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걸어요] 진짜 부산을 만나는 1박 2일 걷기 여행
1 DAY : 갈맷길 1코스
유명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뻔한’ 여행 말고 지역의 특색을 느낄 수 있는 ‘유니크한’ 여행을 원한다면? 부산에서도 가장 부산다운, ‘진짜 부산’을 만나고 싶다면 갈맷길 1코스와 3코스를 추천드립니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어촌마을과 푸른 바다를 만날 수 있는 1코스는 부산의 바다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길입니다. 한국전쟁의 아픔이 오롯이 담긴 산복도로를 비롯해 고깃배들이 드나드는 항구와 어시장, 부산을 바다에서 바라볼 수 있는 대도시 속 섬 영도까지 두루 만나는 3코스는 항구도시 부산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길입니다.
갈맷길 1코스 1구간의 시작, 임랑해수욕장
‘아름다운 송림’과 ‘달빛에 반짝이는 은빛 파랑’에서 각각 한 글자씩 따온 이름입니다. 부산에 있는 7개 해수욕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지만 그래서 한적하고 여유로운 해변입니다.
임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칠암항은 부산사람들의 보양식인 붕장어로 유명한데요, 포슬포슬한 식감의 붕장어 회는 부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입니다.
마을 포구를 지키는 이색 등대들도 자리합니다. 붕장어 모습을 한 붕장어등대, 야구 배트와 글러브 모양의 야구등대, 갈매기가 날아오르는 갈매기등대까지. 등대 구경만으로도 즐겁습니다.
파도소리 들으며 해안선 따라 걷기
갯바위 퇴적층에선 공룡 발자국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신평소공원 가운데에는 커다란 배 한 척이 서 있습니다. 푸른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입니다.
은색의 키를 돌리면 당장이라도 바다로 달려갈 것만 같은데요~ 빨간등대와 흰등대가 마주보고 서 있는 동백항은 자갈해변이 아름답습니다. 파도가 일 때마다 들리는 자갈 구르는 소리가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한척한 어촌마을, 월전마을을 지나 대변항까지
드라마 ‘드림’의 촬영지인 죽성성당으로 향하는 길이 통제 중이라 해발 229m의 봉대산을 넘어 월전마을로 가야 합니다. 숲길은 그렇게 가파르지 않습니다.
정상 부근의 기장남산봉수대까지만 가면 이후로는 수월합니다. 한 시간쯤 걸으면 한척한 어촌마을, 월전마을에 도착합니다. 간간히 갈매기 울음소리와 잔잔한 파도소리만 들릴 뿐. 사방이 적막합니다.
월전마을에서 대변항까지는 다시 봉대산 산허리를 타고 갑니다. 30분쯤 걸어 도착한 대변항은 국가어항답게 고기잡이배와 사람들로 붐빕니다. 항구 주변은 기장 특산물인 멸치 판매점이 즐비합니다. 항구 중앙 광장에는 멸치를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이 우뚝 서 있습니다. 매년 5월마다 기장멸치축제가 열립니다.
해녀가 사는 마을, 연화리
해안도로를 따라 예쁜 카페들이 줄지어 들어선 덕에 평일에도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연화리는 해녀가 살고 있는 마을로도 유명한데요. 마을 어귀에 있는 해물포장마차촌에선 해녀들이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습니다. 저출산 극복의 의미로 만든 젖병등대도 볼거리입니다.
연화리를 벗어나면 다시 탁 트인 바다를 보며 걷는 길입니다. 기암절벽 사이로 거친 파도가 넘실대는 곳은 오랑입니다. 바위 위에 올라앉은 용왕단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힐튼호텔을 지나 동암항까지 닿으면 해동용궁사가 보입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사찰이라 분위기부터 남다릅니다. 대웅전 앞마당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2 DAY : 갈맷길 3코스
3코스 시작! 평화공원과 유엔공원
모두 3개 구간으로 이뤄진 3코스는 전체 길이가 42km에 달합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출발하지 않으면 하루에 다 걷기에 빠듯한 코스이기 때문에 각자의 시간에 맞춰 한 개 코스 정도는 제외해도 좋습니다.
3코스 1구간의 출발점은 오륙도입니다. 신선이 노닐었던 신선대를 지나 언덕길을 내려가면 남구 주민들의 휴식처진 평화공원입니다. 키 큰 나무들 사이로 대나무숲과 연못, 바닥분수 등이 조성돼 시시각각 색다른 풍경을 선사합니다.
평화공원 뒤로 보이는 넓은 공간은 세계 유일의 유엔군 공동묘역인 유엔기념공원입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목숨을 잃은 세계 각국의 병사들이 잠들어 있는 곳입니다.
부산문화회관을 가로질러 소막마을까지
일제강점기 때 국내 최대의 소 검역소가 있었던 소막마을은 한국전쟁 때 피란민들이 몰려와 비어 있던 소 막사까지 주거지로 활용해야 했었습니다. 당시 소 막사 주택은 최근 원형이 복원돼 실제 모습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부산진성에 자리한 조선통신사역사관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통신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와 사료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통신사의 무사 항해를 기원하는 ‘해신제’를 지냈던 영가대도 볼거리입니다.
피란민들의 애환이 서린 산복도로
갈맷길 3코스의 핵심은 2구간입니다. 부산의 대표적인 의류·한복 도매시장인 부산진시장을 출발해 영화 ‘친구’의 무대였던 범일동과 증산공원을 지나면 피란민들의 애환이 서린 산복도로와 만납니다.
비탈진 산기슭을 가득 메운 집들과 발 아래로 보이는 북항의 풍경이 낯설면서도 신기합니다. 피란민들이 쉼 없이 오르내려야 했던 168계단은 부산의 역사를 가장 잘 보여주는 현장입니다.
좁은 골목길 사이에 숨어 있는 김민부전망대에 서면 전쟁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지금의 대한민국이 피란민들의 힘겨운 삶과 오버랩 되며 여운을 남깁니다.
부산의 구도심 속으로
초량 차이나타운까지 내려오면 부산의 구도심으로 접어듭니다.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은 영화 도시 부산에 걸맞은 영화 전문 박물관입니다. 영화의 역사부터 직접 영화를 만들어보는 체험 활동까지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합니다.
부산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념사진 한 장쯤 가지고 있을 용두산공원의 다이아몬드 타워와 꽃시계를 지나면 부산근현대역사관과 보수동 책방골목, 국제시장과 깡통시장, 부산국제영화제의 무대였던 BIFF 광장과 부산의 상징과도 같은 자갈치시장이 줄줄이 이어집니다.
남포동과 광복동, 보수동 일대는 옛 부산의 정취가 지금도 많이 남아 있어서 부산다움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습니다.
깡깡이 예술마을이 있는 영도
하루 한 번 다리를 들어 올리는 도개교인 영도다리를 지나면 부산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영도에 도착합니다.
영도다리 근처의 대평동은 우리나라 최초로 근대식 조선소가 세워진 곳입니다. 지금도 배를 수리하는 조선소가 많이 있는데 깡깡이 예술마을도 그 중 하나힙니다.
마을 공작소와 박물관에서 체험활동을 해볼 수 있고 바다버스를 타고 마을 주변을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알록달록한 골목길 사이로 대형 선박이 보이는 이국적인 풍경을 따라 걷다 보면 송도를 마주한 남항대교 수변공원에 도착합니다.
중리해변, 태종대, 아미르공원까지... 영도의 해안길 따라
갈맷길 3코스 3구간은 영도의 해안길을 따라 걷습니다. 영도의 절경을 벗 삼아 절영해안산책로를 만끽하고 나면 빨간 등대가 지키고 있는 중리 해변에 닿습니다. 사진액자를 닮은 노을전망대에 오르면 수평선 뒤로 발갛게 해가 떨어지는 중리 해변을 아름다운 노을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근처에 있는 영도해녀문화전시관은 영도 해녀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전시관 1층에선 해녀들이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파도소리를 들으며 맛볼 수 있습니다.
발길을 돌려 영도의 끝자락으로 향하면 태고의 신비를 품고 있는 태종대입니다. 울창한 숲과 해안절경이 어우러진 부산 바다의 참멋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곳입니다. 태종대전망대에선 탁 트인 바다와 아름다운 섬들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신석기시대를 살펴볼 수 있는 동삼동패총전시관을 지나면 3코스 3구간의 종착지인 아미르공원입니다. 곧게 뻗은 산책로를 따라 끝까지 걸어가면 바다를 품은 수변공원이 시원스럽게 펼쳐집니다. 바로 옆 국립해양박물관에선 부산의 바다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와 전시를 만날 수 있고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 수족관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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