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요즘은 떡볶이뿐만 아니라

개성 가득한 '힙당동'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서울 도보 여행

'광희문 달빛로드 역사투어'로

신당동 곳곳을 걸어봤습니다.

'광희문 달빛로드 역사투어' 프로그램

서울 도보 여행 '신당동' 투어

자세한 내용, 함께 확인해 볼까요?


서울 곳곳 도보 여행

'광희문 달빛로드 역사투어'

신당동 개미골목 쉼터. 지역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방송 프로그램에도 소개된 특별한 장소다. ⓒ박지영

얼마 전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신청을 통해 '광희문 달빛로드 역사투어' 무료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중구청 누리집 문화관광 페이지의 '해설사와 함께하는 도보관광'을 통해서도 신청 가능한 이 코스는, 흥인지문에서 시작해 오간수교→이간수문→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구)서산부인과→광희문→광희문성지순교현양관→시구문시장 터→대장간거리→동활인서 터→신당동 떡볶이타운→신당동싸전거리를 도보로 해설사와 함께 걸어보는 프로그램이다.

혹서기(7~8월)와 동절기(12~2월)를 제외하고 매주 화·목·토요일 오전 10시, 오후 2시, 오후 5시에 진행되는데, 참가비가 무료인데다 4인 이상만 모객 되면 출발 확정된다. 동대문을 자주 가 봐도 매번 보는 게 뻔했는데 두 시간 반 정도 진행된 도보 해설을 듣고 나니, 이 동선 그대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다시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매력적이었다.

역사유적 가득한 동대문,

흥인지문에서 광희문까지

도보 여행의 첫 출발점은 흥인지문으로, 사실 흥인지문은 여러 번 가봤던 곳이라 더 새로운 게 있을 까 싶었다. 하지만 설명을 듣고 보니 또 달랐다. 완벽한 옹성을 갖추고 있는 외형부터 시각적으로 달랐지만, 한양도성이 연결됐던 흔적을 바닥에 표시해뒀다는 걸 처음으로 인지했다. 워낙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이라 바닥을 볼 생각을 못했는데, 설명을 듣고 보니 도로로 인해 끊어진 곳을 상상력으로 연결해 볼 수 있었다.

동대문으로 더 익숙한 흥인지문은 옹성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유적이다. ⓒ박지영

(좌) 가까이 다가가면 옹성만 보여 시각적으로 색다르다. / (우) 훼손 및 멸실되어 끊어진 한양도성의 흔적을 바닥돌로 표시 및 연결해뒀다. ⓒ박지영

오간수문이간수문 역시 새로웠다. 흥인지문에서 DDP 방향으로 가려면 꼭 건너게 되는 청계천 오간수문교 아래와 DDP 권역 내에 남아있는 이간수문은, 도성 아래로 흐르는 냇물을 잘 빠져나가게 하는 조선시대 수문이다. 수문의 개수에 따라 붙은 이름으로, 이간수문을 통해 그 원형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오간수문교 아래는 처음 내려가 봤는데, 계단 가까이에는 재현된 오간수문이, 다리 아래에는 옛 오간수문의 형태가 도자기 타일에 인쇄되어 있어 당시에 어떤 형태였는지 알 수 있었고, 맞은편엔 1773년 석축공사 완공 후 준천에 대한 영조의 공덕을 찬양한 시와 1760년 영조가 준천 공사에 애쓴 신하들에게 내린 어필(御筆)에 대한 자료가 준비되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흥인지문에서 DDP 방향으로 걷다보면 지나게 되는 오간수문교 ⓒ박지영

(좌) 오간수문교 계단 방향에 재현된 오간수문,

(우) 오간수문교 아래엔 오간수문의 원래 형태와 완공 후 축하연 관련 자료를 인쇄한 타일이 설치돼 있다. ⓒ박지영

사소문 중 동남쪽에 세운 광희문의 복잡한 역사도 인상적이었다. 광희문이라는 이름 외에도 '수구문(水口門)', 도성 내의 시신이 나가는 곳이라 해서 '시구문(屍軀門)'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고, 병자호란(1636)때 인조가 이 문을 통과해 남한산성으로 갔다는 말과 천주교박해 시기 순교자들의 시신도 이곳 밖에 버려지는 등 천주교 관련 역사도 있어 천주교 성지 중 하나로 꼽힌다는 사실도 새로웠다. 광희문 바로 맞은 편에 광희문성지순교현양관이 있는 이유였다.

(주) 광희문. 수구문, 시구문으로도 불렸다, (우) 축성시기에 따라 다른 축성방식을 볼 수 있다. ⓒ박지영

역사 유적 외에도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광희문과 큰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1960년대에 지어진 구 서산부인과 병원 건물이다. 대한민국 1세대 건축가 김중업의 작품으로, 현재는 한 디자인 회사의 사옥으로 사용 중이다. 외관 칠 작업 준비 중이라 현재는 주변이 좀 어수선하고 거칠지만, 창의적인 건축물의 겉모습을 보는 데에는 전혀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멋짐이 묻어난다.

김중업 건축가의 작품으로, 현재는 디자인 회사 사옥으로 사용 중이다. ⓒ박지영

동네 주민의 소소한 일상이 살아있는

'명인골목'과 '개미골목'

다양한 직업군의 명인들이 골목 여기저기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박지영

좁은 골목에서도 알아가는 즐거움은 끊이지 않았다. 매번 큰 도로로만 다니다가 골목길로는 처음 지나가 봤는데, 신당동 골목에는 많은 명인들이 살고 있었다. 1965년부터 퇴계로에 자리한 충남대장간(충남공작소)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명인골목과 개미골목이 있다.

서울시내에서 대장간을 하고 있는 가게가 있다는 것도 새로웠지만 그 외에도 수선집, 공예집 등 다양한 직업의 장인과 명인들이 살아 '명인골목'이라 불린다고 한다. 걷다보면 '어디 어디 출연'이란 문구가 심심찮게 보이는데, 그분들이 있어 오랜 세월이 깃든 골목의 정경도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는 듯했다.

골목 여기저기 동네 주민들의 손길이 묻은 설치물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박지영

함께 있는 개미골목도 흥미로웠다. 이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개미처럼 부지런하고 열심히 산다’고 해서 '개미골목'이라고 붙여진 이름으로, 개미꽃밭, 개미골목 쉼터 등 '개미'란 이름이 들어간 장소들이 잘 가꿔져 있었다.

'신당동'이라는 동명은 옛날 마을에 신을 모시던 당집이 있어 붙었고, 시체가 나가는 광희문이 곁에 있어 그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무당이 모여 살았다는데, 현재 그 흔적은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그 이야기만으로도 재밌었다.

신당동 떡볶이만 안다고?

힙한 기운이 모이는 '힙당동'으로 저장

신당동하면 바로 연상되는 건 떡볶이다. 1950년대 처음으로 떡볶이가 탄생한 동네로, 지금까지 그 유명세를 이어 떡볶이 타운이 조성되어 있으니, 이곳에 가면 떡볶이를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신당동의 대표 먹거리 떡볶이 상점가. 언제 가도 북적거린다. ⓒ박지영

신당동 떡볶이타운 주변 골목도 그렇지만, 신당역 12번 출입구 인근부터 중앙시장까지의 골목은 현재 ‘힙당동(힙+신당동)’으로 불린다. 걷다 보면 젊은 감각의 세련되고 개성을 두루 갖춘 카페와 식당, 빵집, 포장마차 등이 보이고, 가게마다 어김없이 젊은 방문객들로 북적거린다. 알음알음 찾아온 20대, 30대 방문객들이 월등히 많았는데, 큰길가가 아닌 골목에 대부분 위치하고 있어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큰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점포들이다.

신당동의 지역 스토리를 차용한 콘셉트의 개성 강한 상점들 ⓒ박지영

힙당동 바닥도 놓치면 안 된다. 이 지역은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서울 최대 양곡시장이 있어 ‘싸전거리’라고 불렀다.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 정주영 회장의 첫 일자리인 복흥상회와 경일상회가 있던 곳이기도 해, 바닥에는 정주영 어록을, 도로변에는 그에 관한 설명판을 설치해 뒀다.

왼쪽 화살표 바닥에는 정주영 어록이, 오른쪽 화살표 아래에는 관련 설명판이 설치되어 있다. ⓒ박지영

중구 문화관광 '해설사와 함께하는 도보관광'에 참여해서 둘러보면 좋겠지만, 여건이 넉넉하지 않다면 중구청 누리집에서 제공하는 지도를 내려받아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걸어봐도 좋다. 곳곳에 안내판이 잘 되어 있고, 동선도 복잡하지 않아 접근성이 좋고, 끝난 후엔 자유롭게 주변 맛집 탐방도 갈 수 있으니 여러모로 유익하다. 더 나아가 동네 관광을 테마로 잡아 서울시 25개 지역구에서 진행하는 도보관광에만 참여해도 1년이 풍성하게 꽉 차지 않을까 싶다.

안내 지도. 설명판과 함께 중구청 누리집에서 제공된다. ⓒ중구청

'광희문 달빛로드 역사투어' 프로그램

○ 운영일시 : 화·목·토요일 10:00, 14:00, 17:00 ※ 혹서기(7~8월), 동절기(12~2월) 휴무

○ 예약신청 : 인터넷 또는 전화 신청(시작 5일 전 마감)

○ 프로그램 예약 : 중구청 누리집 또는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 해설 소요시간 : 2km, 약 2시간

○ 참여대상 : 시민 누구나

○ 참여요금 : 무료

○ 신청인원 : 4인 이상 출발 가능

○ 문의 : 중구청 체육관광과 02-3396-4644

시민기자 박지영

시민의 입장에서 조금 더 가까이 서울을 들여다보는 시민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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