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 사람에게 자연으로
빛나는 그대
이슬비
타라컨설팅 대표
화려하고 높은 자리에서 내려와 인생을 ‘새로고침’ 하는 이가 있다.
세계 유명 호텔 글로벌 브랜딩 총괄 부사장을 지내고 부모님 고향에서
너와 나, 우리가 잘사는 지속가능한 농촌 공동체를 꿈꾸는 사람.
타라컨설팅 이슬비 대표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삶
미국에서 호텔경영을 전공한 후 시카고, 런던, 싱가포르 포시즌스 호텔에서 경력을 쌓은 이 대표는 35세 나이에 싱가포르 밀레니엄&콥튼 호텔 그룹 소속 싱가포르 엠 소셜 호텔 최연소 여자 총지배인이 됐다. 그토록 원했지만 이루고 나니 허무했다. 사업을 해볼까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마음을 다잡고 돌아간 곳은 싱가포르에 있는 세계적인 호텔 그룹 반얀트리 본사였다.
그곳에서 글로벌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으로 일했지만 입사 두 달 만에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거의 2년 동안 집에서 일만 했다. 가족은 물론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진 데다 번아웃까지 와서 힘들고 괴로웠다.
그는 “산책을 하며 자연에서 치유받고 요가와 명상으로 힘을 얻었다”며 코로나19로 삶의 가치관이 변했다고 했다. 돈보다는 사람, 자연에 더 의미를 두게 된 것. 호텔리어로서 마침표를 찍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자연, 농촌에서 키우는 꿈
2022년 아무 생각 없이 쉬러 온 정읍에서 길을 찾은 이 대표. 자연과 농촌문화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닿았다. 자연주의 농법(퍼머컬처)에 관심을 두게 돼 교육을 받고 퍼머컬처 디자인 자격증을 땄다. 처음엔 유기농 농사도 지으려 했으나 여건이 맞지 않아 마음을 접었다. 그러다 많은 연구 끝에 토종 참기름· 들기름을 이용한 립밤을 개발했다. 화학물질이 없고 아이들이 먹어도 안전한 천연보습제다. 본격적으로 만들기 위해 정부 지원 사업에 서류를 제출했지만 모두 떨어져 좌절을 맛봤다.
잠시 방향을 틀어 직접 제조하지 않아도 되는 쌍화차에 눈을 돌렸다. 농업회사법인 자연가를 이끌고 정읍시 약초영농연구회 회장을 맡은 송완복 박사를 만나 17가지 정읍에서 재배되는 약초만을 사용, 방부제와 설탕 등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은 순수 쌍화차를 만든 것. 이름하여 ‘달하 쌍화차’를 이번 달 출시한다. 달하 쌍화차와 병행하는 게 타라컨설팅이다. 일주일에 사흘은 서울에서 기업 컨설팅 업무를 보는데 현재 프랑스계 호텔 체인의 본사 한국 제휴 마케팅 업무를 컨설팅하고 있다.
정읍에 둥지를 튼 이후 지역민과 소통하며 도움과 정보를 얻고 있는 그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마음으로 사업한다고.
많은 사람과 건강한 노후를 보내고 싶은 만큼 가까이는 정읍 농가에서 만든 제품을 납품받아 수출하고, 멀게는 대학에 안 가도 먹고살 기술을 알려주는 학교를 만드는 게 꿈이다. 그 꿈이 활짝 피어나길.
글, 사진 = 전북특별자치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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