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秋夕). 과거에는 추수가 가져다주는 행복과 지속적인 풍년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명절의 의미가 컸다면, 현재는 오랜만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도란 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가족애를 느껴볼 수 있는 시간으로 가족애를 가득 느껴볼 수 있는 날의 의미가 더욱 큰 것 같은데요.

특히 올해 추석은 주말과 연휴가 이어진 5일이라는 기나긴 휴일을 누려볼 수 있어, 서둘러서 고향과 부모님댁을 방문하신 귀성객분들이 더욱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수영구에서는 문화의 다양화과 대중화를 통한 구민분들의 삶의 질 향상을 제공해 드리기 위해, 전시, 공연, 북토크쇼, 플리마켓 등을 운영하는 <대한민국 문화도시 수영>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소개드릴 <노니는 유>는 본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수영사적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공연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마당극과 연극 공연을 다루고 있어, 명절 연휴를 맞이해 가족과 함께 방문하신 관객분들에게 즐거운 한가위 추억을 선물 드렸습니다.

노니는 유 9월 공연으로 진행된 '프로포즈'는 안톤 체홉의 원작 <청혼>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작품이었는데요.

대중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는 안톤 체홉의 <청혼>. 하지만 극의 배경이 되는 19세기 후반의 러시아라는 시·공간적 벽을 넘는 현대인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어 쉽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는데요. 현대사회에서 문제로 대두되는 지역갈등과 사회 이슈 등과 같은 소재들을 활용해 각색함에 따른 관객분들이 보다 쉽게 연극을 즐기실 수 있는 장치가 됐고요. 그리고 풍자와 해학이 지닌 즐거움과 관객 참여형 연출을 가미해, 마치 추석 특집 마당극을 관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공연명 : 프로포즈

원작 : 안톤 체홉 <청혼>

공연 시각 : 2024.09.14 (토) 16:00

관람시간 : 55분

출연 : 극단 가마골

공연장 : 수영사적공원 야외놀이마당

관람료 : 무료

모든 것이 잘 짜인 설계

이번에 소개드릴 <노니는 유 9월 공연 - 프로포즈>는, 대중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초연 (初演)'이 열렸던 19세기 말 러시아에서는 물론 현재 대학로와 연극계에서는 심심치 않게 관람하실 수 있는 유명한 작품인데요. 극 작가이기도 하지만 소설가이며 의사이기도 했던 '안톤 체홉 (Антон Че́хов)'. 그래서인지 원작인 <청혼>이라는 작품에서도 이번에 만나본 <프로포즈> 作에서도 소설가로써 잘 짜낸 구성과 사람의 행동과 표정 등을 통해 극 중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고 구현하는데 상당히 능숙한 안톤 체홉의 능력과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원작의 배경이 됐던 늦은 여름 러시아의 어느 한 시골.

각색된 이번 <프로포즈>에서는 관객분들이 보다 쉽게 수용하고 즐기실 수 있도록, 시간의 배경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주홍빛으로 물든 감나무가 가득 맺힌 가을을 선택해 설정했고요. 그리고 극의 장소적 배경에서도 인물과 인물의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장치로 정치적 문화적 색깔의 차이가 짙은 하동 / 구례를 선택함에, 양측 간의 대립되는 분위기를 부각시키는 촉매제의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본 작품은 '뻥튀기' 장사를 하는 정우가 하동에서 감 농사를 짓는 집으로 청혼을 하러 가게 되고, 그중에 벌어지는 왁자지껄한 이야기들을 다룬 작품입니다.

서두에서도 언급됐듯이 안톤 체홉의 경우 인물을 묘사함에 있어서 소설가로서의 잘 짜인 설정과 의사로서 정신적, 육체적 드러나는 행동과 묘사를 통해 캐릭터성을 잘 구현한 극작가인데요. 요즘과 같이 가을이 시작됐음에도 식을 줄 모르는 한국의 무더위. 안톤 체홉은 한국의 기후 못지않은 러시아의 후덥지근한 늦여름 날씨 속에서도 남자 주인공인 '로모프'에게 보기만 하여도 열이 오르는 답답한 옷을 입힙니다. 그리고 본 작품에서도 조여오는 타이와 보기만 하여도 후덥지근한 정장 그리고 흰색 장갑까지 낀, 답답하고 불편해 보이는 주인공이 등장하는데요. 고구마를 먹은 듯 메여오는 답답함이 느껴지는 행동과 말투,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집이 센 캐릭터성을 의상과 행동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캐릭터의 행동과 복장을 통해 관객분들이 쉽게 극에 집중하실 수 있도록 배려를 했다면, 이와 더불어 우울한 감정을 드러내는데 자주 사용되는 '파란색💙'을 남주의 복장으로 선택했다면 이와 보색을 이루는 감의 '붉은색'을 선택해 대비를 통한 대립적 구도를 자아내어 관객분들이 시각적인 정보를 통해 쉽게 수용하실 수 있도록 도움이 됐고요.

단지 극의 기획과 각색된 구성만이 아닌 관객분들이 행동을 통해 쉽게 용해될 수 있도록 정우가 판매하는 뻥튀기를 관객분들에게 나눠드린다거나 극 중에 감을 던지며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등의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설정을 추가했는데요. 그리고 이는 마치 마당극을 관람하는 듯 연극에 관객이 직접 개입함에 따라 더욱 즐겁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풍자와 해학을 담다

대학로에서 많이들 각색되어 공연되는 이유라 하면, 캐릭터성을 부여하기 위한 파사드(Facade, 무대배경)와 복장 이외에도 시대적 배경을 쉽게 녹여낼 수 있는 각색하기 쉬운 원작의 '플롯(plot)'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극단 가마골에서 펼친 이번 <노니는 유 9월 공연 - 프로포즈>에서도 관객의 참여 호응 및 캐릭터성을 부여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요소들을 녹여냈으며, 이를 통해 풍자와 해학의 재미까지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이장이 되기 위해 재선에 임함에 있어 아부를 위한 편법을 사용하거나 제품 단가를 자유롭게 조절해 '김영란법'을 우회하며 뇌물을 먹이는 등의 뉴스에서 볼 수 있었던 내용들을 통해 캐릭터성을 부여했고요.

섬진강을 경계로 두고 있는 '안동'과 '구례'. 이들 각 지역의 특징과 사용되는 언어 차이가 명확하기에 두 사람의 대립을 더욱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장치로 사용하기도 했는데요. 뉴스에서만이 아닌 플랫폼 커뮤니티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지역 간 갈등'. 이들을 풍자하는 내용을 담음으로써 공정적인 로컬라이징(Localization)을 이끌어냈으며, 이를 통해 관객분들이 쉽게 캐릭터에 녹아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노니는 유 9월 공연으로 열린 <프로포즈> 作은 나름의 해피엔딩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며 55분간의 대단원의 막을 내렸지만 관객석을 떠날 때까지 불편한 내색을 지울 수 없었는데요.

두드러진 성격차이와 강한 자존심을 지닌 남녀 주인공. 그렇다 보니 아침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성격차이로 인해 벌어지는 갈등과 해프닝을 담은 이야기들이 가득해 많은 관객분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는데요. 특히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큼 격양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으며, 소소한 언쟁과 분쟁이 격화된 감정을 이끄는 기승전결의 구성. 이들은 마치 한편의 막장드라마를 시청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이러한 작품의 특징은 관객에게서 이끌어낸 흥미와 호응 만큼이나 해외원작을 각색한 각본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었던 특징이기도 했습니다.


노니는 유의 9월 공연으로 만나본 <프로포즈>는, 쉽게 공감하고 빠져들 수 있었던 요소들이 가미되어 있어 마치 한 편의 추석특집 미니시리즈 드라마를 관람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작품이었는데요. 가을 시기에 딱 맞는 시간 설정과 지역갈등을 내재한 장소 설정 해학의 묘미를 담은 스토리 구성에 이르기까지, 관객분들의 이해와 유희를 배려한 구성으로 된 작품이었습니다.

이번에 소개 드린 공연 이외에도 매월 둘째 주 토요일이면 수영사적공원 야외놀이마당에서 부산지역 소재의 극단이 선보이는 마당극과 연극을 무료로 관람하실 수 있으시기에, 가족과 함께 의미 있는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신다면 <노니는 유> 공연을 관람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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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구 SNS 서포터즈 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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