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감나무가 전하는 안녕 '왕곡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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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말, 양근 함씨 함부열은

이성계의 조선건국을 반대하여

간성(고성)으로 낙향하여 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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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자 함영근은 이곳

왕곡마을에 정착했고

함씨 후손들이 대대로 이곳에서

생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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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에 위치한 왕곡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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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들이 무거워 어쩔 줄 모른다.

감이 주홍빛으로 물들 때까지는 버텨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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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유난히 좋은

산비탈에 기대 있어 그런지

왕곡마을의 감나무들은

모두 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많은 감을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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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전후에 건립된 북방식 전통한옥과

초가집 군락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왕곡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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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 하나에도 오랜 세월이 묻어 있다.

담벼락 하나에도 나이 많은 덩굴이 한가득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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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오래된 집들은 모두 주인이 있다.

그리고 지금도 주민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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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관광객의 방해가 피곤해

마당까지만 공개하거나

대문에 긴 줄을 쳐두었지만

그 와중에

한옥스테이, 카페 등으로 운영하며

손님을 기다리는 집도 몇몇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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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곡마을의 명소가 된

카페 '화인당'에는

온갖 맛이 나는 '오미자차'를 마시러,

제법 신통한 '타로점'를 보러

관광객들이 꽤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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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씨들의 집성촌인 왕곡마을에

효자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효자각 앞에는 그의 이야기가

짧게 기록되어 있다.

효자 함희석은 부모가 병환으로 눕게 되자

바다에 헤엄쳐나가 귀한 고기를 잡아 부모를 봉양했다.

집안에 큰불이 나

부모가 화상을 입어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지성으로 부모을 보살피는 등 효성을 다 했다.

부모의 상을 당하여서는

3년 동안 시묘를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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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곡마을에는 작은 천이 흐른다.

빨래도 하고

멱도 감고

더위도 식히는

맑은 물이 흐르는 작은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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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졸졸 소리와

사계절 물이 있는 촉촉함이

왕곡마을을 윤기 있게 만든다

참 여유 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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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곳저곳에서

작은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다

왕곡이 좋아 눌러 앉은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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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들의 한가로움이

계속 걸음을 붙잡는다

😺😸

다섯 개의 야산으로 둘러싸여

외부와 차단된 분지 모양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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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적 요건으로

지난 수백 년간 전란과 화마의 피해가 없었던

길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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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뭐든 오래된 것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귀하고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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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건립된 왕곡마을의 공동시설

'정미소'도 여전히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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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는 커다란 그네와

널뛰기도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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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닿을 것처럼 줄이 긴 그네에

겁 없이 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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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애를 쓰며

발을 동동 굴러도

마을 밖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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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주고 끌어주는 사람이 소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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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집, 초가집은

어쩐지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린다.

아니, 가을에 가장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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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가을이면 왕곡마을을 꼭 찾아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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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지붕 색 위에 올라간

화려한 단풍이 보고 싶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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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마당을 차지하고 있는

감나무에 감들을

확인하고 싶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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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의 풍작이

그 집에 안녕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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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곡마을은 올해도 평안하다-

시간이 멈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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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이들은 왕곡마을에 와서

시시하다고 말합니다.

'이게 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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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른들의 시선은 놀라움이죠.

기와집과 초가집만 있는

이 마을이 이대로

지켜지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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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인내와 노력, 정성이 얼마나 든 건지

대단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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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 한곳에 모여

아직도

이엉(초가 올리기)을 얹는 일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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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더위를 이겨내며

직접 거주하면서

옛 모습 그대로의 집을 지켜내고 있는

주민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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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이

올가을도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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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소여행 Tip

-왕곡마을 : 강원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

-마을 입구 무료 주차장이 있습니다.

-마을은 언제든지 둘러볼 수 있으나 주민들이 사는 곳이니 고성방가는 금지합니다.

-카페 화인당은 화,수 쉬는 날입니다.

-한옥 스테이, 체험 등은 사전 예약 바랍니다.

- 예약시주의사항 | 온라인예약 (wanggok.kr)

-033-631-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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