 여러 경로당에서 사업이 지속적으로 운영 중이며,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이 더해져 어르신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마을 ‘부구리’

부구리는 여주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한 마을로, 청미천이 마을을 관통하고 있으며 남한강을 사이에 두고 경기도와 강원도가 맞닿아 있다. 남한강 건너편에는 원주시 부론면이, 동남쪽으로는 충주시 앙성면이 자리 잡고 있다. 조선 세조 때 능성 구씨가 정착해 형성된 이 마을은 풍수지리설에 따라 뒷산이 거북 형상을 하여 ‘구곡동’이라 불리기도 했다. 이후 ‘구비실’로 불렸으며, 9부자가 살았던 마을이라는 의미로 ‘부구리’라 불리게 되었다.

부구리는 구부실, 바깥말, 새터, 동편 등 여러 자연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구부실은 부구리의 중심 마을로, 비옥한 들판이 펼쳐져 있어 부유한 마을로 알려져 있다. 바깥말은 매봉 아래 아늑한 곳에 위치하며, 동편 마을과 산 능선을 경계로 하고 있다. 새터는 바깥말의 저지대가 상습적인 수해를 겪자, 구부실 옆으로 이주하여 형성된 마을이다. 동편은 구부실 동쪽에 위치한 마을이다.

효자정려문 / 민진장의 묘 ⓒ 이희숙 여주시민기자

부구리는 효자가 많기로 유명하다. 조선 후기 효자 구석의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를 모시며 병간호했다. 마을 전설에 따르면, 한겨울에 청미천 얼음을 깨고 잉어를 잡아 어머니를 봉양했다고 한다. 그의 효행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효자정려문이 지금도 남아 있다. 또한, 조선 숙종 대의 문신 민진장의 묘와 그의 효행을 기리는 정문이 부구리에 자리하고 있어 역사적인 의미도 깊다.

연꽃농원 / 마을 주민들이 가꾼 꽃밭 ⓒ 이희숙 여주시민기자

부구리 마을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주민의 80~90%가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이다. 부구리 마을 이장은 마을의 현황을 소개하며, 현재 마을 주민 중 어린이나 청소년은 중학생 1명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 마을은 장 씨와 구 씨의 집성촌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주요 농업은 벼와 가지 재배이다. 청미천과 금곡천이 마을을 관통하며, 이 두 하천은 비옥한 들판을 형성하여 마을을 부유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여름인 6월과 7월에는 백화원 연꽃농원에서 단아하게 피어난 연꽃을 감상할 수 있다. 80여 가구가 일자로 나란히 이어진 마을은 소담스러운 꽃과 잘 가꾼 꽃밭이 주민들을 맞이한다.

이날 부구리 마을회관 점심 대접 행사를 취재하는 내내 현장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어르신들에게 드릴 음식을 준비하는 밥퍼스 봉사자들도, 정성스럽게 차려진 점심을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도 모두가 즐거워하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이번 취재를 통해 경로당 식사 도우미 사업이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함으로써 큰 위안과 만족을 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여주시의 모든 경로당에서 이와 같은 따뜻한 식사 도우미 사업이 활발히 이루어져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부구리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전해져 내려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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